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다234538 판결
1.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암진단보험금의 지급사유가 되는 ‘암의 진단확정’은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의사에 의한 진단확정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이 고액암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망인이 임상의로부터 고액암에 해당하는 ‘두개안면골의 악성신생물(C41)’ 진단확정을 받은 것 역시 고액암진단보험금의 지급사유가 된다고 판단하였는데, 대법원은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은 고액암의 경우에도 적용되고, 나아가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은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한 진단확정 뿐만 아니라, 환자를 직접 대하여 진단 및 치료를 하는 임상의사가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의 병리검사결과 등을 토대로 진단을 하는 것도 포함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나 임상의사가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의 병리검사결과 없이, 또는 병리검사결과와 다르게 진단을 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보험약관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가. 암의 진단확정이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의사에 의한 진단확정이어야 한다는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이 고액암의 경우에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보험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의 계약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4577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보험약관의 내용, 체계 및 기타피부암과 갑상선암을 제외한 나머지 암에 대해서는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한 진단확정을 요구하면서 그보다 더 고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고액암의 경우에는 그러한 진단확정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의 ‘암’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기본분류에서 악성신생물(암)로 분류되는 질병(기타피부암 및 갑상선암 제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그러한 질병 중 백혈병, 뇌암, 골수암에서 정한 질병에 해당하는 ‘고액암’이 제외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약관의 해석상 고액암의 진단확정 역시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하여야 고액암진단 보험금 지급사유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은 고액암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나. 임상의사에 의한 암 진단확정이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의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한 진단확정이 되기 위한 요건
앞서 본 바와 같이 암, 고액암의 진단확정은 모두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에 의하여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한 진단확정일 것을 필요로 한다. 다만, 여기에는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한 진단확정 뿐만 아니라, 환자를 직접 대하여 진단 및 치료를 하는 임상의사가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의 병리검사결과 등을 토대로 진단을 하는 것도 포함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다13968, 13975 판결,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7다26861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나아가 임상의사가 병리 등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의 병리검사결과 없이, 또는 병리검사결과와 다르게 진단을 하는 것은 앞서 본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의 해석에 비추어 포함되지 않는다.
3.
사실관계
가. 이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1)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 1이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을피보험자로 하여 가입한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의 실버암보험에 대한 이 사건 보험약관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암보장개시일 이후에 고액암으로 진단확정 받았을 때 고액암진단 보험금을 최초 1회에 한하여 지급하기로 되어 있다(제6조 제1호).
2)
그런데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는 ‘[암, 기타 피부암, 갑상선암의 정의 및 진단 확정]’이라는 제목 하에, 제1항에서 ‘암’의 의미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기본분류에서 악성신생물(암)로 분류되는 질병(별표 4)으로서 기타피부암이나 갑상선암, 그리고 전암상태(암으로 변하기 이전의 상태)를 제외한다고 규정하면서, 그와 별도로 제4항에서 ‘고액암’은 제6차 개정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기본분류에 있어서 악성신생물(암)로 분류되는 질병 중 백혈병, 뇌암, 골수암에서 정한 질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7항에서 암(기타피부암 및 갑상선암 제외)의 ‘진단확정’은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하여 내려져야 하고, 이 진단은 조직(fixed tissue)검사, 미세바늘흡인(fine needle aspiration
biopsy)검사 또는 혈액(hemic system) 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하여야 하며, 다만 그러한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는 피보험자가 암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음을 증명할만한 문서화된 기록 또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이 사건 보험약관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암보장개시일 이후에 고액암으로 진단확정 받았을 때 받는 고액암진단 보험금은 고액암 이외의 암(갑상선암, 기타피부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제외) 중 유방암 또는 전립선암 이외의 암으로 진단확정 받았을 때 받는 암진단 보험금의 2배, 유방암 또는 전립선암으로 진단확정 받았을 때 받는 암진단 보험금의 10배이다(제6조 제1호, 제2호, 별표 1 보험금지급기준표).
4)
망인은
2017. 3.경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실시한 병리검사결과 편평상피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으로,
2017. 8.경 같은 병원에서 다시 실시한 병리검사결과 역시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진단되었다. 망인은 2018. 5.경 같은 병원의 담당의사인 이비인후과 전문의로부터는 이 사건 보험약관이 정한 고액암에 해당하는 ‘두개안면골의 악성신생물(C41)’ 등으로 병명이 기재된 진단서를 발급받았는데, 제1심 법원의 병리과 전문의사에 대한 진료기록감정결과, 감정인은 ‘비록 임상의사와 병리의사의 관점이 달라 진단명이 상충될 수는 있으나 병리의사의 관점에서는 망인의 병은 편평세포암이고, 뼈로 침윤 및 전이되는 악성 종양이라고 해서 질병 분류를 C41(골의 악성신생물)로 할 수는 없다.’는 감정의견을 밝히고 있다.
나. 원심은 망인의 상속인인 피고들에 대한 원고의 고액암진단 보험금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그 이유는 1)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의사에 의한 진단확정이어야 한다는 이 사건 보험약관 제3조 제7항은 고액암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고, 2) 망인이 임상의로부터 ‘두개안면골의 악성신생물(C41)’ 진단확정을 받은 것이 ‘망인이 고액암으로 진단확정을 받았을 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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