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다245822 판결
1.
판결의 요지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인 피고들이 건물 1층 중 현관, 복도 등으로 이용되는 이 사건 건물부분에 유리문 등을 설치하여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한다는 이유로 다른 구분소유자인 원고가 유리문 등의 철거와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청구한 사안에서, 원고가 이 사건 건물부분의 공유자로서 그중 유리문 등이 설치된 부분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또 다른 공유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건물 인도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공유자의 지분권에 기초한 방해배제로서 이 사건 건물부분에 설치된 유리문 등 지상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 판결입니다.
2.
적용법리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28752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에 따라 구분소유자 전원 또는 일부의 공유에 속하고 공유자가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가 집합건물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단집회 결의나 다른 구분소유자의 동의 없이 공용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구분소유자는 공용부분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용부분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
3.
사실관계
가. 이 사건 건물은 안양시 (주소 생략) 외 3필지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상가건물로서, 시장 도로변에 있는 집합건물에 해당한다. 원고는 1층 1호, 피고 2는 1층 12호, 피고 주식회사 샘터(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지하 1층의 구분소유자이다.
나. 이 사건 건물 지상 1층 중 원심판결 별지1 도면 표시 10∼15, 10의 각 점을 차례로 연결한 선내 ‘ㄴ’ 부분 18.2㎡(이하 ‘이 사건 건물부분’이라 한다)는 1층 12호, 1층 13호와 함께 이 사건 건물의 지상 1층 모퉁이 부분을 이루고 있다. 도로에서 보았을 때 이 사건 건물부분의 오른쪽에는 원고의 1층 1호 점포가 있고, 왼쪽에는 피고 2의 1층 12호 점포가 있다. 이 사건 건물부분은 집합건축물대장에 공용부분인 ‘화장실, 계단실, 복도 기타’에 포함되어 있고 2000년경까지 지하 1층 출입을 위한 현관, 복도와 계단으로 이용되었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건물부분을 피고 2에게 임대하였다. 피고들은 이 사건 건물부분 중 현관과 복도로 이용되던 부분에 길이 2.13m의 유리문을,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의 일부에 길이 2.13m와 2.12m의 판넬(이하 유리문, 판넬을 합하여 ‘유리문 등’이 라 한다)을 설치하여 계단 일부를 폐쇄하였고, 나머지 계단 부분은 그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피고 2는 1층 12호 점포에서 이불가게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 건물부분 중 현관과 복도로 이용되던 부분이나 판넬이 깔려 있는 계단 윗부분에 이불을 쌓아두는 등 이 사건 건물부분을 점포의 일부로 사용하고 있다.
다. 원고는 공용부분인 이 사건 건물부분의 공유자라는 이유로 이 사건 건물부분을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피고들을 상대로 유리문 등의 철거와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4.
법원의 판단 -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공유자가 공용부분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다른 공유자를 상대로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가.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28752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에 따라 구분소유자 전원 또는 일부의 공유에 속하고(제10조 제1항, 이하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용에 제공된 공용부분을 ‘전체공용부분’이라 하고, 구분소유자 일부의 공용에 제공된 공용부분을 ‘일부공용부분’이라 한다) 공유자가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제11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가 집합건물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단집회 결의나 다른 구분소유자의 동의 없이 공용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구분소유자는 공용부분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용부분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건물은 1987. 2. 25. 사용승인을 받았다. 지상 1층 모퉁이 부분인 이 사건 건물부분과 1층 12호, 1층 13호는 모두 집합건축물대장에 등록될 당시 공용부분인 ‘화장실, 계단실, 복도 기타’에 포함되어 있었다. 1층 13호는 1990. 3. 22. 소매점으로, 1층 12호는 1993. 12. 17. 근린생활시설(소매점)로 용도변경이 이루어져 모두 전유부분이 되었다. 결국 이 사건 건물부분만이 공용부분으로 남아 있다.
이 사건 건물의 집합건축물대장에는 이 사건 건물부분을 포함하여 이 사건 건물 1층의 공용부분 면적을 원고의 전유부분 면적에 비례하여 분할․산출한 면적인 7.173㎡가 원고가 갖는 1층의 공용부분 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건물의 집합건축물대장 등록 당시 이 사건 건물부분에 연결된 계단을 통하여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지하 1층 공용부분인 화장실, 계단실과 복도 등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지하 1층의 공용부분을 통하면 지하 2층부터 지상 7층까지 출입할 수 있는 계단 두 곳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구조였으나, 지하 1층의 공용부분 349.85㎡는 1990. 3. 22. 전유부분인 판매시설로 용도가 변경되었다.
이 사건 건물부분은 2000년경까지 지하층 출입을 위한 홀, 복도와 계단 등으로 이용되었다. 지하 1, 2층의 임차인이 2000년경 그곳에서 목욕탕과 찜질방 영업을 하면서 임대인인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건물부분에서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부분을 판넬로 막고 계단을 폐쇄하였다. 이후 피고 2가 1층 12호에서 이불가게 영업을 하면서 1층 12호와 이 사건 건물부분 사이에 설치된 벽을 허물고 이 사건 건물부분을 1층 12호 점포의 일부로 사용해 왔다.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 당시 설계도면에 따르면, 이 사건 건물부분을 통하여 지상 1층에서 지상 2층까지 연결되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이후 설계변경으로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건물부분 중 계단을 잠정적으로 폐쇄하였으나 장차 업종이 바뀌어 계단을 사용할 때를 대비하여 계단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이 사건 건물부분은 구조상 1층 12호, 1층 13호와 함께 본래 이 사건 건물의 지하층과 지상 2층을 출입하기 위한 통로로 설치되었다. 지하 1층의 공용부분은 전유부분으로 용도가 변경되기 전까지 지하 1층을 출입하기 위한 통로로 사용되었는데, 이 사건 건물의 모든 층으로 출입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이 사건 건물부분은 구조상 장차 비상구, 출입문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건물부분은 전체공용부분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건물부분의 공유자로서 그중 유리문 등이 설치된 부분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또 다른 공유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다만 원고는 공유자의 지분권에 기초한 방해배제로서 이 사건 건물부분에 설치된 유리문 등 지상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받아들였다. 원심이 이 사건 건물부분의 인도청구를 받아들인 것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한편 원심이 원고의 유리문 등 철거 청구를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허용된다고 본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유리문 등 철거 청구를 받아들인 결론은 정당하므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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