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1도4265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소지)
1. 판결의 요지
피고인이 고등학교 여자기숙사의 여러 방실에서 여학생들이 옷을 갈아입는 등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밤에 원거리에서 망원렌즈를 이용하여 창문을 통해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다운로드받은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법리를 설시한 후, 여고생들의 일상생활 중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구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4호 다목의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영상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아동·청소년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모습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이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0. 6. 2. 법률 제173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청소년성보호법’이라고 한다)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알면서 소지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하 ’아동·청소년 등‘이라고 한다)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으로 규정하고, 같은 법 제2조 제4호 다목은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구 청소년성보호법의 입법목적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행위를 한 자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성적 학대나 착취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 아동·청소년이 책임 있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그 직접 피해자인 아동·청소년에게는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가치관을 조장한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한 지속적 접촉이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잠재적인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화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규율하여 위반행위를 처벌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340 판결,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1두4642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입법목적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동·청소년 등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신체를 노출한 것일 뿐 적극적인 성적 행위를 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를 몰래 촬영하는 방식 등으로 성적 대상화하였다면 이와 같은 행위를 표현한 영상 등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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