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90297 위약벌 청구의 소
1. 판결의 요지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회사를 공동으로 경영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회사 주식을 A투자조합에 채무의 담보로 제공하여 질권을 설정해 주었고, 이후 원고는 피담보채무 변제를 통해 질권을 해지시키기 위하여 피고에게 30억 원을 대여하면서 위 질권이 해지되지 아니하는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위약벌 30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질권 해지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피고는 자신의 A투자조합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한 ‘정산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며 피고의 이 사건 회사 주식은 A투자조합에 귀속되었습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질권 해지 의무 등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약정 위약벌의 지급을 구하고, 이에 대해 피고는 질권 해지를 하지 못한 것은 계약에서 전제하지 아니하였던 사정인 A투자조합의 콜옵션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어서 피고의 채무불이행이나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다투었습니다.
원심은, 질권이 해지되지 못한 것은 계약에서 전제하지 않은 A투자조합의 콜옵션 행사 때문이어서 피고가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위약벌 약정에 기한 위약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원·피고 사이의 계약상 위약벌 약정의 문언에 나타나지 않은 사정을 약정의 전제로 삼거나 이를 기초로 약정을 해석한 것으로 보이나 위 계약이 A투자조합의 콜옵션 행사가 없을 것을 전제로 피고에게 의무를 부과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작성한 ‘정산에 관한 합의서’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A투자조합에 대한 채무불이행 등이 명시되어 있을 뿐 콜옵션 행사에 관한 내용은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의 의무 불이행에 따른 위약벌 지급의무가 발생하였을 여지가 있고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위약벌 약정에 대한 법원 개입의 한계 및 계약 해석 방법
위약벌 약정은 손해배상과 관계없이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벌로서 위반자가 그 상대방에게 지급하기로 자율적으로 약정한 것이므로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계약당사자의 의사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법원의 개입을 쉽게 허용할 것은 아니다. 위약벌에 대한 법원의 개입을 넓게 인정할수록 위약벌의 이행확보적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며, 문언의 객관적 의미와 달리 해석함으로써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1다304533 판결 등 참조).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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