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9일 금요일

[영업비밀 분쟁] 영업비밀의 보호기간을 설정하는 기준을 제시한 후에 그 보호기간이 지나 영업비밀 침해금지청구권이 소멸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가처분을 기각한 원심을 수긍한 대법원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7100 판결

 

대법원은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지나 영업비밀 금지청구권이 소멸하였다고 보아 가처분을 기각한 1 법원의 결정에 대한 항고를 기각한 원심을 수긍하였고, 사실심의 심리결과 영업비밀의 보호기간이 남아 있는지 여부에 따라 침해금지청구권의 존부를 판단하되, 침해행위자나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독자적인 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거나 영업비밀과 동일한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 영업비밀의 종기를 확정할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침해행위 금지의 기간을 정하지 않을 있다고 하여 영업비밀 침해금지 사건에서 금지기간 설정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였다.

 

1. 영업비밀의 보호기간에 대한 대법원의 법리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금지시키는 것은 침해행위자가 그러한 침해행위에 의하여 공정한 경쟁자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고 영업비밀 보유자로 하여금 그러한 침해가 없었더라면 원래 있었을 위치로 되돌아갈 있게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영업비밀 보호기간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영업비밀 보호기간은 영업비밀인 기술정보의 내용과 난이도, 침해행위자나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독자적인 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할 있었는지 여부, 영업비밀 보유자의 기술정보 취득에 걸린 시간,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 침해행위자의 인적물적 시설, 종업원이었던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영업활동의 자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해야 한다(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16605 판결,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24528 판결 참조).

 

사실심의 심리결과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남아 있으면 남은 기간 동안 침해금지청구권이 인정되고, 이미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지나면 침해금지청구권은 소멸한다. 다만, 침해행위자나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독자적인 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거나 영업비밀과 동일한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 등으로 영업비밀 보호기간의 종기를 확정할 없는 경우에는 침해행위 금지의 기간을 정하지 않을 있다. 이처럼 금지기간을 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영구히 금지하는 것은 아니고, 금지명령을 받은 당사자는 나중에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지났다는 사정을 주장증명하여 가처분 이의나 취소, 청구이의의 등을 통해 다툴 있다.

 

2. 대법원의 판단

 

원심은 피신청인들이 신청인의 영업비밀인 사건 기술파일을 사용하였지만, 신청인이 사건 기술정보를 취득하는 걸린 기간, 사건 기술정보 개발 이후 발표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콜라겐이 함유된 의료기기의 평가 가이드라인 내용, 사건 기술정보의 주요 내용이 신청인의 특허명세서를 통해 공개된 사정, 피신청인들의 지식과 개발능력 등을 종합할 피신청인 1 등이 퇴직하면서 사건 기술파일을 유출한 때부터 9년이 지난 시점에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지나 영업비밀 침해금지청구권이 소멸하였다고 보아 신청인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위에서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신청인의 주장과 같이 영업비밀 보호기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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