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5. 9. 선고 2021다270654 정정보도등 청구의 소
1. 판결의 요지
언론사 및 소속기자인 피고들이 ①
‘A 전 대통령의 시계수수의혹 관련 사건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에 원고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②
‘원고는 A 전 대통령에 대한 도덕적 타격을 주기 위한 국가정보원의 기획이었다며, 사실을 시인하였다’는 내용의 각 기사를 게재하였고, 이에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각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 및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①, ②부분은 모두 허위사실의 적시이고 명예훼손의 위법성조각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②부분에 대한 정정보도 및 ②부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한 원심판단은 수긍한 반면, ①부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는 ‘피고들이 그러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보아, 이 부분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언론보도가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비판·견제라는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인지 판단하는 방법
신문 등 언론매체가 사실을 적시하여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 증명이 없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어디까지나 명예훼손 행위를 한 신문 등 언론매체에 있다. 한편,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사적 인물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 이때 그 언론보도가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비판·견제라는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인지는 표현의 내용이나 방식, 의혹사항의 내용이나 공익성의 정도,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정도, 취재과정이나 취재로부터 보도에 이르기까지의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의 정도, 그 밖의 주위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6도14995 판결 등 참조).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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