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두30111 법인세부과처분등취소
1. 판결의 요지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는 비의료인 甲이 의료법인인 원고 명의를 빌려 요양병원을 실질적으로 개설ㆍ운영하였는데, 피고가 해당 요양병원의 사업과 관련하여 원고에 대해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자, 원고가 위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각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사안입니다.
원심은, ①
의료법인인 원고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 비의료인 甲에 의해 개설ㆍ운영되었으므로 해당 의료기관에서 제공된 의료보건 용역은 구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5호,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5조 제1호에서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제공하는 용역’에 해당하지 않고, ②
원고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부당이득징수처분을 받았을지라도 해당 금액이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으며, ③
甲이 상당한 기간 동안 원고의 운영수익 등을 부당하게 유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소득, 수익, 재산, 거래 등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이 甲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가 원고에 대해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것 자체는 적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④
부가가치세와 관련하여서는, 원고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무신고에 따른 7년의 부과제척기간이 경과한 후 이루어진 부가가치세 부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다만 법인세에 관하여는, 원고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ㆍ공제받았다고 보아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음).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가.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을 고용하여 제공하는 의료보건 용역이 구 부가가치세법(2018. 12. 31. 법률 제16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1항 제5호,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호에 따른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구 부가가치세법(2018. 12. 31. 법률 제16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 제1항 제5호는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의 하나로 ‘의료보건 용역(수의사의 용역을 포함한다)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른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5조는 “법 제26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의료보건 용역은 다음 각 호의 용역(의료법 또는 수의사법에 따라 의료기관 또는 동물병원을 개설한 자가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의료법에 따른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또는 간호사(이하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한 자까지 포함하여 ‘의사 등’이라 한다)가 제공하는 용역‘을 들고 있다. 한편 구 의료법 제33조 제2항 및 제87조에 의하면 의료기관 개설자격은 의사나 의료법인 등으로 한정되고, 의료기관의 개설자격이 없는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이러한 규정들의 문언 내용과 취지 및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구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5호,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5조 제1호의 규정에 따라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의료보건 용역은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공급의 주체가 되어 의료법의 규정에 따라 제공하는 의료보건 용역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1두5834 판결 참조). 따라서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을 고용하여 제공하는 의료보건 용역은 구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5호,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5조 제1호가 규정한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인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제공하는 용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구 국민건강보험법(2020. 12. 29. 법률 제177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1항에 따른 부당이득징수처분이 재량행위인지 여부(적극) 및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을 고용하여 제공한 의료보건 용역에 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이미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경우 그 요양급여비용 중 부당이득징수처분이 이루어진 부분은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이는 해당 부당이득징수금이 실제로 납부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인지(적극)
구 국민건강보험법(2020. 12. 29. 법률 제177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7조 제1항은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라고 규정하여 그 문언상 일부 징수가 가능함을 명시하고 있다. 위 조항은 요양기관이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지급청구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바람직한 급여체계의 유지를 통한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데 입법 취지가 있으나, 요양기관으로서는 부당이득징수로 인하여 이미 실시한 요양급여에 대하여 그 비용을 상환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어 그 침익적 성격이 큰 점 등을 고려하면,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른 부당이득징수처분은 재량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5두39996 판결,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8두4483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앞서 본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른 부당이득징수처분의 입법 취지와 법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아닌 사람이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을 고용하여 제공한 의료보건 용역에 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에 대해 부당이득징수처분이 이루어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요양급여비용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해당 부당이득징수금이 실제로 납부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른 부당이득징수처분은 당초의 의료보건 용역 공급 거래 이후에 별도로 이루어지는 제재처분으로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량에 의해 그 징수금액이 결정될 뿐 아니라, 위 처분 자체는 물론이고 그에 따른 부당이득징수금의 납부로 인하여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인 ‘의료보건 용역 공급 거래’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상실되거나 그 공급가액이 감축된다고 평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의 실질과세의 원칙의 의의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실질과세의 원칙은 소득이나 수익, 재산, 거래 등의 과세대상에 관하여 그 귀속명의와 달리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경우에는 형식이나 외관을 이유로 그 귀속명의자를 납세의무자로 삼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사람을 납세의무자로 삼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산의 귀속명의자는 이를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고, 그 명의자에 대한 지배권 등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이를 지배․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으며, 그와 같은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조세를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그 재산에 관한 소득은 그 재산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사람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 그를 납세의무자로 삼아야 한다(대법원 2012. 1. 19. 선고 2008두84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4도9026 판결 등 참조).
라.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으로서 구 국세기본법(2019. 12. 31. 법률 제168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2 제1항의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의 의미
구 국세기본법(2019. 12. 31. 법률 제168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의2 제1항의 입법 취지는 조세법률관계의 신속한 확정을 위하여 원칙적으로 국세 부과권의 제척기간을 5년으로 하면서도 국세에 관한 과세요건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작출하는 등의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에 과세관청으로서는 탈루신고임을 발견하기가 쉽지 아니하여 부과권의 행사를 기대하기가 어려우므로 당해 국세에 대한 부과제척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의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라 함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다른 어떤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두7667 판결 참조).
정회목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