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법무 개발용역분쟁] 소프트웨어 및 웹서비스 개발 용역계약에서 발주자가 개발자에 대하여 한 계약해지, 계약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한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1. 1. 선고 2017가단5073071 손해배상 판결

 

1. 사실관계

 

가. 원고는 2016. 11. 3. 피고 B와 [별지1] 기재와 같이 “용역대금 17,330,000원, 개발일정 2016. 11. 7.부터 2017. 2. 5.(개발완료 목표일 2017. 1. 29.)까지” 등의 내용으로 ‘A 1차 개발 프로젝트’인 소프트웨어 및 웹서비스 개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피고 C, D과도 각 계약의 유효기간과 계약금액(각 1,000만원)만을 달리하고 나머지 주요 계약내용은 동일한 소프트웨어 등 개발 용역계약을 각 체결하였으며(이하 위 각 용역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최초계약’이라 한다), 한편, 피고 E는 원고와 별도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 최초계약에서 ‘원고는 향후 피고 B가 고용한 개발자에게 별도 개발비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바에 따라, 2016. 11. 7. 피고 B에 의해 고용됨으로써 위 개발업무의 개발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나. 그 후 원고는 피고들이 이 사건 최초계약 당시 약정한 기간 내에 개발을 마치기 어렵게 되자, 2016. 12. 30. 피고 B와 사이에 [별지2] 기재와 같은 수정계약(이하 ‘이 사건 수정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2017. 3. 7.까지 개발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에는 1차 개발기획서에 담긴 범위의 개발을 완료하기 위해 일부 개발자들에 대한 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이러한 합의 내용을 이 사건 수정계약서의 정보요약표 제5항의 ‘개발일정’란에 명시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최초계약 및 수정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피고 B에게는 2016. 11. 7. 착수금 6,330,000원, 2016. 12. 29. 서비스기획 컨설팅 비용 2,595,600원, 그리고 2017. 2. 2. 중도금 5,000,000원을 각 지급하였고, 피고 C, D, E에게는 각 피고 B를 통하여 각 2016. 11. 7. 착수금 3,300,000원, 각 2017. 2. 2. 중도금 3,300,000원을 각 지급하였다.

 

라. 피고 B는 2017. 3. 1. 원고에게 “2017. 3. 7. 이후의 개발일정에 대해서는 원고가 원하는 수준과 일정에 맞추기 어려우므로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다시 2017. 3. 6.과 2017. 3. 8.에도 원고에게 이메일을 통해 “그 당시까지 작업이 완료된 용역결과물을 원고에게 전달하고 그 단계에서 개발을 마무리하기를 원하며, 2017. 3. 7. 이후에는 기존의 결과물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비용 없이 보완을 해 주겠지만 추가 계약 여부에 대해서는 재고해 볼 생각이며, 원고의 입장에서도 피고 B와 함께 일하는 개발자들이 현재와 갈이 파트타임 멤버가 아닌 풀타임 멤버로 구성하면 장가적으로 더 바람직할 것 같다”는 취지로 이 사건 수정계약에서 정한 추가 계약을 체결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마. 이에 대해 원고는 2017. 3. 8. 피고들에게 “현 단계에서 개발을 중단하게 되면 원고가 당초 의도한 상용 서비스가 가능한 최소한의 가능들이 대부분 구현되지 못하여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므로, 2017. 3. 7. 이후에 개발하기로 한 항목들을 일부 포함하여 필수적인 항목들만이라도 개발을 완료해 주면 별도의 손해배상청구는 하지 않고 개발지연 부분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이메일을 보내면서 피고들에게 최소한의 범위 내의 계약이행을 촉구하였다.

 

바. 그러나 피고들은 이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고, 이에 원고는 피고들로부터 용역결과물을 제출받지 못한 채 피고 B가 지정한 방법대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최종 용역결과물에 대한 검수를 진행한 다음 피고들에게 “검수 결과 최소한 2017. 3. 7.까지 개발을 완료하기로 한 부분마저도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져 정상적인 상용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피고들이 현재까지 개발한 용역결과물을 인수하여 사용할 의사가 전혀 없고, 향후에도 피고들에게 정상적인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사. 이에 원고는 2017. 3. 20. 대리인을 통해 피고들에게 각 내용증명 우편으로 “피고들이 제출한 용역결과물에 대해 검수를 한 결과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상태로 판명되었고, 피고들이 향후에도 계약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도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계약을 해제하므로, 이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피고들이 수령한 계약금을 반환하고 개발자연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를 하였고, 이 사건 통지는 2017. 3. 21.경 피고들에게 각 도달되었다.

 

아. 한편, 원고는 2017. 1. 6. 소외 F와 사이에 이 사건 수정계약과 연동하여 그 계약에 포함된 상세 기능들에 필요한 디자인의 개발 및 구현을 위해, 최초 계약기간은 2017. 1. 7.부터 2017. 3. 7.까지로 정하여 웹서비스 디자인 개발계약(이하 ‘이 사건 디자인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F에게 계약금, 중도금 및 잔금 등 합계 800만원을 지급하였다.

 

2. 법원의 판단

 

가. 계약 당사자의 확정

 

1) 인정되는 주요 사정들

 

가) 이 사건 최초계약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체결된 계약과 이 사건 수정 계약 모두 그 각 계약서의 서두에서 향후 피고 B가 고용한 개발자(‘병’이라고 지칭함)에게 원고가 피고 B를 통해 별도의 개발비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점, 이 사건 수정계약서의 전체적인 형식이나 문언의 취지 등을 보더라도 피고 B만 원고의 계약 상대방 내지 계약 당사자로 기재되어 있고,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 B가 이 사건 수정계약상 모든 의무의 이행을 감독하고 준수사항을 주지시켜야 할 대상으로만 규정되어 있으며, 이 사건 최초계약과 달리 이 사건 수정계약은 오로지 원고와 피고 B 사이에만 체결되었고, 이 사건 수정계약서 말미에는 피고 C, D, E의 서명이나 날인이 없다.

 

나) 이 사건 최초계약서의 각 유효기간은 모두 2017. 2. 5.까지로 기재되어 있어 이 사건 수정계약 기간 중 유효기간이 경과됨으로써 그 각 계약서의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 이 사건 최초계약서 제6조 제2항에서는 “을(피고 B)이 함께 개발을 ‘할’ 개발자, 즉 병을 2016. 11. 7.부터 고용할 시…”라고 기재되어 있는 반면, 이 사건 수정계약서의 같은 조항에서는 “을여 함께 개발을 ‘하는’ 개발자 ‘또는 개발자들’, 즉 병은 2017. 1. 2.부터 2017. 3. 7. 까지 개발업무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을은 보장하고…”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 C, D은 이 사건 종전계약 당시에는 피고 B(을)에 의해 고용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향후 을(피고 B)이 함께 개발을 할 개발자’가 아닌 피고 B와 거의 동등한 계약당사자의 지위에 있었으나, 이 사건 수정계약 당시에는 이미 피고 B(을)에 의해 고용된 상태에서 ‘현재 을과 함께 개발을 하고 있는 중인 개발자 혹은 개발자들임’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을이 사용자의 지위에서 이들의 개발 업무를 성실하게 하는 것을 을이 보장한다는 취지로 그 기재내용을 변경한 것이어서, 이 부분 수정계약서의 문언 자체만으로도 피고 C, D의 계약상 지위가 기존의 계약당사자의 지위에서 피고용인의 지위로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라) 피고 C, D은 2016. 12. 29. 원고에게 보낸 각 동의 메일에서도, “2017. 1. 2.부터 유효한 주식회사 A와 피고 B 사이의 외주용역 서비스 개발서에 나온 기입 조항 내용과 모든 권리와 의무에 대한 내용들을 준수합니다”라는 의사를 표시하였는데, 이는 위 피고들 스스로 이 사건 수정계약상의 계약당사자는 피고 B가 유일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다만 그 계약상의 권리와 의무만을 준수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2) 위 안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최초계약은 이 사건 수정계약의 체결에 의해 이미 효력이 상실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더 나아가 이 사건 수정계약상의 계약 당사자는 원고와 피고 B이며,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 B에 의해 고용된 상태에서 이 사건 수정계약상의 여러 가지 의무를 준수하기로 약정한 개발자들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설령, 피고 C, D, E가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 B와의 내부적인 문제에 불과할 뿐, 직접적으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이 사건 수정계약상의 책임을 진다고 보기 어렵다.

 

나. 피고 B의 채무불이행 여부

 

1) 이 사건에서 다음의 각 사정들이 인정된다.

가) 이 사건 수정계약상 개발범위의 확정 문제와 관련하여, 별지2 기재 개발일정표 (유첨1, 이하 ‘이 사건 개발일정표’라 한다) 중 2017. 3. 7.까지 개발 및 구현을 완료하기로 한 부분(19개 항목, 이하 ‘이 사건 최소 개발항목’이라 한다)은 일반인들이 이 사건 소프트웨어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나머지 개발기간 단축이 가능한 경우 추가적으로 개발하기로 한 부분(13개 항목, 이하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이라 한다)은 이 사건 최소 개발항목의 기능들과 분리되어 있거나 별도로 작동하는 기능들이 아니라 그 최소한의 기능들과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있거나 그 최소한의 기능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능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 B는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은 향후 추가 개발자가 투입되는 경우에 한하여 개발하도록 한 선택적인 개발항목인데 추가 개발자가 투입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은 이 사건 수정계약상 개발의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우선 피고 B 스스로 추가 개발자가 투입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충분히 정해진 기간 내에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추가 개발자가 투입되는 경우에는 개발자들 상호간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개발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그 개발자 추가 투입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최초 개발항목과 일부 중복되어 있거나 서로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이 개발되지 않으면 이 사건 용역의 목적(A 1차 개발 프로젝트의 완성)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은 개발의 진척도나 피고들의 사정에 따라 그 개발에 착수하는 시기나 순서를 조절한 것일 뿐 피고들이 개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적(임의적) 개발항목으로는 보기 어려운 점, 따라서 이 사건 수정계약서의 ‘개발일정(정보요약표 제5항)’에 “2017. 3. 7.까지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개발의 완료”는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보여야 하는 점,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사건 개발일정표 말미 부분에서도 “2017. 3. 7.까지 개발하기로 한 항목들 중 아직 구현하자 못한 기능들이 남아 있다면 2017. 3. 7. 계약 종료 전 계약연장을 통해 추가적으로 개발 작업을 진행하여 1차 개발 프로젝트 완료”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이고, 위 개발일정(정보요약표 제5항)에도 같은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 역시 이 사건 수정계약상 피고 B가 그 개발 작업을 완료해야 할 작업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개발계획의 범위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최소 개발항목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도 모두 포함하여 이 사건 개발일정표상에 기재된 전체의 기능들이 개발 및 구현되어 통상적인 의미의 상업적 서비스가 가능한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는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수정계약상 정하여진 피고 B의 업무범위 내지 개발범위를 확정함에 있어 단순히 피고들이 주장하는 ‘Pivotal Tracker’에 입력된 부분에만 한정되는 것으로는 볼 수 없으며(피고들이 주장하는 위 ‘Pivotal Tracker’에 입력된 부분은 이 사건 최소 개발항목과 대부분 일치한다), 나아가 이 사건 개발일정표 전체 항목(즉, 이 사건 최소 및 추가 개발항목)을 포함시키되, 보충적으로 이 사건 수정계약서(유첨9.)의 해당 사이트에 연결(링크)되어 파일 형태로 첨부된 서비스기획서(이하 ‘아 사건 기획서’라 한다)의 내용도 참조하여야만 이러한 개발용역의 내용과 범위를 비로소 올바르게 확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라) 이에 대해 피고들은, 이 사건 기획서는 피고들의 업무범위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우선 이 사건 수정계약서 제2조 제1항에서 명시적으로 이 사건 기획서가 개발의 범위에 포함되어 있음을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개발일정표에서도 분명히 이 사건 최소 및 추가 개발항목 모두 이 사건 기획서에 기재된 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 및 구현되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기획서에 의해 이 사건 개발일정표상의 항목들의 구현 내용이 보충되지 않고서는 원고가 당초 의도한 개발계획을 완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이 사건 수정계약서 제3조(인도와 검수)에 의하면, 피고 B는 검수를 위해 이 사건 개발일정표에서 정한 바대로 소프트웨어 개발의 결과물을 일단 원고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원고는 피고 B로부터 최종 결과물을 공급받은 후 피고 B에게 검수 판정 결과를 통보하여야 하며, 원고는 위 소프트웨어 개발 결과물을 납품받은 후 10일 이내에 검사를 하고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피고 B에게 통보를 하여 필요한 수정을 한 후 재납품을 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정확한 검수 판정을 위해서는 피고 B는 필수적으로 원고에게 개발 결과물을 일단 제출해야 할 계약상 의무가 있음에도, 단지 원고에게 해당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검수하라며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원고도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직접 최종적인 개발 결과물 자체에 대한 검수를 하지 못한 채 피고 B가 제시한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구현되는 상황에서만 이를 검수함으로써, 정확한 검수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바) 그런데, 원고가 이러한 상황에서 검수를 한 결과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최소 개발항목조차도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져 이 상태만으로는 정상적으로 일반 유료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상업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정도의 결과물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수정계약서에는 “상호 합의된 PC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웹서비스가 가능한 완성된 한글/영문 버전의 1차 서비스 개발”이라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피고들이 제시한 용역결과물은 이와 달리 한글 버전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점, 이 사건 추가 개발항목에 대해서는 이 사건 최소 개발항목과 일부 중복된 항목들을 제외하면 거의 개발을 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뿐만 아니라 피고 B는 원고로부터 용역결과물에 많은 하자가 있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음에도, 용역비 잔금을 받을 때까지는 용역결과물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이유를 들어, 하자가 수정된 상태의 용역 결과물을 원고에게 재납품한 사실도 없는 점, 피고들은 2018. 5. 17.이나 변론 종결일 무렵에 이르러 피고들이 제시한 용역 결과물이 계약 내용대로 구현이 완료되었다며 동영상 등의 자료를 제출하고 있으나, 원고의 위 검수일 무렵인 2017. 3. 초경부터 무려 1년 이상이 경과한 시점에 이르러 제출된 그 자료들은 원고가 검수했던 용역 결과물과 동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아 그 신빙성이 없으며, 오히려 자료가 제출된 시점이나 경위 등에 비추어 2017. 3. 7. 무렵에 피고들이 제시한 용역결과물은 그 이후에 제출된 위와 같은 결과물에 비해 그 완성도에 많은 차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 B가 2017. 3. 7.까지 완료한 용역 결과물은 이 사건 수정계약에서 정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거나 소프트웨어 개발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을 가진 용역 결과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바) 또한 이 사건 수정계약의 ‘개발일정(정보요약표 제5항)’에 의하면, 피고 B가 2017. 3. 7.까지 이 사건 수정계약서에서 정한 개발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에는 1차 개발 기획서(이 사건 기획서)에 담긴 범위의 개발완료를 위해 피고들 중 일부 개발자에 대해서는 계약을 연장하기로 약정한 사실도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개발일정표 말미 부분에서도 2017. 3. 7. 까지 개발하기로 한 항목들 중 아직 구현하지 못한 기능들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계약 종료 전에 계약연장을 통해 추가적으로 개발 작업을 진행하기로 약정한 사실도 있다. 그럼에도 피고 B는 2017. 3. 8.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2017. 3. 7.까지 이행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서만 일단 서둘러 개발을 마무리하고, 그 이후의 추가적인 개발을 위한 계약의 연장이나 추가 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통지를 함으로써, 이러한 계약연장에 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사) 피고 B는 이 사건 수정계약의 이행이 그동안 지연된 이유에 대해, 원고가 지속적으로 기획과 디자인을 변경하거나 업데이트를 함으로써 피고들의 작업 일정도 2017. 3. 7.의 시한을 맞추지 못한 채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우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획서도 피고들의 업무 범위에 포함되어 있고, 나아가 이 사건 수정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의 특성상 이러한 기획의 변경이나 수정은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며, 피고 B도 이러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이러한 사정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개발일정표에서도 디자인 결과물이 2017. 1. 21.까지 나오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디자인이 적용된 가능들을 완성하는 데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당사자들이 감안해 주기로 합의한 것도 바로 이러한 사정들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향후 만일 개발 작업이 어떤 사유로든 지연되는 경우에는 2017. 3. 7. 계약 종료 전에 계약연장을 통해서라도 이 사건 수정계약상의 개발계획을 완료하기로 약정한 사실도 있으므로, 피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원고 측 지연사유는 이 사건 수정계약 위반 사유가 될 수 없고, 또 피고 B의 채무불이행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도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이러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수정계약은 2017. 3. 21.경 이 사건 통지에 의해 또는 계약해제의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소장부본의 송달에 의해 피고 B의 귀책사유, 즉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 계약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의무,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및 범위

 

1) 피고 C, D, E에 대한 각 청구 부분

원고는 위 피고들에 대해서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원상회복의무 및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으로 인한 각 착수금 및 중도금 합계 각 660만원 (합계 1,980만원) 및 손해배상금 29,955,360원(연대채무)의 지급을 구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들은 이 사건 수정계약의 당사자로 볼 수 없고, 설령 위 피고들이 착수금 등 명목으로 각 660만 원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B로부터 고용의 대가로 각 지급받은 것으로서 그 반환의무의 존부의 문제는 피고 B와 사이의 내부적 문제에 불과하므로, 위 파고들에게 원상회복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 주장의 위 손해배상책임(지체상금)은 마찬가지로 이 사건 수정계약에서 정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것인데, 위 피고들이 계약당사자가 아닌 이상,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피고 B에 대한 청구 부분

 

가) 원상회복의무

피고 B가 원고로부터 착수금 633만원, 중도금 500만원, 서비스기획컨설팅 비용으로 2,595,600원 등 합계 13,925,600원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B는 원고에게 이 사건 수정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으로 13,925,600원(= 633만원 + 500만원 + 2,595,6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손해배상의무

(1) 지체상금을 계약 총액에서 지체상금률을 곱하여 산출하기로 정한 경우, 민법 제398조 제2항에 의하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여기의 손해배상의 예정액이란 문언상 그 예정한 손해배상액의 총액을 의미한다고 해석되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에 해당하는 지체상금의 과다 여부는 지체상금 총액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0다5453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피고 B가 약정한 계약기간 내에 개발 완료된 완성물을 납품하지 못한 경우 매 지연일수 당 총계약 금액의 5/1,00에 해당하는 지체보상금을 원고에게 지불하기로 약정한 바 있고(수정계약서 제15조), 이러한 지체상금에 관한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므로, 적정한 손해배상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수정계약의 구체적 내용 및 난이도, 계약의 이행과정 등을 고려해 볼 때, 원고가 새로운 개발자들을 고용하여 개발을 최종적으로 완료할 때까지 적어도 약 4개월(120일)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므로, 일단 피고 B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지체상금) 액수는 피고 C,  D,  E에게 각 지급하기로 한 합계 3,000만원(= 1,000만 원 X 3)이 포함된 계약금 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29,955,360원[= 총 계약금 49,925,600원(= 17,330,000원 + 2,595,600원 + 30,000,000원) X 0.005 X 120일 ]으로 계산된다.

 

다만, 이 사건 수정계약의 목적 및 내용, 지체상금을 예정한 동기, 원고의 예상되는 손해액의 크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이 사건 수정계약이 해제된 동기 및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와 같이 산정된 손해배상 예정액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이므로, 피고 B의 책임을 위 손해배상예정액의 7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B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0,968,752원(= 29,955,360원 X 70%)을 지 급할 의무가 있다.

 

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원고는 또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디자인 계약금 800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원고 주장의 손해는 이 사건 수정계약과 기능적으로 연결된 디자인 개발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생한 것으로서 이 사건 수정계약과 무관한 별도의 손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들에게 어떠한 불법행위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련 자료도 없다. 설령 원고에게 위와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원고의 손해는 앞서 인정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결론

 

따라서, 피고 B는 원고에게 합계 34,894,352원(= 원상회복 반환금 13,925,600원 + 손해배상금 20,968,752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