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3다239756 채무부존재확인
1. 판결의 요지
원고는 회생채무자였다가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거쳐 회생절차를 종결한 자, 피고는 당시 회생채권자로, 원고 회생절차 당시 피고가 신고한 미발생구상채권 중 원고 관리인이 부인한 채권(이하 ‘이 사건 회생채권’)에 관해 위 당사자 사이에서 조사확정절차가 계속되었고, 그 중에 ①
이 사건 회생채권과 같은 미확정채권(다툼이 있는 채권)의 변제는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의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에 따라 변제’하고, ②
미발생구상채권에 관하여는 당초 약정서상 명시된 지급기일(피고가 보험금을 지급한 날)에 변제기가 도래하며, ③
지연손해금에 관하여는 “변제기 다음 날부터 연 1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이하 ‘이 사건 지연손해금조항’) 정해진 원고 회생계획이 인가되었던바, 조사확정절차 결과 이 사건 회생채권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정되자 원고가 피고의 위 채권 변제기는 조사확정절차가 확정된 때라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조사확정재판 확정일 전날까지의 지연손해금(이하 ‘이 사건 지연손해금’) 채무가 부존재한다는 확인을 구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이 사건 회생계획상 권리의 성질 및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 회생채권과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은 이 사건 회생계획 제3장 제3절 제3조에서 정한 ‘미확정 구상채권’이므로, 이 사건 회생채권 역시 미확정 구상채권과 마찬가지로 보증기관인 피고와 체결하였던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에서 명시한 지급기일, 즉 피고가 보험금을 지급한 2013. 7. 31.에 그 변제기가 도래하고, 이 사건 지연손해금 조항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회생채권에 관하여 변제기 다음 날인 2013. 8. 1.부터 연 10%의 이율에 따라 발생한 이 사건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이 사건 회생계획에서 정한 지연손해금이 손해배상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원ㆍ피고의 지위, 이 사건 회생계획의 작성 경위와 내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지연손해금이 부당하게 과다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 판단 중 이 사건 지연손해금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되었으나,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이 사건 지연손해금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지 않은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가. 회생계획에서 미확정 회생채권 등에 대하여 ‘향후 확정될 경우, 그 권리의 성질 및 내용에 비추어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 등의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에 따라 변제한다.’라고만 정하였을 뿐 그 변제기에 관하여 달리 정한 바 없고 이러한 회생계획이 그대로 인가된 경우 변제기(지연손해금 기산점)의 판단
「채무자 회생 및 파산 등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243조에 따라 인가된 회생계획은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에 따라 해석하여야 한다. 회생계획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문언의 형식과 내용, 회생계획안 작성 경위, 회생절차 이해관계인들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5다236028, 236035 판결,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0851 판결 등 참조).
회생계획은 향후 회생절차 수행의 기본규범이 되는 것으로서 사적 자치가 허용되는 범위에서는 회생담보권의 권리 변경과 변제 방법, 존속 범위 등과 같은 내용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5. 10. 27. 선고 2005다33138 판결, 위 대법원 2021다24085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생절차에서 회생계획을 수립할 무렵까지도 회생담보권 또는 회생채권(이하 ‘회생채권 등’이라고 한다)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는 조사확정재판 또는 그 이의의 소가 계속 중이라면, 위와 같이 미확정 상태에 있는 회생채권 등(이하 ‘미확정 회생채권 등’이라고 한다)의 변제기를 (확정된 회생채권 등의 변제기와 구별하여) 조사확정절차가 종료된 이후로 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회생계획에서 미확정 회생채권 등에 대하여 ‘향후 확정될 경우, 그 권리의 성질 및 내용에 비추어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 등의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에 따라 변제한다.’라고만 정하였을 뿐 그 변제기에 관하여 달리 정한 바 없고 이러한 회생계획이 그대로 인가되었다면, 채무자는 회생계획의 합리적 해석에 따라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 등의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에 의하여 미확정 회생채권 등을 변제하여야 한다. 이는 회생계획에서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 등의 변제기로 정한 때가 도래한 이후에 비로소 미확정 회생채권 등에 관한 조사확정절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나. 손해배상액의 예정의 기능 및 목적과 회생계획에서 회생채권 등에 관한 기왕의 변제기를 유예하면서 그 변제를 지체할 경우 지급할 지연손해금의 이율을 정한 것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손해배상 예정액 감액 요건인 ‘부당성’의 판단방법 및 판단 기준시점(= 사실심 변론종결시)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서,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증명곤란을 배제하고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여 법률관계를 간이하게 해결함과 함께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경고를 함으로써 채무이행을 확보하려는 데에 그 기능이나 목적이 있다(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227619 판결,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3다203221 판결 등 참조).
금전채무에 관하여 이행지체에 대비한 지연손해금 비율을 따로 약정한 경우에 이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감액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6다52265 판결 참조).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진행된 결과 회생계획이 인가되었다면 회생채권자 등의 권리는 회생계획의 내용대로 실체적으로 변경되므로(채무자회생법 제252조 제1항), 회생채권 등에 관한 회생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회생계획에 따라 규율된다. 따라서 회생계획에서 회생채권 등에 관한 기왕의 변제기를 유예하면서 그 변제를 지체할 경우 지급할 지연손해금의 이율을 정하였다면 이는 채무자가 회생계획에 따른 이행을 지체할 경우 회생채권자 등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손해배상 예정액을 감액하기 위한 요건인 ‘부당성’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 인정된다. 특히 금전채무의 불이행에 대하여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는 위에서 든 고려요소 이외에 통상적인 연체금리도 고려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한지 여부나 그에 대한 적당한 감액의 범위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은 법원이 구체적으로 그 판단을 하는 때, 즉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이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15371 판결, 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7다228762 판결 등 참조).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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