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2. 8. 선고 2020다209938 손해배상(기)
1. 판결의 요지
소방공무원들에 의한 소방특별조사가 이루어진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하여 거주자들이 사망하자, 그 유족인 원고들이 피고(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소방공무원들이 소방특별조사 당시 건축법령 위반 사항(방화문에 도어클로저 미설치)을 적발하여 시정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안임 입니다.
원심은, 이 사건 아파트에는 계단실 방화문에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어야 함에도 시공 시부터 설치되지 않았고, 소방공무원들은 이 사건 조사를 할 때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지 않았음을 확인하지 않았고 이에 관한 시정명령 등의 지도·감독도 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소방공무원들의 직무상 의무위반과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위 거주자들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구 소방시설법령에 비추어 볼 때 방화문에 방화문이 자동으로 닫히게 하는 장치인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었는지 여부는 방화시설의 설치·유지 및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 구 소방시설법령에 따라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는 경우 반드시 조사하여야 하는 항목이 아니라 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실시할 수 있는 조사항목으로 보이고, 이 사건 조사 당시 도어클로저 설치 여부가 조사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방공무원들이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소방특별조사에 관한 직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아(다만 방화시설 등의 설치·유지 및 관리에 관하여 현저한 의무위반이 있고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화재의 예방이나 확산방지가 어려울 것임이 명백한 경우 등과 같은 사유에 대해서는 소방특별조사의 조사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사항이라도 소방공무원이 확인하고 조치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 이와 달리 방화문이 구 소방시설법령에서 정하는 ‘소방시설등’에 포함된다는 이유 등을 근거로 방화문에 도어클로저 설치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소방공무원들의 행위에 곧바로 직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방화문에 도어클로저 설치 여부가 구 소방시설법령에 따른 소방특별조사 시 필수 조사 항목인지 여부(원칙적 소극)
가. 구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14. 11. 19. 법률 제128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소방시설법’이라 한다) 제4조와 제5조는 소방방재청장,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에게 소방대상물의 화재발생 위험을 확인하기 위한 소방특별조사와 그 결과에 따른 소방대상물의 개수 등의 조치명령에 관한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구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4. 11. 19. 대통령령 제257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소방시설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7조는 소방특별조사의 세부항목에 관하여 각 호에서 ‘소방안전관리 업무 수행에 관한 사항’, ‘소방계획서의 이행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하면서 본문 단서에서는 ‘소방특별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구 소방시설법 제10조에 따른 방화시설의 설치·유지 및 관리에 관한 사항을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소방시설법 제10조에서 정하는 방화시설이란 건축법 제50조부터 제53조까지 규정에 따른 방화벽, 내부 마감재료 등으로 방화문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 이러한 법령 규정에 비추어 볼 때 방화문에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었는지 여부는 방화시설의 설치·유지 및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 구 소방시설법과 구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따라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는 경우 반드시 조사하여야 하는 항목이 아니라 조사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실시할 수 있는 조사 항목으로 보인다.
정회목 변호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