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도13381 가축분뇨의관리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
1. 판결의 요지
서산시장이 피고인에게 사전통지를 한 후 가축분뇨 등 이동 조치명령(이하 ‘선행 조치명령’)을 하였다가 피고인이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가축분뇨 등을 반출하여 주변 토지에 살포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선행 조치명령의 이행을 중지할 것과 반출ㆍ살포 행위를 중지할 것을 명한 이후, 현장 점검을 하고 다시 5회에 걸쳐 가축분뇨 등을 적법한 시설로 이동하고 관내 농경지 등에 살포하지 말 것을 명하는 조치명령(각각의 조치명령을 가리켜 이하 ‘이 사건 제○차 조치명령’, 5건의 조치명령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조치명령’이라 함)을 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불이행하여 가축분뇨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이 사건 각 조치명령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3호에서 정한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각각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더라도 적법하다는 전제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피고인은 선행 조치명령을 받은 후 가축분뇨 등을 반출하여 주변 토지에 살포함으로써 추가로 환경오염을 야기하였고, 이러한 사정변경으로 인해 이 사건 제1차 조치명령은 선행 조치명령의 조치사항을 구체화하는 것을 넘어 ‘이 사건 가축분뇨 등을 관내 농경지 등에 살포하지 아니할’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등 별도의 조치사항이 추가되고, 조치기간도 달라졌으므로, 의견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②
이 사건 제2차 내지 제5차 조치명령은 모두 별개의 침해적 행정처분으로서 이를 불이행할 경우 각각 별도의 가축분뇨법 제10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할 뿐만 아니라, 각각의 조치명령 사이에 1개월에서 3개월 정도의 간격이 있어 그 사이에 사정변경의 여지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각각의 조치명령별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각 조치명령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3호에서 정한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가.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 제10조 제2항에 따른 조치명령이 위법하다고 인정된 경우 가축분뇨법 제10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및 이는 조치명령이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위법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가축분뇨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행정청으로부터 환경오염 방지에 필요한 조치명령을 받은 사람이 이를 위반한 경우에,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가축분뇨법 제50조 제2호에서 정한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그 조치명령이 적법한 것이라야 한다. 따라서 그 조치명령이 당연무효가 아니더라도 위법한 것으로 인정되면 가축분뇨법 제10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될 수 없고, 이는 조치명령이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위법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4도12230 판결,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8도3547 판결 등 참조).
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 사유에 관한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3호 소정의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의 제목’,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의견제출기관의 명칭과 주소’, ‘의견제출기한’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제21조 제1항), 의견제출기한은 의견제출에 필요한 기간을 10일 이상으로 고려하여 정하여야 하며(제21조 제3항), 다른 법령 등에서 필수적으로 청문을 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다만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하여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제21조 제4항, 제22조). 따라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 여기서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행정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 처분상대방이 이미 행정청에게 위반사실을 시인하였다거나 처분의 사전통지 이전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있었다는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두41811 판결,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8도3547 판결 등 참조).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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