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일 화요일

[행정재판 약국법무] 관할관청의 약국개설등록신청 반려처분을 취소한 판결


청주지방법원 2013. 5. 30. 선고 2013구합500 판결

 

1. 판결의 요지

 

약사인 남편이 약사인 아내 명의로 약국개설등록을 받아 같이 운영하다가 아내가 사망한 같은 약국을 그대로 운영하기 위하여 남편 명의로 약국개설등록을 신청하였으나 관할관청이 이번에는 약국개설등록을 금지하고 있는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구내인 경우 해당한다는 이유로 신청을 반려한 사건에서, 관할관청의 약국개설등록신청 반려처분을 취소한 판결입니다.

 

2. 처분의 경위

 

. 원고의 아내이자 약사인 ●●●(이하망인이라 한다) 2008. 6. 30. 청주시 흥덕구 00 000 651.7㎡에 있는 지하 1, 지상 6 규모의 지상건물(이하 사건 건물’이라 한다) 1 101(이하 사건 점포 한다)에서◎◎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개설등록을 하고(이하 사건 약국이라 한다), 무렵부터 약사인 원고와 사건 약국을 함께 운영하였다.

 

. 원고는 망인이 2012. 9. 2. 사망하자 이전에 운영하던 형태 그대로 약국을 계속 운영할 목적으로 피고에게 사건 점포에 관한 약국개설등록을 신청하였다.

 

. 피고는 사건 점포가 약사법 20 5 2호에 따른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구내인 경우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2012. 12. 13. 원고의 약국개설등록신청을 반려하였다(이하 사건 처분이라 한다).

 

. 이에 원고는 충청북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2013. 2. 22. 기각재결을 받았다.

 

. 피고는 사건 소송 2013. 4. 18. 답변서를 통해 사건 처분사유로 약사법 20 5 3,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추가하였다.

 

3. 사실관계

 

1) 사건 건물의 용도는 사건 약국과 소매점이 있는 1 일부의 경우 1 근린생활시설이고, 6층의 경우 일부 단독주택과 일부 1 근린생활시설이며, 나머지 지하 1, 1층의 나머지 부분, 2층부터 5, 옥탑의 경우 ◇◇◇ 0000병원이라는 상호의 의료시설(이하 사건 병원이라 한다)이다.

 

2) 사건 약국은 사건 건물 1층에 있는데, 대로변 인도 쪽으로 유리벽, 간판 유일한 출입문이 있고, 사건 병원과 내력벽으로 구분되어 있다.

 

3) 사건 병원은 병실 43개와 병상 88개를 의료기관으로 사건 약국의 출입문과 구별되는 대로변 인도 쪽에 있는 별도의 출입문과 사건 건물 뒤쪽 주차장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있다.

 

4) 망인이 2008. 6. 30. 사건 약국에 관한 개설등록을 당시 사건 건물에는 아직 사건 병원이 들어서지 않은 시점이었고, 사건 점포는 ◎◎의료재단이 2012. 10. 19. ◆◆◆에게 매도하여 현재 ◆◆◆ 소유하고 있다.

 

4. 법원의 판단

 

1) 약사법 20 5 2, 3호는 의약분업의 원칙에 따라 의료기관과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조제를 의무화하기 위하여 약국을 의료기관과 공간적ㆍ기능적으로 독립된 장소에 둠으로써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의 담합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자 하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210995 판결 참조).

 

2)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약사법 20 5 2호에서 금지하고 있는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구내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문언적 의미와 더불어, 의약분업의 원칙에 따라서 의료기관의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조제를 의무화하기 위하여 약국을 의료기관과는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된 장소에 두고자 하는 법률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야 것이고(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210995 판결 참조), 약사법 20 5 3호는 약국 개설등록을 받지 아니하는 경우의 하나로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를 들고 있는데 입법 취지는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의 장소적 관련성으로 말미암아 의료기관과 약국이 담합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은 , 일반적인 행정감독만으로는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의 구체적인 담합행위를 적발해내기가 극히 곤란한 등을 고려하여,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에 일정한 장소적 관련성이 있는 경우 그곳에 약국을 개설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의약분업의 시행에 따라 의료기관과 약국의 담합행위를 근원적으로 방지하는 데에 있는데{헌법재판소 2003. 10. 30. 2001헌마700, 2003헌바11(병합) 결정 참조}, 문리해석상 원칙적으로는현재 의료기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직접 분할하여 분할된 장소에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이에 해당한다 것이지만, 예외적으로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가 과거에 분할되어 분할된 장소가 의료기관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어 경우 해도, 의료기관과 약국 개설 사이의 시간적 혹은 공간적 근접성 담합가능성 등에 비추어 거기서의 약국 개설이 사실상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약국으로 직접 분할하는 것과 같이 있는 경우에 한해 이에 해당한다고 있을 것이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4265 판결 참조).

 

3) 다만 약사법 20 5항의 사유는 헌법상 보장된 영업의 자유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문언의 합리적인 의미를 넘어 약국과 의료기관이 같은 건물 안에 있다거나 과거 일시 같은 건물에 위치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제한사유를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것이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4265 판결 참조).

 

4) 사건에 있어서 보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 사건 약국은 사건 건물의 1층에 있고, 대로변 인도 쪽으로 유리창, 간판 출입문이 있어 사건 건물 인도 또는 도로를 통행하는 일반인이 외부에서 사건 약국의 존재를 바로 인식할 있고, 따라서 사건 병원의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상비약 등을 사기 위해 얼마든지 사건 약국을 이용할 있는 것으로 보이는 , 사건 약국은 사건 병원이 사건 건물에 들어서기 전에 이미 개설되어 있었고, 상호도◎◎약국으로 사건 병원의 상호인◇◇◇ 0000 병원’과 명확히 구별되는 , 사건 약국에 출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대로변 인도 쪽에 있는 출입문을 통하는 것이므로, 사건 약국을 출입하기 위해 사건 병원을 출입하는 위한 부대시설인 사건 병원의 외부출입문, 계단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 필요가 없어 시설을 사건 병원과 공유하지 않는 , 사건 약국을 통해 사건 병원으로 출입할 없고, 사건 병원에서 사건 약국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대로변 인도 쪽의 출입문 또는 사건 건물 뒤편에 있는 주차장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건물 뒤쪽의 출입문을 통해 사건 건물 밖으로 나가 인도를 지난 후에 비로소 사건 약국의 출입문을 통해야만 하는 , 사건 약국과 사건 병원은 내력벽으로 완전히 구분되어 있어 향후에도 사건 약국과 사건 병원을 연결하는 통로 등이 개설될 염려가 없는 , 현재 사건 병원과 사건 점포의 소유자가 서로 달라 사건 병원과 약국 사이의 담합행위나 사건 병원이 사건 약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은 , 원고의 약국개설등록신청은 실질적으로 새로운 약국을 개설하는 것이라기보다 아내인 망인과 함께 운영하던 기존의 약국을 계속 운영하기 위한 것이고, 최초 사건 약국의 명의를 약사인 원고의 명의로 개설하였거나 망인이 아직 사망하지 않았다면 사건 약국을 계속 운영하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므로, 원고로 하여금 사건 약국을 계속 운영하게 하는 것이 의약분업의 목적을 해한다거나 약사법 20 5 호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 사건 약국 병원과 유사한 구조적 특성이 있는 약국과 병원을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있는 등을 고려하면, 사건 약국은 사건 병원과 상호 독립적인 별개의 공간에 해당하여 사건 병원의 시설 또는 구내라고 없다.

 

5) 나아가 약사법 20 5 3호는 같은 2호와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고, 입법 취지가 의약분업 원칙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일치하며, 처분사유의 추가로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된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는 이를 사건 처분의 근거사유로 추가할 있다고 것인데, 앞에서 사정, 특히 사건 약국은 사건 병원이 들어서기 전에 이미 개설되어 있었던 등을 고려하면, 사건 약국이 사건 병원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라고 수도 없다.

 

6) 따라서 원고의 사건 신청이 약사법 20 5 2 또는 3호에 해당함을 전제로 사건 처분은 부적법하다.

 

.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원고가 ◎◎의료재단의 이사이고, ◎◎의료재단이 사건 점포를 ◆◆에게 매도한 것은 원고의 약국개설신청을 위한 가장매매이므로, 피고가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의 담합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약사법 20 5 2, 3호에 따라 사건 신청을 반려한 것은 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1호증, 2호증의 기재를 보면, 원고가 ◎◎의료재단의 이사인 사실, ◎◎의료재단은 2012. 9. 24. 일반건축물이던 사건 건물을 집합건축물로 전환하여 2012. 10. 19. 사건 점포를 ◆◆◆에게 3 원에 매도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1호증 내지 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의료재단과 ◆◆◆ 사이의 매매가 가장매매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앞에서 본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가 ◎◎의료재단의 이사이고, 이 사건 건물이 망인이 사망한 직후에 집합건축물로 전환된 점만으로 이 사건 약국이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 3호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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