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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7일 일요일

[형사재판 의료법] 전화 통화 내용을 기초로 처방전을 작성·교부한 경우에 대해 진찰을 하였다고 할 수 없어 유죄로 판단한 판결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4도9607 판결

1. 판결의 요지

의사인 피고인이 전화 통화만으로 환자에게 전문의약품을 처방한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위 전화 통화 이전에 환자를 대면하여 진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전화 통화 당시 환자의 특성 등에 대해 알고 있지도 않았던 점을 들어,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신뢰할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환자에 대하여 진찰을 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환자에 대한 진찰이 있었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판결입니다.

2. 적용법리 - 의료법상 처방전 작성·교부를 위한 진찰의 기준

구 의료법(2016. 5. 29. 법률 제14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 등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직접’이란 ‘스스로’를 의미하므로 전화 통화 등을 이용하여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도 의사가 스스로 진찰을 하였다면 직접 진찰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88 판결 참조). 한편 ‘진찰’이란 환자의 용태를 듣고 관찰하여 병상 및 병명을 규명하고 판단하는 것으로서, 진단방법으로는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 기타 각종의 과학적 방법을 써서 검사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대법원 1993. 8. 27. 선고 93도153 판결 등).

이러한 진찰의 개념 및 진찰이 치료에 선행하는 행위인 점, 진단서와 처방전 등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이 사건 조항의 목적 등을 고려하면, 현대 의학 측면에서 보아 신뢰할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특정 진단이나 처방 등을 내릴 수 있을 정도의 행위가 있어야 ‘진찰’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고, 그러한 행위가 전화 통화만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최소한 그 이전에 의사가 환자를 대면하고 진찰하여 환자의 특성이나 상태 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는 사정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3. 법원의 판결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1. 2. 8.경 전화 통화만으로 공소외인에게 플루틴캡슐 등 전문의약품을 처방한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 피고인은 위 전화 통화 이전에 공소외인을 대면하여 진찰한 적이 단 한번도 없고, 전화 통화 당시 공소외인의 특성 등에 대해 알고 있지도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신뢰할 만한 공소외인의 상태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공소외인에 대하여 진찰을 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인을 직접 진찰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직접 진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정회목 변호사






2019년 4월 28일 일요일

[형사재판 전세보증금 사기]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이 임대인의 위임장을 위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제로는 월세 계약의 체결을 위임받았음에도 전세 계약의 체결을 위임받은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4년 6개월간 107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전세보증금 등 약 53억 원을 편취한 사건에 대판 판결(징역 6년 선고)


창원지방법원 2019. 3. 20. 선고 2018고단2248 판결

1. 범죄사실

C(기소중지)는 창완시 성산구 D, E호에서 ‘F 공인중개사’ 상호로 공인중개업을 운영한 사람이고, 피고인은 위 C와 과거 함께 부동산 투자를 하는 등으로 친분이 있던 사이이다.

피고인은 C와 공모하여, 사실은 임대인으로부터 월세 계약에 대한 위임을 받았음에도 전세 또는 전월세 계약에 대한 위임을 받은 것처럼 임차인을 기망하여 보증금 차액 상당을 취득하기로 마음먹고 C는 임대인 명의의 위임장 등을 위조하거나 임차인에게 피고인을 임대인 또는 그의 위임을 받은 사람인 것처럼 소개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소개받은 대로 임대인 또는 그의 위임을 받은 사람인 것처럼 행세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과 C는 2013. 12. 28.경 위 ‘F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C는 피해자 J에게 창원시 성산구 K오피스텔 L호에 대해 임대인 M(개명 후 N)으로부터 전세보증금 7,000만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위임받은 것처럼 거짓말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자신이 임대인인 것처럼 행세하였으나 사실은 임대인으로부터 위와 같이 위임을 받은 사실이 없었고, 피고인은 임대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피고인은 C와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8. 8. 14.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59회에 걸쳐 피해자들을 가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보증금 명목으로 합계 28억2,000만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이와 다수)

2. 법원의 양형 (징역 6년)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월 – 1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 > 일반사기 > 제4유형 (5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하거나 재판절차에서 법원을 기망하여 소송사기 범죄를 저지른 경우
※ 사기범죄를 저지르면서 문서와 위조 범행이 수반된 경우에는 다수범죄로 취급하지 아니하고 문서에 관한 범행을 양형인자로만 취급한다.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특별가중영역, 징역 3년 ~ 13년6월(동종경합 합산 결과 2단계 이상 상승으로 형량범위 하한의 1/2 감경)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 ~ 10년(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 범위의 상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에 따름)
(3)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정상 및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정들을 참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가) 유려한 정상
피고인은 자백하고 있고,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거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편취액의 대부분은 C가 보유하였다.
(나)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약 4년 6개월간 107명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53억원 이상을 편취하고 그 과정에서 문서위조까지 한 것으로 범행 수법 및 피해 액수에 비추어 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또한 피해자들에게 피해 회복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