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7. 9.자 2026모683 추징보전청구 인용결정에 대한 재항고
1. 판결의 요지
재항고인인 피의자가 유사수신행위 방식의 사기범행(특정사기범죄)으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던 중,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범죄피해재산 관련 추징 집행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검사는 위 범행 개시 전에 피의자가 이미 취득한 피의자 소유의 부동산, 자동차에 대하여 부패재산몰수법 제8조 및 마약거래방지법 제53조에 따라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신청하였고, 관할 지방법원 담당판사가 이를 그대로 인용하자, 피의자가 이에 불복하여 준항고, 재항고를 순차로 제기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추징보전명령은 부패재산(범죄피해재산 포함) 자체를 몰수할 수 없거나 몰수함이 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그 가액 상당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하기 위하여 피의자의 일반재산의 처분을 금지하는 것이므로, 부패재산(범죄피해재산 포함)이 아닌 피의자의 일반재산에 대한 추징보전명령은 부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피의자의 준항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피의자가 범행 전에 이미 취득한 일반재산을 대상으로 명한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이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의 원심을 수긍하고, 나아가 원심 판단에 범죄피해재산 가액의 산정이나 부패재산몰수법상 추징보전명령의 취소사유 또는 비례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 또한 없다고 보아, 재항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추징의 보전을 위해 같은 법 제8조 및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3조에 따라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하는 경우, 피의자가 해당 범행 전에 범행과 무관하게 이미 취득한 일반재산에 대하여 이를 명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형법은 제48조 제1항에서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및 위 각 물건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에 대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몰수할 수 있도록 하고, 제2항에서 그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형법상 추징은 그 원인이 된 범죄행위와 관련된 특정 재산을 몰수할 수 없을 때 그 가액을 피고인 등으로부터 환수하는 것이므로, 몰수와 달리 그 집행의 대상이 범죄행위와의 관련성을 가진 재산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추징의 집행은 피고인의 재산이라면 그 취득 시점이나 경위 등 추징의 원인이 된 범죄행위와의 관련성을 묻지 않고 이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이러한 법리는「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하 ‘부패재산몰수법’이라 한다) 제5조에 따른 부패재산 관련 추징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
부패재산몰수법은 제3조 내지 제5조에서 부패재산 관련 몰수ㆍ추징의 대상 및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이어 범죄피해재산의 특례로서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에서 “범죄피해재산으로서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있다.”라고 하고, 제4항[2025. 12. 16. 법률 제21200호로 개정(시행일 2026. 6. 17.)되기 전의 구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2항, 이하 같음]에서 “이 법에 따라 몰수ㆍ추징된 범죄피해재산은 피해자에게 환부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는 범죄피해재산 관련 몰수․추징에 대하여는 별도로 대상과 요건을 규정하지 않은 채 예외적 허용사유만 규정하면서 범죄피해재산 관련 몰수ㆍ추징으로 형성된 재산은 종국적으로 국고에 귀속시키지 않고 피해자에게 환부하도록 하는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이와 같이 부패재산몰수법상 범죄피해재산도 부패재산에 포함되므로,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의 범죄피해재산 관련 몰수․추징 역시 부패재산몰수법 제3조 내지 제5조에서 정한 대상과 요건에 따라 가능하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3364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3도1014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추징의 성격 및 집행 대상, 부패재산몰수법 제5조, 제6조 제1항, 제4항의 취지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범죄피해재산 관련 추징의 집행 대상 재산은 범죄행위와의 관련성을 가진 재산으로 한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의 범죄피해재산 관련 추징도 부패재산몰수법 제5조에 따라 피고인의 일반재산을 그 집행 대상으로 할 수 있다.
한편 부패재산몰수법 제8조는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이하 ‘마약거래방지법’이라 한다) 제52조 및 제53조에서 규정하는 ‘기소 후 또는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부패재산몰수법상 추징에 관하여 준용하고 있다. 이에 따른 추징보전명령은, 범죄피해재산을 포함한 부패재산 관련 추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징의 집행 대상이 되는 피고인 또는 피의자 재산의 처분을 일시적․잠정적으로 금지하는 처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부패재산몰수법 제5조 또는 제6조에 따라 추징하여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로서 추징재판을 집행할 수 없게 될 염려가 있거나 집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범죄피해재산을 포함한 부패재산 관련 추징과 마찬가지로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일반재산을 ‘기소 후 또는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정회목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