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3다261302 기타(금전)
1. 판결의 요지
甲과 乙은 A(장남)와 B(차남)를 자녀로 두었는데, A는 B의 승낙 아래 B 소유의 이 사건 토지에 1975년경 甲의 분묘를, 1985년경 乙의 분묘를 각각 설치하였고(이하 각 분묘를 통틀어 ‘이 사건 분묘’), 이후 이 사건 토지가 전전 양도되었습니다. 이에 이 사건 토지의 현재 소유자인 원고가 분묘기지권자인 피고(A의 장남)를 상대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의 지료 지급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A와 B가 하나의 ‘제사공동체’라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분묘에 관하여는 ‘승낙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고, ‘제사공동체’ 외부의 제3자에게 이 사건 토지가 양도된 때 ‘양도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습니다. 나아가 원심은 부가적ㆍ가정적으로 A와 B 사이에 지료에 관한 무상 약정이 있었고 그 효력이 이 사건 토지의 승계인인 원고에게 미친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는 무상에서 유상으로의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이 사건 분묘에 관하여는 ‘승낙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심이 ‘양도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이 사건 분묘기지권에 관하여 지료 약정이 없거나 무상 약정이 있더라도 유상으로의 전환을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보아, 원심의 부가적ㆍ가정적 판단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성립 당시 토지소유자와 분묘의 수호ㆍ관리자 사이에 지료에 관한 약정이 없거나 무상 약정이 성립한 경우에도 토지소유자가 분묘기지권자에게 지료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함에 있어서는 그 권리의 법적 성질과 인정 취지, 당사자 사이의 이익형량 및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관습법상 인정되는 용익물권인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지료 인정 여부를 확정함에 있어서도 그 권리의 특수성 및 그 권리가 인정된 사회적 배경과 사회구성원들의 인식, 토지소유자와 분묘의 수호․관리자 사이의 관계, 그들의 이익 상황 및 합리적 의사, 민법상 지료증감청구권(제268조)이나 차임증감청구권(제628조) 등의 규정 및 그 기초를 이루는 사정변경의 원칙의 취지, 다른 분묘기지권 유형과의 균형 등을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성립 당시 토지소유자와 분묘의 수호․관리자 사이에 지료에 관한 약정이 없거나 무상 약정이 성립하였더라도, 분묘 설치 당시의 인적 관계의 변경, 분묘기지의 사용기간, 지가․공과금의 상승이나 토지 활용가치의 변화,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나 신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료를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가 토지 사용의 대가를 청구할 수 있고, 분묘기지권자는 그때부터 객관적으로 상당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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