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2016. 3.
28.자 2015카합10196 결정
이 사건에서 채권자 회사는 이 사건 퇴사자들이 채권자 회사를 퇴직하면서 채권자 화사의 영업비밀인 이 사건 각 정보를 유출하였고, 채무자 회사는 이를 사용하여 이 사건 각 교환렌즈를 개발하였는데, 채무자 회사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에 의하여, 이 사건 각 정보의 사용 및 공개 금지와 이 사건 각 교환렌즈의 제조 및 판매 등의 금지를 구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1. 사실관계
채권자 회사는 카메라 렌즈를 비롯한 광학기기의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1972년 설렵된 회사이다. 채권자 회사는 국내 최초로 교환렌즈를 생산한 이래 1999년 수출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었고, 2012년 무역의 날 ’삼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고성능 카메라 렌즈 분야의 기술에 매진하여 현재 교환렌즈로서 SLR 5종, DSLR 24종, Mirrorless 7종, CCTV 렌즈 18종, Mega Pixel급 9종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선청외 B는 2002. 2. 1. 채권자 회사에 입사하여 C으로 바이어 개척 및 관리, 매출관리, 마케팅, 홍보 등 해외영업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4. 3. 31. 퇴사한 후 폴란드 국적의 D와 합께 2014. 8. 7. 카메라 및 관련 부품 연구, 개발,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채무자 회사를 설립하였다. 한편 신청외 E, F, G, H 등 이 사건 퇴사자들은 채권자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퇴사한 후 채무자 회사에 입사하여 현재 근무하고 있다.
이 사건 퇴사자들은 2015. 9. 23. ‘이 사건 퇴사자들은 이 사건 각 정보를 누설 또는 사용하였고, B는 퇴사한 이후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채권자 회사의 그룹웨어 공용 ID와 비밀번호를 통해 채권자 회사의 내부 서버 그룹웨어에 접속하였다’는 공소사실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기소되었으며, 같은 날 채무자 회사도 이 사전 퇴사자 등의 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부정경쟁방지법 및 정보통신망법의 각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고단5682호).
2. 법원의 판단
(1)
법원은 이 사건 각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함은 인정하면서 아래와 같이 부정취득을 인정하였습니다.
아 사건 각 정보는 이 사건 퇴사자들이 채권자 회사를 퇴사할 무렵 채권자 회사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파일을 이동식 저장장치에 저장하여 나온 뒤 이를 자신이 사용하는 노트북 등에 저장한 사실이 소명되고, B와 D가 채무자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경위 및 이 사건 퇴사자들이 채권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영업비밀 등 보호서약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 회사는 부정한 수단으로 이 사건 각 정보를 취득하였거나 채권자 회사에 대하여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이 사건 퇴사자들이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공개한다는 점을 알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각 정보를 취득하였다.
따라서 채권자 회사로서는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정보의 사용 및 공개 행위의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를 가지고,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가처분으로 이를 명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
(2)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의 사용’의 의미
부장경쟁방자법에서 말하는 ’영업비밀의 사용’은, 영업비밀 본래의 사용 목적에 따라 이를 상품의 생산·판매 등의 영업활동에 이용하거나 연구·개발사업 등에 활용하는 등으로 기업활동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로서 구체적으로 특정이 가능한 행위를 의미하므로(대법원 1998. 6. 9. 선고 98다 1928 판결), 영업비밀인 기술이나 도면을 그대로 베껴 상품을 생산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타인의 영업비밀을 참조하여 사행착오를 줄이거나, 필요한 실험을 생략하거나, 역설계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경우 또한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금지되는 영업비밀의 사용에 해당한다.
(3)
이 사건 각 교환렌즈의 제조, 판매 등의 금지 여부
렌즈 광학설계는 기존 설계데이터 중 설계자가 설계하려는 사양에 가까운 설계데이터를 선택하여 시작 데이터로 설정하고, 이를 변경하면서 원하는 렌즈 사양을 맞추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제품화된 렌즈의 설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거나 구성요소를 파악하고 있다면, 새로운 렌즈의 광학설계를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는 점,
국내에서 교환렌즈의 설계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채권자와 삼성전자 두 곳에 불과하고, 교환렌즈 설계는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하여 교환렌즈 설계 및 제작산업의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채무자 회사는 설립된 후 단시간 내에 이 사건 각 교환렌즈를 개발한 점,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각 정보가 아닌 일본 특허의 설계데이터를 바탕으로 광학설계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채무자 회사의 K 교환렌즈와 일본 특허의 렌즈는 첫 번째 렌즈군의 렌즈매수가 4매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접합렌즈의 위치 및 Power의 배치, 비구면 렌즈의 사용방법 등이 다르므로, 일본 특허의 설계데이터를 이용하여 K 교환렌즈를 설계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각 교환렌즈를 개발하는데, 이 사건 각 정보를 직접 사용하였거나 적어도 그 개발 과정에서 이 사건 각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개발 초기의 제품에 대한 구상이나 기초설계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을 절약하고 개발 과정에 통상 수반되는 시행착오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각 교환렌즈와 채권자 회사의 렌즈는 별개의 제품이라고 주장하면서 M 교수 및 N 박사의 각 감정서를 제출하고 있으나, 위 각 감정서의 기재 내용만으로는 이 사건 각 교환렌즈와 채권자 회사의 렌즈의 구성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는 점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채무자 회사가 이 사건 교환렌즈를 개발하는데 이 사건 각 정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따라서 채무자 화사는 이 사건 각 교환렌즈의 개발 또는 생산에 이 사건 각 정보를 사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채권자 회사로서는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각 교환렌즈의 제조 등의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를 가지고 있고 가처분으로 이를 명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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