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일 목요일

[부동산분쟁 취득시효] 무권리자의 무효 등기 후 제3자의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자 소유권을 상실한 원소유자가 무권리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한 사건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19다272275   손해배상(기)

 

1. 판결의 요지

 

이 사건 토지는 일제강점기 甲이 사정받은 토지인데, 6․25전쟁으로 지적공부가 멸실되었다가 1977년 소유자 미기재 상태로 임야대장이 복구되었고, 피고(대한민국)는 1986년 甲이 사정받은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원인 없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1997년 乙에게 이를 5,499만 원에 매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甲의 후손인 원고들은 2017년 비로소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를 청구하였으나, 乙의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패소하자(확정), 피고에게 주위적으로 국가배상을, 예비적으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였는데,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판시하고, 이와 달리 피고가 乙로부터 받은 매매대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무권리자가 소유자 있는 부동산에 관하여 원인 없이 등기를 마치고 제3자에게 매도하여 등기를 마쳐준 후 제3자의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된 경우, 원소유자가 무권리자를 상대로 하여 제3자로부터 받은 매매대금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소극)

 

적법한 원인 없이 타인 소유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무권리자가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소유권보존등기와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두 무효이다. 따라서 이 경우 원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또 무권리자가 제3자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이 원소유자에게 미치는 것도 아니므로, 무권리자가 받은 매매대금이 부당이득에 해당하여 이를 원소유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무권리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한 제3자나 그 후행 등기 명의인이 과실 없이 점유를 개시한 후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로 점유를 계속하여 10년이 경과한 때에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라 바로 그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고(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다25785 판결 등 참조), 이때 원소유자는 소급하여 소유권을 상실함으로써 손해를 입게 된다. 그러나 이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과일 뿐 무권리자와 제3자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과는 직접 관계가 없으므로, 무권리자가 제3자와의 매매계약에 따라 대금을 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소유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정회목 변호사


2023년 2월 1일 수요일

[회사법무 조건성취] 조건부 약정을 체결한 당사자가 신의칙에 반하는 방해행위를 한 경우 조건의 성취를 의제할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조건의 성취가능성(인과관계)이 문제된 사건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2다266645   약정금

 

1. 판결의 요지

 

원고는 피고 회사에 1,000만 원을 투자하면서 피고 회사가 전자제품 개발 및 판매 사업을 추진하여 매출이 발생하면 투자금의 5배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상환받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 회사가 관련 제품의 개발 등을 전혀 하지 않는 등 처음부터 조건(위 매출 발생)을 성취시킬 의사가 없었던 이상 위 조건(위 매출의 발생)의 성취를 방해한 경우에 해당하여 민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조건 성취가 의제된다면서 피고 회사를 상대로 약정금(투자금의 5배인 5,000만 원) 지급을 구한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판시하고, 이 사건의 제반사정상 조건의 성취가능성이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원고 주장의 사정이 피고 회사의 조건성취 방해행위로 평가된다는 이유만으로 조건이 성취되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일부)·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민법 제150조 제1항이 정한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의 의미 및 그 판단기준, 조건의 성취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상대방의 방해행위만으로 조건의 성취를 의제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민법 제150조 제1항은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정함으로써, 조건이 성취되었더라면 원래 존재했어야 하는 상태를 일방 당사자의 부당한 개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조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는 법질서의 기본원리가 발현된 것으로서(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2757 판결 참조), 누구도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태를 통해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는 사상을 포함하고 있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다223054 판결 참조).

 

다만 일방 당사자의 신의성실에 반하는 방해행위 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민법 제150조 제1항에 의해 그 상대방이 발생할 것으로 희망했던 결과까지 의제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란 사회통념상 일방 당사자의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면 조건이 성취되었을 것으로 볼 수 있음에도 방해행위로 인하여 조건이 성취되지 못한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도 조건의 성취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위와 같은 경우까지 조건의 성취를 의제한다면 단지 일방 당사자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조건 성취로 인한 법적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 되고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평․타당한 결과를 초과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방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이 조건부 법률행위 등을 하게 된 경위나 의사, 조건부 법률행위의 목적과 내용, 방해행위의 태양, 해당 조건의 성취가능성 및 방해행위가 조건의 성취에 미친 영향, 조건의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의 존재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