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12616 특수협박
1. 판결의 요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서랍을 던져 손가락에 상해를 입히고 주먹으로 피고인의 얼굴을 때린 후 가위를 들고 ‘죽여 버린다’고 위협하자, 피고인이 싱크대 위에 있던 부엌칼을 가져와 “변태 새끼야 죽고 싶으면 너나 죽어, 죽고 싶으면 와 봐라”라고 말하여 특수협박죄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원심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예고 없이 집에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고 가위를 들어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하는 피해자의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서 수동적, 소극적 차원에서 행한 행위로, 그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 등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여지가 크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위법성이 조각되는 정당행위의 요건을 판단하는 기준
형법 제20조가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등 참조). 이때 어떠한 행위가 위 요건들을 충족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데, ‘목적․동기’, ‘수단’, ‘법익균형’, ‘긴급성’, ‘보충성’은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요소들로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중 행위의 긴급성과 보충성은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고 ‘일체의 법률적인 적법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적극적․독립적․완결적인 요건으로까지 요구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6527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등 참조).
한편 어떠한 행위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행위라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은 그 행위가 적극적으로 용인, 권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상황하에서 그 행위가 범죄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도9680 판결 등 참조).
정회목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