2026년 7월 14일 화요일

[형사재판 위법성조각] 정당행위에 의한 위법성조각 여부가 문제 된 사건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12616   특수협박

 

1. 판결의 요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서랍을 던져 손가락에 상해를 입히고 주먹으로 피고인의 얼굴을 때린 가위를 들고죽여 버린다 위협하자, 피고인이 싱크대 위에 있던 부엌칼을 가져와변태 새끼야 죽고 싶으면 너나 죽어, 죽고 싶으면 봐라라고 말하여 특수협박죄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원심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예고 없이 집에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고 가위를 들어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하는 피해자의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서 수동적, 소극적 차원에서 행한 행위로,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여지가 크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위법성이 조각되는 정당행위의 요건을 판단하는 기준

 

  형법 20조가 정한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있는 행위를 말한다.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2389 판결 참조). 이때 어떠한 행위가 요건들을 충족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데, ‘목적동기’, ‘수단’, ‘법익균형’, ‘긴급성’, ‘보충성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요소들로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중 행위의 긴급성과 보충성은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고일체의 법률적인 적법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적극적독립적완결적인 요건으로까지 요구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16527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2760 판결 참조).

 

  한편 어떠한 행위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행위라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은 행위가 적극적으로 용인, 권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상황하에서 행위가 범죄행위로서 처벌대상이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9680 판결 참조).

 

정회목 변호사


2026년 7월 13일 월요일

[형사재판 횡령] 차명계좌 보관 금전에 대한 횡령죄의 위탁신임관계 인정 여부가 문제 된 사건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513722   횡령

 

1. 판결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가 피고인 명의 예금계좌를 사용하면서 예금계좌에 예치한 돈을 임의로 사용하여 피해자의 재물을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원심은,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위탁관계는 강제집행면탈죄의 실행행위에 해당하여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피해자와 피고인은 피해자가 운영하는 횟집 매출금 등을 피고인 명의 예금계좌에 보관하되 피고인이 이를 임의로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에 근거하여 횟집 매출금 등의 보관에 관한 위탁관계를 형성하였다고 있고, 피해자가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 위험이 있는 상태에서 이를 면탈할 목적과 고의를 가지고 피고인 명의로 금융거래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워 약정 자체가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라거나 약정에 따른 횟집 매출금 등의 보관 위탁행위가 강제집행면탈죄의 실행행위 또는 준비행위 등과 같이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없으므로,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형성된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 횡령죄에서 말하는보관 의미 횡령죄 성립에 필요한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되는지 여부(적극)

 

  형법 355 1항이 정한 횡령죄에서보관이란 위탁관계에 따라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의 소유자와 보관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위탁관계는 사용대차ㆍ임대차ㆍ위임 등의 계약뿐만 아니라 사무관리ㆍ관습ㆍ조리ㆍ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있으나,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있음에 비추어 ,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699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1876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 재물의 보관에 관한 위탁관계 설정이 약정 법률행위에 근거한 경우 위탁관계가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보기 위한 요건

 

  재물의 보관에 관한 위탁관계 설정이 약정 법률행위에 근거한 경우 위탁관계가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보기 위해서는, 관계 법령의 입법 취지와 규율 내용,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관계, 위탁관계의 형성 경위와 목적 등에 비추어 위탁관계 설정의 근거가 되는 법률행위가 강행규정 위반 등으로 사법상 무효인지, 재물의 위탁행위가 범죄 실행행위나 준비행위 등과 같이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등을 종합해 위탁관계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전체 법질서상 허용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 위탁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약정에 따른 재물 위탁행위가 강제집행면탈죄의 실행행위 등과 같이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있는지 여부(소극) 차명계좌에 보관된 돈의 위탁행위가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고려 요소

 

  위탁자가 다른 사람 이름으로 개설된 예금계좌(이른바차명계좌’) 이용하여 금융거래를 하면서 차명계좌에 돈을 보관하되 계좌 명의인인 수탁자는 이를 임의로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한 경우, 단지 위탁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약정에 따른 재물 위탁행위가 강제집행면탈죄의 실행행위 등과 같이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없다. 차명계좌에 보관된 돈의 위탁행위가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는,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관계, 차명계좌의 개설 시기와 목적, 위탁자가 차명계좌를 사용하게 경위와 기간, 위탁자가 채권자로부터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 위험이 있는 상태였는지를 비롯한 차명계좌 이용 당시의 객관적 상황, 예금거래의 구체적 실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