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0569 약정금
1. 판결의 요지
홈쇼핑사업자인 원고는 전문감정업자인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감정을 요청한 물품에 대하여 피고가 정품 여부를 판별하고 보증해 주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감정보증서비스를 받은 물품이 위조품으로 판명될 경우 피고는 이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지며 해당 물품 금액의 2배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이 사건 조항을 두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로부터 병행수입상품인 이 사건 물건에 관하여 정품에 해당한다는 감정을 받고 이를 판매하였는데, 무역위원회가 이 사건 물건이 위조품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 등에 대하여 불공정무역행위 판정 및 수입·판매행위 중지처분 등을 하였고, 원고가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관련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이 사건 물건이 진정상품과 품질에서 차이가 있고, 최초 구매자도 불분명하며, 유통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허위의 송장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패소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원고가 이 사건 물건이 위조품으로 판명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하여 금전지급청구를 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감정보증은 품질의 동일성을 감정하고 보증하는 것에 한정되고, 감정 목적물이 품질에서 정품과 동일하지 않은 위조품이라고 밝혀진 경우 피고의 귀책사유를 묻지 않고 피고가 그 결과에 대하여 책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하면서도, 관련소송에서 이 사건 물건이 진정상품으로 인정되지 않은 것은 품질의 차이에 더하여 유통경로가 불분명하다는 것 때문으로, 유통경로에 문제가 없었다면 품질의 차이만으로 위조품으로 판단되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물건이 품질에서 정품과 동일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관련소송 판결 이유를 보면 이 사건 물건이 진정상품과 품질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에 관한 명시적이고 객관적인 공적 판단 및 확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관련소송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불공정무역행위 판정 등의 처분을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된 이상 이 사건 물건은 국내 시장에서 진정상품이 아닌 위조품으로 취급되어 정상적으로 거래되거나 유통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로써 이 사건 물건은 품질의 동일성 측면에서 진정상품과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 국내 시장에서 공적으로 판명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판단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 및 효력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경우 계약 해석의 방법
계약을 해석할 때에는 형식적인 문구에만 얽매이지 말고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하여야 한다. 우선적으로는 계약서의 문언이 계약 해석의 출발점이 되어야 하고, 그럼에도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 및 효력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계약의 형식과 내용 및 성질, 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5다210104 판결 등 참조).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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