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요일

[형사재판 행정처분] 문자메시지로 통지된 행정처분의 효력이 문제된 사건


대법원 2024. 5. 9. 선고 2023도3914   폐기물관리법위반

 

1. 판결의 요지

 

화성시장이 피고인에 대하여 폐기물관리법 제48조 제1항에 따라 폐기물을 처리할 것을 명하는 조치명령(이하 ‘이 사건 조치명령’)을 피고인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송하였는데, 피고인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원심은, 이 사건 조치명령은 행정처분명령서라는 문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이 사건 문자메시지는 이 사건 조치명령이 있었다는 뜻을 통보하는 것에 불과하여 그로써 이 사건 조치명령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조치명령의 처분서가 아닌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피고인이 수신한 것만으로는 처분인 이 사건 조치명령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과거에 피고인이 동일한 내용의 폐기물 조치명령을 전자우편으로 송달받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조치명령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송달받는 데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결국 이 사건 조치명령은 당사자의 동의가 없었음에도 전자문서로 이루어진 처분으로서 구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의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문자메시지가 폐기물조치명령의 처분방식을 규정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68조의3 제1항에서 정한 ‘서면’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및 문자메시지를 통한 송달의 적법 요건

 

폐기물관리법 제48조 제1항 제1호는 관할 행정청으로 하여금 부적정처리폐기물을 발생시킨 자에 대하여 기간을 정하여 폐기물의 처리를 명하는 등의 조치명령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68조의3 제1항은 위와 같은 조치명령이 서면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하 ‘전자문서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는 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하여 전자적 형태로 작성·변환되거나 송신·수신 또는 저장된 정보를 전자문서로 정의하고 있는데, 같은 법 제4조의2는 전자문서의 내용이 열람 가능하고, 전자문서가 작성·변환되거나 송신·수신 또는 저장된 때의 형태 또는 그와 같이 재현될 수 있는 형태로 보존되어 있으면, 그 전자문서를 ‘서면’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전자문서법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전자우편은 물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전자문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전자문서법 제4조의2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이상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68조의3 제1항에서 정한 서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행정청이 폐기물관리법 제48조 제1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68조의3 제1항에서 정한 폐기물 조치명령을 전자문서로 하고자 할 때에는 구 행정절차법(2022. 1. 11. 법률 제187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 제1항에 따라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회목 변호사


2024년 6월 1일 토요일

[저작권분쟁 SW] 공동저작권자가 다른 공동저작권자를 상대로 제3자에 대한 이용허락의 금지 등을 구하는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의 준거법이 무엇인지 문제된 사건


대법원 2024. 5. 9. 선고 2020다250585   저작권침해정지 등 청구의 소

 

1. 판결의 요지

 

원고(공동저작권자)가 피고(다른 공동저작권자)를 상대로 피고가 중국 회사 등에게 저작물 이용을 허락함으로써 중국 회사 등과 공동으로 원고의 중국 내 저작재산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침해정지, 간접강제, 손해배상 등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피고의 이용허락 행위만을 대상으로 삼아 원고의 저작재산권 보호에 관한 준거법을 모두 대한민국의 법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저작재산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침해정지, 간접강제, 손해배상의무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대한민국과 중국은 모두 베른협약의 가입국인데, 원고는 ‘중국 회사가 원고의 중국 내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피고가 교사 또는 방조하여 그 저작재산권을 공동으로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중국에서의 보호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므로 준거법은 베른협약 제5조 제2항에 따라 보호국법(침해지법)인 중국의 법률이 되고, 원고의 주위적 청구 중 피고의 국내 업체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저작물의 이용허락과 관련된 부분은 ‘피고가 국내 업체들로 하여금 이 사건 각 저작물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국내 업체들과 공동으로 원고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고, 그 이용허락에 따른 이용지역은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해당할 여지가 있으므로 원고가 국내 업체들의 이용행위로 어느 국가에서 자신의 저작재산권 침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보호를 구하고 있는 것인지에 따라 준거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보아, 이와 달리 준거법을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저작권 보호에 관한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에 대한민국이 가입한 「문학적․예술적 저작물의 보호를 위한 베른협약」(Berne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Literary and Artistic Works) 제5조 제2항이 우선 적용되어 그에 따라 보호국법(침해지법)이 준거법이 되는지 여부(적극)

 

대한민국이 가입한 국제조약은 일반적으로 민법이나 상법 또는 국제사법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국제조약이 적용을 배제하거나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정지의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된 준거법이 적용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1다269388 판결 등 참조). 대한민국이 가입한 국제조약인 「문학적·예술적 저작물의 보호를 위한 베른협약」 (Berne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Literary and Artistic Works, 이하 ‘베른협약’이라 한다) 제5조 제2항은 “저작권에 대한 보호의 범위와 구제의 방법은 오로지 보호가 주장되는 국가의 법률에 의한다.”라고 규정하여 보호국법주의를 채택하였고, 여기서 말하는 ‘보호가 주장되는 국가’란 그 영토 내에서의 침해행위에 대하여 보호가 주장되는 국가로서 침해지 국가를 의미한다. 따라서 저작권 보호에 관한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에서는 베른협약 제5조 제2항이 우선 적용되어 그에 따라 보호국법(침해지법)이 준거법이 되고, 베른협약이 준거법에 관하여 적용을 배제하거나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정지의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된 준거법이 적용된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