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다229343 보증금
1. 판결의 요지
원고는 건축설계와 감리업, 건설사업관리업, 부동산 개발 사업, 도시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피고는 사업시행구역 내 도로 등 기반시설 조성, 아파트 건축을 위한 공동주택용지와 단독주택용지 조성, 공동주택 신축사업 등을 내용으로 한 도시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도시개발법 제13조에 의하여 토지의 소유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설립된 조합임. 원고는 피고의 조합장 甲이 대표이사인 乙 회사에 2억 원을 대여하였고, 甲은 피고를 대표하여 乙 회사의 원고에 대한 위 차용금 채무 등을 연대보증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각 연대보증계약’),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대여금을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민법 제35조 제1항의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원심은, 이 사건 각 연대보증계약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피고의 조합원 총회 결의가 필요함에도 그러한 총회 결의 없이 甲이 피고를 대표하여 연대보증을 한다는 사실을 원고가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에게 민법 제35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각 연대보증계약 당시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도시개발법령과 조합 정관상 피고가 이 사건 각 차용금 채무를 연대보증하기 위해서는 총회의결이 필요한데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공평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원고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아, 이와 달리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법인 대표자의 행위가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의 발생 여부(소극), 피해자의 악의 또는 중과실 유무의 판단 기준
법인의 대표자가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법인은 민법 제35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대표자의 행위가 대표자 개인의 사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거나 혹은 법령의 규정에 위반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외관상 객관적으로 직무에 관한 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민법 제35조 제1항의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한다. 한편 그 대표자의 행위가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에는 법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고,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거래의 상대방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대표자의 행위가 그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믿음으로써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의 주의를 결여하고, 공평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말한다(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5다34711 판결 등 참조). 법인 대표자의 행위가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그 행위가 법령상의 제한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한 상대방의 인식가능성, 상대방의 경험이나 지위, 쌍방의 종래의 거래관계, 당해 행위의 성질과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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