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2020. 3.
31. 선고 2020노16 판결
1.
판결의 요지
피고인이 리지니 게임아이템을 만들고 이를 이용자에게 팔아 취득한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의 추징이 문제된 사안에서, 검사는 ‘미승인 게임물 제공’에 관한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기소하였으나, 법원은 이 사안에는 다른 법률조항, 즉 ‘게임결과물 환전행위’에 관한 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검사에게 공소장변경을 요구하였으나 검사가 공소장을 변경하지 아니한 이상, 불고불리의 원칙에 따라 위 수익을 추징할 수 없다고 본 판결입니다(이에 따라 1심 판결의 해당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재판함).
2.
범죄사실
누구든지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게임물을 제작, 배급, 제공 또는 알선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7. 7.경 고기철로부터 불법 사설 리니지 게임서버(구름, 대박, 야수, 홀릭, 구찌, 팬텀, 아수라)에 접속할 수 있는 접속기를 임차하여, 2017. 7. 10.부터 2018. 12. 26.까지 울산 ○○에 있는 피고인의 거주지에서 위 접속기를 피고인이 개설한 홈페이지에 링크시키는 방법으로 이용자들이 접속기를 통해 위 사설 리니지 게임 서버에 접속한 후 ㈜엔씨소프트가 승인하지 아니한 리니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승인하지 아니한 게임물을 제공하였다.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9호 위반으로 의율하여 공소를 제기하면서 이 사건 공소장에 ‘피고인이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573회에 걸쳐 아이템 판매대금 합계 226,483,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새마을금고 계좌와 신협 계좌로 송금받은 사실’을 적시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피고인의 게임아이템 환전행위를 기재한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게임아이템 환전행위로 인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7호 위반의 별죄를 구성하는 사실로서, 이 사건 심판대상인 미승인 게임물 제공행위로 인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 위반 죄책과는 무관한 내용이다. 그리고 공소사실에서 이를 삭제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도 없으므로, 직권으로 이 부분을 삭제하여 범죄사실을 공소사실과 일부 다르게 인정한다.]
3.
법원의 파기 이유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이라 한다)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 제44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을 적용하여 공소를 제기하였고, 원심은 그 설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심판결 판시 범죄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에 대하여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를 적용하여 피고인을 처단한 후, 피고인이 게임아이템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판매하고 받은 게임아이템 판매대금 합계 226,483,000원을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수익으로 보아 게임산업법 제44조 제2항에 의하여 그 전부에 대한 추징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 자체로 위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은 피고인이 ㈜엔씨소프트가 승인하지 아니한 리니지 게임을 제공한 것에 대한 대가로 수령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게임아이템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이를 판매한 대가로 수령한 것이므로, 이를 피고인의 미승인 게임물 제공으로 인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 위반행위에 의하여 생긴 수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이 만들어 낸 게임아이템은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7호, 동법 시행령 제18조의3 제3호 (가)목 소정의 ‘게임제작업자의 컴퓨터프로그램을 복제, 개작, 해킹 등을 하여 생산ㆍ획득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 등의 데이터’에 해당하고, 게임산업법 제32조 제1항 제7호에 정한 ‘환전’에는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게임결과물을 교부하고 돈을 수령하는 행위’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도11505
판결 참조), 피고인의 게임아이템 판매행위는 게임결과물 환전행위로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7호 위반의 죄책을 구성하고, 그에 따라 위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은 위 게임결과물 환전 범행에 의하여 생긴 수익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검사는 피고인의 미승인 게임물 제공으로 인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9호 위반만으로 공소를 제기하였음이 이 사건 공소장 기재 자체로 분명하고, 이 법원은 검사에게 공소장변경을 요구하였으나 검사가 이에 응하지 아니한 이상, 공소가 제기되지 아니한 게임산업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32조 제1항 제7호의 게임결과물 환전 범죄사실을 법원이 인정하여 그에 관하여 위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의 추징을 선고하는 것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도700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도4391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도11732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원심이 위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을 이 사건 미승인 게임물 제공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수익이라고 보아 그 전부의 추징을 선고한 것은 게임산업법 제44조 제2항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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