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3두37674, 37681(병합), 37698(병합) 지정폐기물최종처분업 허가취소 등
1. 판결의 요지
기존에 폐기물 매립시설을 운영하던 양도인이 해당 매립시설과 연접한 토지에 불법으로 폐기물을 매립한 후 폐기물처리업 허가 및 그 시설 일체를 양수인에게 양도하였는데, 이후 연접한 토지에 불법으로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자, 피고가 폐기물처리업 양도인과 그 권리·의무를 승계한 양수인 모두에게 구 폐기물관리법 제48조에 따라 불법폐기물 전량을 타 매립장으로 이전 처리할 것을 명하는 조치명령(이하 ‘이 사건 조치명령’)을 하였고, 양도인과 양수인이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사안입니다.
원심은, 폐기물처리업 양도인의 경우 이 사건 조치명령 전에 양수인에게 폐기물처리업 허가 등 권리 일체를 양도하고 권리ㆍ의무 승계신고를 마쳤다는 이유로 구 폐기물관리법 제48조의 조치명령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서, 설령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조치명령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이 폐기물처리업 양도인이 구 폐기물관리법 제48조의 조치명령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은 부적절하나, 폐기물처리업 양도인ㆍ양수인에 대한 이 사건 조치명령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 후 폐기물처리업 허가 및 그에 따른 권리ㆍ의무 일체를 양도한 양도인에 대하여 행정청이 구 폐기물관리법(2019. 11. 26. 법률 제166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폐기물관리법’) 제48조에 따른 조치명령을 명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 폐기물처리업자가 이후 폐기물처리업을 양도한 경우, 그 양수인이 폐기물처리업과 관련된 권리․의무를 승계하였다고 하더라도 해당 사업의 양도인은 여전히 구 폐기물관리법 제48조에 따른 조치명령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보장하고, 아울러 국가와 국민이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는 국가뿐만 아니라 국민도 오염방지와 오염된 환경의 개선에 관하여 책임을 부담함을 의미한다.
환경정책기본법은 모든 국민에게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인정하는 한편,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환경훼손을 줄이고 국토 및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도록 의무를 지우고(제6조), 사업자에게는 그 사업활동으로부터 발생하는 환경오염 및 환경훼손에 대하여 스스로 이를 방지함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환경보전시책에 참여하고 협력하여야 할 책무를 지우고(제5조), 나아가 자기의 행위 또는 사업활동으로 인하여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의 원인을 발생시킨 자는 그 오염․훼손을 방지하고 오염․훼손된 환경을 회복․복원할 책임을 지며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으로 인한 피해의 구제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임을 밝히는(제7조) 등으로 헌법이 선언한 국가와 국민의 헌법상 책무를 구체화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오염에 관련된 법률관계에 대하여 관련 규정과 법리를 해석․적용할 때에는 환경보전을 위한 헌법의 정신과 환경정책기본법의 기본이념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나. 구 폐기물관리법은 폐기물로 인하여 환경오염을 일으킨 자는 오염된 환경을 복원할 책임을 지며, 오염으로 인한 피해의 구제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오염원인자 책임원칙을 천명하고 있다(제3조의2 제4항). 이에 따라 구 폐기물관리법은 ‘누구든지’ 허가 또는 승인을 받거나 신고한 폐기물처리시설이 아닌 곳에서 폐기물을 매립하거나 소각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제8조 제2항 본문), 이를 위반하여 버려지거나 매립되는 폐기물이 발생하면 군수 등 관할 행정청은 ‘폐기물을 처리한 자’에게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48조 제1호).
앞서 살핀 해석원칙에 따라 위 규정들을 살펴보면,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원인행위자는 폐기물처리업의 양도 등 매립 이후에 벌어지는 사정과 관계없이 조치명령의 상대방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 구 폐기물관리법은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환경보전과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제1조). 이러한 구 폐기물관리법의 입법목적을 고려하면, 행정청은 환경적 위해를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자에게 필요한 조치의무를 명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필요성은 해당 폐기물처리업이 양도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라. 구 폐기물관리법 제33조 제1항이 폐기물처리업의 양수인이 허가에 따른 권리ㆍ의무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종전 폐기물처리업자의 폐기물 처리 의무를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여기에 앞서 본 환경 관련 규정의 해석원칙과 조치명령의 취지, 원인행위자인 양도인으로 하여금 필요한 조치를 명할 필요성까지 고려하여 보면 구 폐기물관리법 제33조 제1항에 따른 승계 이후에도 원인행위자인 양도인이 조치명령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정회목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