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 애플사건] 스마트폰 성능조절기능이 탑재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인한 일부 성능제한 또는 앱 실행지연 등 불이익한 결과 초래 가능성에 대한 고지의무 불완전이행 여부가 문제된 사안

서울고등법원 2023. 12. 6. 선고 2023나2012591 판결

 

1. 사안 개요

 

(1) 2016. 10.경 피고1이 판매하는 스마트폰 시리즈에서 예기치 않은 전원 꺼짐 현상(이하 ‘전원 꺼짐 현상’)이 발생하자, 피고1은 전원 꺼짐 현상에 대응하여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일부 시스템 구성요소의 최고 성능을 제한하며 관리하는 기능(이하 ‘이 사건 성능조절기능’)이 담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였고, 2017. 1.경 이 사건 성능조절기능이 탑재된 업데이트를, 2017. 12.경 업데이트를 배포하였습니다.

 

(2) 피고1은 2018. 1.경 홈페이지에 이 사건 성능조절기능에 대해 공지하면서 배터리 노화상태 등에 따라 사용자는 ‘앱을 실행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거나 스크롤하는 동안 프레임 속도가 더 늦어지는 등’의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등의 공지하였습니다.

 

(3) 원고들은 위 공지 이전에 이 사건 업데이트를 설치하였는데, 당초 이 사건 제1심에서는 6만명이 넘는 스마트폰 사용자 이 사건 업데이트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제1심에서 원고패소 판결이 선고된 후 그 중 일부인 원고들만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쟁점

 

(1) 이 사건 업데이트로 인해 스마트폰의 성능이 영구적·비가역적으로 저하되는 등 기기 훼손과 같은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2) 이 사건 업데이트가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3) 이 사건 업데이트로 인한 성능저하사실을 사용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이 사건 업데이트의 설치·실행을 유도하는 등 고지의무 내지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3. 판단

 

- (1), (2)의 이 사건 업데이트로 인한 기기 훼손 내지 악성프로그램 배포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기각되었습니다.

 

- (3) 고지의무 내지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일부 인용되어 위자료가 인정되었습니다.

 

  ○ 피고1은 사업자로서 이 사건 업데이트의 배포가 소비자들에게 보다 유익한 사용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사건 업데이트 설치에 따른 결과 또는 영향 등에 관하여는 해당 프로그램을 개발․배포하여 그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사업자인 피고1과 소비자들 사이에 현저한 정보 불균형 내지 비대칭성이 존재하고 있음

  ○ 원고들로서는 운영체제의 업데이트가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성능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신뢰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업데이트가 스마트폰에 탑재된 프로세서 칩의 최대 성능을 제한하거나 이로 인해 앱 실행이 지연되는 등의 현상이 수반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임. 이 사건 스마트폰은 당시의 스마트폰 기술수준에 비추어 최상급의 성능을 갖춘 고가의 기기에 속하였고, 피고 1도 이를 강조하여 홍보하였는데, 비록 전원 꺼짐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방식이 이 사건 스마트폰의 CPU/GPU 성능을 일부 제한하는 것인 이상, 피고 1로서는 피고 1을 신뢰하여 이 사건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업데이트를 설치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을 함께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임

  ○ 그럼에도 피고 1은 이러한 중요사항에 관하여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아니하였고, 이는 피고 1이 위와 같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임. 원고들은 이 사건 업데이트 설치 여부에 관한 선택권 또는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기회를 상실하였으므로, 피고 1은 위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

  ○ 다만 피고 2의 경우 하드웨어 보증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인데, 이 사건 업데이트의 개발·배포에 피고 2가 관여하였다거나 피고 2에게 이 사건 업데이트와 관련된 고지의무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는 부족함

  ○ 원고들은 1인당 재산상 손해 10만원, 정신적 손해 10만원 합계 2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음. 원고들이 주장하는 재산상 손해를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나, 선택권 등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1은 그 손해배상책임이 있음

 

  ○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액은, 1인당 각 70,000원으로 정하였음(원고들 일부 인용)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