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1. 판결의 요지
보조참가인들이 원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아파트경비원으로 근무하다가 원고가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자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상고기각한 재판입니다.
2. 적용법리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는지(소극)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그 효력이 없고,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기간제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 거절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견주어 크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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