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4두39189 부당이득징수결정취소
1. 판결의 요지
망 A는 진폐증으로 진단받고 요양하던 중 사망한 근로자이고, 망 B는 망 A가 사망할 당시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배우자로 산재보험법상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자인 선순위 유족입니다. 위 망인들의 자녀인 원고들은 피고에게 ‘망 B가 망 A의 선순위 유족으로서 받을 수 있었던 미지급 장해급여’를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았는데, 이후 피고가 원고들에게 ‘망 B의 사망으로 망 A에 대한 미지급 장해급여가 소멸하였다’며 부당이득징수결정을 하자(‘이 사건 처분’), 이에 원고들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청구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망 B가 망 A에게 지급되지 않은 미지급 장해급여의 수급권을 승계하였고, 망 B가 사망함으로써 원고들이 민법에 따라 위 미지급 장해급여 수급권을 상속하여 취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망 B의 사망으로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이 소멸하였다는 전제 아래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근로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의 지급요건에 해당하여 장해급여의 수급권자가 되었으나 이를 청구하지 못한 채 사망하였고, 미지급 보험급여에 관한 산재보험법령 조항에 따라 위 미지급 장해급여의 수급권자로 결정된 선순위 유족마저 사망한 경우, 재산권의 상속에 관한 일반법인 민법이 적용되어 그 유족의 상속인에게 수급권이 상속되는지 여부(적극)
헌법상 재산권 보장의 원칙과 관련 규정의 내용, 미지급 보험급여 제도의 입법 목적 및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자가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의 지급요건에 해당하여 장해급여를 받을 수 있는 수급권자가 되었으나 이를 청구하지 못한 채 사망하였고, 미지급 보험급여에 관한 산재보험법령 조항에 따라 이러한 미지급 장해급여의 수급권자로 결정된 선순위 유족마저 사망한 경우, 재산권의 상속에 관한 일반법인 민법이 적용되어 그 유족의 상속인에게 미지급 장해급여의 수급권이 상속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경제적․재산적 가치가 있는 공법상 권리로서 헌법상 재산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 수급권 중 장해급여와 같은 급여는 손해배상 또는 손실보상적 성격을 갖고 있어 재산권적인 보호의 필요성은 강한 반면, 사회보장적 성격은 상대적으로 약하다(헌법재판소 2023. 10. 26. 선고 2020헌바310 결정 참조).
나.
미지급 장해급여 수급권은 이미 장해급여의 지급요건을 충족하여 발생한 권리의 청구 또는 지급이 지연된 상태에서 그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로서 재산권적인 보호의 필요성이 특히 강하므로, 상속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상속성을 부정하는 것은 헌법상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할 수 없다. 산재보험법이 제58조 제1호에서 장해보상연금의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 그 수급권이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4조 제1항 제1호에서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 그 자격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장래에 향하여 정기적․계속적으로 지급되는 연금 형태의 보험급여 수급권에 관한 것으로서 이미 보험급여의 지급요건을 충족하여 발생한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과 그 법적 성질이 같다고 볼 수 없다.
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가 산재보험법 제65조의 각 항 중 제3항만을 준용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상위법의 구체적 위임에 따른 것이 아니어서 수급권의 소멸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산재보험법 제81조 제1항의 괄호 부분에서 미지급 ‘유족급여’의 경우에 한정하여 ‘그 유족급여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유족’의 청구에 따라 이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유족에 대한 일시금 형태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 다른 유족에게 그 수급권을 이전시키는 규정인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을 준용한 경우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상황이 되는 점을 고려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유족급여를 제외한 나머지 종류의 미지급 보험급여에 관하여 그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에 관한 일반법인 민법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라.
미지급 장해급여 수급권이 그 수급권자로 결정된 선순위 유족이 사망함과 함께 그대로 소멸한다고 해석할 경우, 미지급 장해급여 수급권의 지급 지연에 따라 그 수급권자인 유족에 대한 생활보장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채무가 그 상속인들에게 상속될 수 있는 것과 균형이 맞지 않아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미지급 장해급여 수급권을 선순위 유족의 상속인에게 민법상 상속 규정에 따라 상속시킨다고 하더라도 산재보험법령의 입법 취지 등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정회목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