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4후10504 등록취소(상)
1. 판결의 요지
원고는 상품류 구분 제3류의 화장품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자입니다.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하여 불사용을 원인으로 한 상표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특허심판원이 피고의 취소심판청구를 인용하는 심결을 하자 원고가 그 심결의 취소를 구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를 취소대상 지정상품에 대하여 취소심판 청구일 전 3년 이내에 국내에서 사용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 피고의 심판청구를 인용한 특허심판원 심결을 취소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고가 피고 상표들의 상표권 침해에 해당할 우려가 있어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을 원고가 통제할 수 없는 객관적․외부적 요인에 따른 불가피한 사유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이 사건 등록상표의 불사용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가.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 제3항 단서의 ‘정당한 이유’의 의미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는 상표권자․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도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를 상표등록 취소심판 사유의 하나로 들고 있다. 이 규정은 상표권자 또는 사용권자에게 등록상표를 지정상품에 사용할 의무를 부과하고 일정 기간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그에 대한 제재로 상표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일정한 요건만 구비하면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상표를 등록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록주의를 채택한 데에 따른 폐해를 시정하고 타인의 상표 선택의 기회를 확대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후246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상표법 제119조 제3항은 상표등록 취소심판의 피청구인이 등록상표를 취소심판청구에 관계되는 지정상품 중 하나 이상에 대하여 그 심판청구일 전 3년 이내에 국내에서 정당하게 사용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상표권자는 취소심판청구와 관계되는 지정상품에 관한 상표등록의 취소를 면할 수 없으나, 피청구인이 사용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증명하는 경우에는 상표등록의 취소를 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자에게 법적 분쟁의 우려 등과 같은 주관적․내부적인 사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상표등록의 취소를 면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 상표등록의 취소를 면하기 위해서는, 질병 기타 천재 등의 불가항력에 의하여 영업을 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법률에 의한 규제, 판매금지 또는 국가의 수입제한조치 등에 의하여 부득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이 국내에서 일반적․정상적으로 거래될 수 없는 경우와 같이,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자가 통제할 수 없는 객관적․외부적 요인에 따른 불가피한 사유로 등록상표를 지정상품에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었다는 점을 상표등록 취소심판의 피청구인이 증명하여야 한다.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자의 영업 부진이나 법적 분쟁의 우려 등과 같은 주관적․내부적 요인에 따른 사유만으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표등록의 취소를 면할 수 없다.
정회목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