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도17712 사기등
1. 판결의 요지
갑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갑회사와 을회사의 ‘총괄대표이사’의 자격으로 작성된 도급계약서에 자신의 이름과 갑회사 대표이사의 직인을 날인한 사실로 자격모용사문서작성죄 등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도급계약서의 형식과 외관, 계약서 작성 경위, 종류, 내용 등의 사정을 종합할 때 위 계약서를 수령한 상대방으로서는 위 계약서가 을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갑회사와 을회사의 총괄대표이사의 자격을 가진 피고인에 의하여 갑회사 및 을회사 명의로 작성된 문서라고 믿게 할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설령 상대방이 피고인이 을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님을 알고 있더라도 자격모용사문서작성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한 판결입니다.
2. 적용법리
형법 제232조 자격모용사문서작성죄의 ‘행사할 목적’, ‘타인의 자격 모용’의 의미
자격모용사문서작성죄는 문서위조죄와 마찬가지로 문서의 진정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 행사할 목적으로 타인의 자격을 모용하여 작성된 문서가 일반인으로 하여금 명의인의 권한 내에서 작성된 문서라고 믿게 할 수 있는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고 있으면 성립한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9606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의 대표 자격으로 계약을 하는 경우 피고인 자신을 위한 행위가 아니고 작성명의인인 회사를 위하여 법률행위를 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표시가 있으면 대표관계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자격모용사문서작성죄에서의 ‘행사할 목적’이라 함은 그 문서가 정당한 권한에 기하여 작성된 것처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오신하도록 하게 할 목적을 말한다고 할 것이므로 사문서를 작성하는 자가 주식회사의 대표로서의 자격을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한다는 것을 인식, 용인하면서 그 문서를 진정한 문서로서 어떤 효용에 쓸 목적으로 사문서를 작성하였다면, 자격모용에 의한 사문서작성죄의 행사의 목적과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작성자가 ‘행사할 목적’으로 자격을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한 이상 문서행사의 상대방이 자격모용 사실을 알았다거나, 작성자가 그 문서에 모용한 자격과 무관한 직인을 날인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7. 27. 선고 2006도2330 판결 참조).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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