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도8892, 2026전도71(병합) 살인 등
1. 판결의 요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가 사제총기를 제조ㆍ소지하여(총포ㆍ도검ㆍ화약류등의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 아들에게 2회 격발하여 살해하고(살인), 며느리와 손자녀 등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으며(살인미수), 거주지에 특정 시각에 자동으로 점화되는 발화장치를 설치하여 건물에 불을 놓으려다 미수에 그쳤다(현주건조물방화미수)는 사실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자신과 여러 세대가 주거로 사용하는 아파트 건물에 불을 지를 의사로, 자신이 혼자 살고 있던 주거지 곳곳에 니크롬선과 성냥 등을 이용해 만든 점화장치 9개를 설치한 후 그 주변에 목화솜과 시너 등 가연성 물질을 배치하고, 타이머 콘센트 스위치를 이용하여 19시간가량 지나면 전류가 자동으로 흘러 각 점화장치가 동시에 작동하도록 설정까지 마침으로써, 예정된 시각이 도래하면 추가 행위의 개입 없이도 점화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져 불이 목화솜과 시너 등 매개물을 거쳐 아파트 건물로 확산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현주건조물방화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방화죄에서 자동점화장치를 이용하여 불을 놓는 경우 실행의 착수 시기 및 그 판단 방법
불을 놓아 건조물 등을 불태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방화죄에서 자동점화장치를 이용하여 불을 놓는 경우, 범인이 건조물 등을 불태울 의사로 그 점화장치를 설치하고 작동을 위한 설정까지 마쳐 자동점화장치의 구조와 기능에 따라 추가 행위의 개입 없이도 일정 시간의 경과 등으로 점화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져 목적물의 연소에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객관적인 상태를 만들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방화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개별 사안에서 이러한 실행의 착수가 있었는지는 범행 당시 범인의 의사나 인식, 구체적인 범행 방법과 태양, 범행 현장 및 주변의 상황, 자동점화장치의 구조와 기능, 범인이 설정한 자동점화 조건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정회목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