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29일 토요일

[부동산분쟁 전세권] 채권담보 목적의 전세권에 관한 사건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40235(본소), 2018다40242(반소) 점유회복 등 판결

 

1. 판결의 요지

 

이 사건 전세권은 피고 2가 갑의 A 식당에 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A 식당이 아닌 이 사건 식당에 관하여 설정되었고, 이후 피고 1(반소원고)은 강제경매 절차에서 이 사건 식당을 매수하였으며, 피고 3은 식당을 위탁관리하는 회사인데, 원고(반소피고)는 이 사건 전세권을 전전 양수한 후 이 사건 식당의 전세권자라 주장하며 피고들이 식당에서 퇴거하고 피고 1이 식당을 인도할 것을 청구하는 본소를 제기하였고, 피고 1은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가 무효라는 이유로 그 말소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위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 전세권은 전세권자가 목적물인 이 사건 식당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배제하고 채권 담보만을 목적으로 설정된 것이므로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가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하고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전세권자의 사용․수익을 배제하고 채권 담보만을 목적으로 설정한 전세권이 유효한지 여부(소극)

 

민법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라고 정하여 물권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물권법의 강행법규성에 따라 법률과 관습법이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나 내용의 물권을 창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64165 판결 참조).

 

전세권자는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여 그 부동산의 용도에 좇아 사용․수익하며,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민법 제303조 제1항).

 

전세권설정계약의 당사자가 주로 채권 담보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고 설정과 동시에 목적물을 인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면, 전세권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18508 판결 참조). 그러나 전세권 설정의 동기와 경위, 전세권 설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채권의 발생 원인과 목적물의 관계, 전세권자의 사용․수익 여부와 그 가능성,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에 비추어 전세권설정계약의 당사자가 전세권의 핵심인 사용․수익 권능을 배제하고 채권 담보만을 위해 전세권을 설정하였다면, 법률이 정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의 전세권을 창설하는 것으로서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고 이러한 전세권설정등기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정회목 변호사


2022년 1월 28일 금요일

[부동산분쟁 전세권]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담보 목적의 전세권에 관한 사건 (2)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268538 전세권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판결

 

1. 판결의 요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담보 목적의 이 사건 전세권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안에서, 전세권설정자인 원고가 전세권근저당권자인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 말소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사건인데, 원심은 이 사건 전세권설정계약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고, 피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 당시 그 사실을 알았으므로, 피고는 전세권설정등기 말소에 대하여 승낙을 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위와 같은 판시를 바탕으로, 이 사건 전세권설정계약은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나,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A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마쳐진 것으로서 유효하고, 피고가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담보 목적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연체차임 등의 공제 주장으로 대항할 수 있을 뿐이며, 따라서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는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 중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나머지를 담보하는 범위에서 여전히 유효하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그 나머지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때까지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저지할 이익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담보 목적의 전세권이 무효인지 여부

 

(1) 전세권이 용익물권적 성격과 담보물권적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고, 목적물의 인도는 전세권의 성립요건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당사자가 주로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였고, 그 설정과 동시에 목적물을 인도하지 아니한 경우라 하더라도,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전세권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전세금의 지급은 전세권 성립의 요소가 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전세금의 지급이 반드시 현실적으로 수수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의 채권으로 전세금 지급을 대신할 수도 있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18508 판결 등 참조).

 

(2)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합의에 따라 임차인 명의로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그 전세금의 지급은 이미 지급한 임대차보증금으로 대신한 것이고,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아니므로, 그 전세권설정등기는 유효하다. 이때 임대인과 임차인이 그와 같은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치기 위하여 전세권설정계약을 체결하여도,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임차인이 목적물을 인도할 때까지 발생하는 차임 및 기타 임차인의 채무를 담보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다8323, 8330 판결 등 참조), 임대인과 임차인이 위와 같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기 위하여 전세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 등을 공제하고 남은 돈을 전세금으로 하는 것이 임대인과 임차인의 합치된 의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세권설정계약은 외관상으로는 그 내용에 차임지급 약정이 존재하지 않고 이에 따라 전세금이 연체차임으로 공제되지 않는 등 임대인과 임차인의 진의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 따라서 그러한 전세권설정계약은 위와 같이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그러한 전세권설정계약에 의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에 기초하여 새로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제3자에 대하여는 그 제3자가 그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만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다29372, 29389 판결, 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49292 판결 등 참조).

 

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담보 목적의 전세권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전세권설정자와 전세권근저당권자 사이의 법률관계

 

전세권을 목적으로 한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전세권의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전세권의 용익물권적 권능이 소멸하기 때문에 더 이상 전세권 자체에 대하여 저당권을 실행할 수 없게 되고, 저당권자는 저당권의 목적물인 전세권에 갈음하여 존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을 받거나 제3자가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실시한 강제집행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물상대위권을 행사하여 전세금의 지급을 구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91672 판결 참조). 전세권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하여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을 받고 이에 기하여 추심금 또는 전부금을 청구하는 경우 제3채무자인 전세권설정자는 일반적 채권집행의 법리에 따라 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이 송달된 때를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에 채무자와 사이에 발생한 모든 항변사유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다46260, 53879 판결 참조). 다만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유효한 전세권설정등기가 마쳐진 경우에는 전세권저당권자가 저당권 설정 당시 그 전세권설정등기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마쳐진 것임을 알고 있었다면, 제3채무자인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저당권자에게 그 전세권설정계약이 임대차계약과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무효임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그 임대차계약에 따른 연체차임 등의 공제 주장으로 대항할 수 있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