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4두47609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1. 판결의 요지
피고가, 원고 甲(의료법인)이 무자격자 의료기관 개설 금지 규정인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받았다는 이유로 환수처분을 하면서, 원고 甲(의료법인)에는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을 근거로, 원고 乙(실질적 개설자)에게는 같은 조 제2항을 근거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2항이 해당 요양기관을 개설한 자에게 그 요양기관과 연대하여 ‘제57조 제1항에 따른 징수금’을 납부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근거로, 원고 乙(실질적 개설자인 비의료인)에 대한 부당이득징수금액이 원고 甲(개설명의자인 의료기관)에 대한 부당이득징수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2항에 따라 비의료인(실질적 개설자)에게 부과되는 부당이득징수금이 책임의 경중에 대한 재량적 판단의 결과로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개설명의자에 부과되는 부당이득징수금을 초과하여 정해질 수도 있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구 의료법(2020. 3. 4. 법률 제170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의료인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대여받아 개설․운영한 의료기관의 경우, 의료기관의 실질적 개설자에 대한 구 국민건강보험법(2020. 12. 29. 법률 제177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2항에 따른 부당이득징수금이 의료기관에 대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부당이득징수금을 초과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가. 무자격자의 의료기관 운영과 관련한, 보험급여비용의 반환에 관한 규정은 특수한 형태의 부당이득반환의무에 대한 규정이다(헌법재판소 2011. 6. 30. 선고 2010헌바375 결정 참조). 그리고 의료기관 개설명의자로부터 부당이득금을 징수할 것인지, 그 실질적 개설ㆍ운영자(이하 ‘실질적 개설자’라 한다)로부터 부당이득금을 징수하도록 규정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 재량의 영역에 해당한다[헌법재판소 2015. 7. 30. 선고 2014헌바298, 357, 2015헌바120(병합) 결정 참조].
나.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2013. 5. 22. 법률 제11787호로 신설된 같은 조 제2항은 “공단은 제1항에 따라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요양기관을 개설한 자에게 그 요양기관과 연대하여 같은 항에 따른 징수금을 납부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의료인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대여받아 개설ㆍ운영하는 의료기관”을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신설된 실질적 개설자에 대한 부당이득징수규정은 경제적 이익의 실질 귀속자로부터 그 경제적 이익을 직접 환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환수 비용의 절감 및 시간 단축 등을 통해 권리행사의 실효성을 높이고, 개설명의자와 실질적 개설자가 각각 동일 내용의 급부에 대해 독립하여 부담하는 채무의 책임 관계를 연대책임 관계로 명확히 하고 있다.
다. 이러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 제2항에 따른 부당이득징수처분은 재량행위로서(대법원 2020. 7. 9. 선고 2018두44838 판결 참조), 요양기관이 실시한 요양급여 내용과 요양급여비용의 액수, 의료기관 개설ㆍ운영 과정에서의 개설명의자와 실질적 개설자의 역할과 불법성의 정도, 의료기관 운영 성과의 귀속 여부와 개설명의자가 얻은 이익의 정도 등에 따라 개설명의자 등의 책임은 실질적 개설자의 책임과 달라질 수 있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5두39996 판결,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5다230730 판결 등 참조).
라. 한편 실질적 개설자에 대한 부당이득징수규정인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2항 제1호의 요건으로서 구 의료법 제33조 제2항이 금지하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ㆍ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 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0779 판결 참조). 즉, 의료인인 개설명의자는 실질적 개설자에게 자신의 명의를 제공할 뿐 의료기관의 개설과 운영에 관여하지 않으며, 그에게 고용되어 근로 제공의 대가를 받을 뿐 의료기관 운영에 따른 손익이 그대로 귀속되지도 않는다. 이 점을 반영하여 구 의료법은 제33조 제2항 위반행위의 주체인 실질적 개설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반면, 개설명의자는 제90조에서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자’로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마. 이상과 같은 부당이득징수규정의 법적 성질, 내용과 체계, 입법 취지, 그 규정에 따른 처분 시 고려 요소 등을 종합하면, 실질적 개설자는 부당이득징수처분에 따라 개설명의자에 독립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되, 개설명의자인 요양기관과 연대책임을 지는 관계에 있게 된다. 그러므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2항에서 정한 “같은 항에 따른 징수금”이란, 실질적 개설자가 요양기관에 대한 종속적 지위에서 부담하는, 요양기관에 부과된 부당이득징수금 범위 내의 징수금이 아니라, ‘실질적 개설자가 요양기관을 통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받은 보험급여비용 중 책임의 경중에 대한 재량적 판단을 통해 정해진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의미한다. 결국,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개설명의자와 연대하여 납부하게 할 수 있는 실질적 개설자에 대한 부당이득징수금은, 책임의 경중에 대한 재량적 판단의 결과로 말미암아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개설명의자에 부과되는 부당이득징수금을 초과하여 정해질 수도 있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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