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8. 25.자 2025마7481 가등기말소
1. 판결의 요지
피고(항소인)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소송구조신청을 하여 변호사보수에 관한 소송구조결정이 내려졌는데, 그 결정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만료 후에 항소각하결정과 함께 송달되었고, 이에 대해 피고는 소송구조결정이 늦게 송달되는 바람에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사안임
원심은,
피고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할 사유가 있거나 항소장에 항소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항소각하결정을 하였음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항소인이 소송구조신청에 대한 결정을 기다리기 위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만료일까지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지키지 못한 데에 항소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 또는 이에 준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아, 그러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및 그로 인하여 민사소송법 제172조 제1항에 따라 제출기간을 늘릴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지 않고 피고의 항소를 각하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함
2. 적용법리
가. 민사소송법상 항소이유서 의무제출제도의 의의
항소장에 항소이유를 적지 아니한 항소인은 민사소송법 제400조 제3항에 따른 항소기록접수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402조의2 제1항). 항소법원은 항소인의 신청에 따른 결정으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1회에 한하여 1개월 연장할 수 있으나(같은 조 제2항), 항소인이 그 제출기간(제출기간이 연장된 경우에는 그 연장된 기간을 말한다)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항소법원은 결정으로 항소를 각하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402조의3 제1항 본문). 이러한 항소이유서 의무제출제도는 항소사건의 쟁점을 조기에 정리하여 항소심에서의 신속한 심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2024. 1. 16. 법률 제20003호로 개정된 민사소송법에서 도입되었다.
나. 민사소송법 제402조의2 제2항에 의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연장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가 항소법원의 재량에 속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민사소송법 제402조의2 제1항에 의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불변기간인지 여부(소극) 및 소송행위의 추후보완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173조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에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나아가 변호사 강제주의를 채택하고 있지 않은 우리 민사소송의 현실에서 당사자가 변호사의 도움 없이 본인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전문적인 법률지식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못함으로써 항소가 각하되어 더 이상 소송을 진행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항소심의 신속한 진행과 항소인의 이익 보호를 함께 도모하기 위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1회에 한하여 연장할 수 있도록 당사자에게 연장신청권을 부여하였다. 항소인이 민사소송법 제402조의2 제2항에 따라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의 연장을 신청한 경우 그 연장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원칙적으로 항소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이때 항소법원은 제출기간 연장으로 인하여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는지, 제출기간을 연장하여 항소인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살펴서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제출기간 내에 연장신청이 있었던 이상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에 제출기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지키지 못한 데에 항소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 또는 이에 준하는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법원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라도 민사소송법 제172조 제1항에 따라 제출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여부(적극)
한편 민사소송법 제402조의2 제1항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불변기간이라 할 수 없으므로(상고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한 대법원 1981. 1. 28. 자 81사2 결정 등 참조),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아 불변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에 소송행위 추후보완을 허용하는 민사소송법 제173조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에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항소이유서 의무제출제도의 도입으로 항소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정도에까지 이르는 것은 허용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지키지 못한 데에 항소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 또는 이에 준하는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법원은 항소인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라도 민사소송법 제172조 제1항에 따라 제출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정회목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