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과제 행정처분] 국가지원 연구과제 관련 참여제한 및 환수 제재처분을 취소하는 판결

대전지방법원 2018. 9. 20. 선고 2016구합102824 판결

본 판결은 전문기관이 장관의 승인을 받아 처분한 사안에 대하여, 처분권한이 없는 전문기관에 의한 처분이고 과제의 중복수행 및 표절이라는 처분사유 역시 존재하지 않아 위법한 처분으로 대상 처분을 취소한 것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법령을 분석하여 전문기관의 처분권한이 없고, 과제결과보고서 및 연구노트를 비교분석하여 이 사건 과제가 타과제와 동일 유사하니 않은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하였고, 구체적인 판결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를 전문기관으로 하는 국가연구비지원 연구과제를 수행한 후에 2015. 1. 30.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였고, 전담기관으로부터 2015. 4. 21. 최종평가를 진행하고 ‘보통’의 평가결과를 받고 과제를 종료하였습니다. 그런데, 전문기관은 2015. 11. 24. 위 연구과제와 다른 기관이 지원하는 연구과제 간에 동일유사한 과제를 중복수행하였다는 이유로 중복성검토위원회를 개최하고 2015. 12. 3. 과제중복수행으로 평가하였습니다. 이후 이의과정과 전문위원회를 거친 후에 2016. 4. 5.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전문위원회 심의결과를 확정받고, 전문기관은 같은 날에 원고들에게 3년의 참여제한과 6억9천만원의 정부지원금 전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통지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가. 처분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처분인지 여부

ICT연구개발규정 제10조 제1항은 장관이 ICT 연구개발사업의 효율적 추진과 관리를 위하여 전담기관을 지정하여 사업비의 환수 및 제재조치에 관한 사항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48조 제3항은 장관은 참여제한 및 환수를 결정한 때에는 지체 없이 해당기관의 장, 다른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하고, 이 때 장관은 참여제한 및 환수사실의 통보를 전담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위탁 또는 대신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1)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한 기관 등과 소속 임직원에 대하여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참여를 제한하고 출연금을 환수하는 권한은 법령상 장관의 권한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를 전문기관의 장 등에게 위임하기 위하여는 법령상 근거가 있어야 하고,

(2) 국가연구개발사업규정 제28조는 전문기관의 업무 중 한로 ‘그 밖에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수행에 관하여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제11호)을 들고 있기는 하나 이 규정 제28조 각 호는 물론 관계법령에서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의 참여제한 등 처분에 관한 권한을 전문기관에게 위임할 수 있다는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3) 설령 위 규정 제28조 제11호에 참여제한 등 처분권한 위임에 관한 사항도 포함된다고 보아 행정규칙에 불과한 ICT연구개발규정 제48조 제3항에 따라 처분권한이 위임되었다고 해석할 경우에는 법령이 아닌 장관의 의사에 따라 권한의 귀속이 달라지게 되어 앞서 본 법리에 어긋나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 센터장이 장관의 위탁에 의하여 장관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참여제한 및 환수결정의 처분서 등을 처분 상대방에게 대신 전달할 수 있는 권한만을 부여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 센터장이 자신의 명의로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각 처분을 처분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위법하다.

나. 처분사유의 존부 – 과제 중복 수행 여부

중복성검토위원회가 결과물인 특허의 중복사용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과제가 타 과제와 중복수행된 것으로 판정하였으나, 감정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과제가 타 과제를 표절한 것이 아니고 핵심결과물인 소프트웨어 소스프로그램의 코드 분석 결과 83%는 중복되지 않았다고 인정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연구과제의 중복수행 및 표절 등의 연구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역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