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분쟁 직무발명보상금] 직무발명보상청구권이 이 사건의 포기약정에 의하여 소멸되었다고 본 판결

특허법원 2020. 2. 6. 선고 2019나1258 판결

 

1. 판결의 요지

 

당해 특허발명은 원고가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종업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피고 회사의 업무범위에 속하는 분야에서 원고의 직무와 관련하여 발명한 것으로서 직무발명에 해당한다. 또한 비록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당해 특허발명의 승계에 관한 명시적 약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당해 특허발명의 승계 요청을 하면서 피고 회사 명의의 당해 특허발명의 출원절차 전체에 전반적으로 관여하였고, 피고 회사는 당해 특허발명을 피고 회사 명의로 출원함으로써 원고의 승계요청에 묵시적으로 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그 밖에 당해 특허발명의 출원을 전후한 원고의 대응 태도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당해 특허발명의 특허를 받을 권리에 관한 묵시적 승계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직무발명 보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일반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요소는 ① 사용자가 얻을 이익, ② 사용자 공헌도, ③ 발명자 기여율이다. 우선 이 사건에서 당해 특허발명의 실시로 인한 피고 회사의 이익액은 58,121,184원(= 피고 회사의 매출액 7,265,148,000원 × 가상 실시료율 4% × 독점권 기여율 20%)이다. 다음으로 원고가 당해 특허발명의 기술개발 과정을 주도하였고 사업화 과정 전반에도 관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는 종업원 공헌도를 높이 평가할 수 있는 요소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당해 특허발명에 대한 발명자 공헌도를 높게 평가함에 한계로 작용하는 요소도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여 당해 특허발명의 종업원 공헌도를 30%로 정한다.

 

마지막으로 당해 특허발명의 발명자란에 피고 A과 원고가 공동발명자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당해 특허발명의 주된 기술 사상은 원고가 주도적으로 연구·개발하여 완성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 A은 피고 회사의 그 당시 대표이사로서 발명 과정을 원고로부터 보고받아 일반적으로 관리하고, 피고 회사의 설비 등을 제공하여 발명의 완성을 후원하는 정도의 기여를 하였을 뿐, 발명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착상을 새롭게 제시∙부가·보완하거나, 실험 등을 통하여 새로운 착상을 구체화하거나, 발명의 목적 및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의 제공 또는 구체적인 조언∙지도를 통하여 발명을 가능하게 한 경우 등과 같이 기술적 사상의 창작행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 A은 당해 특허발명의 발명자란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공동발명자라고 보기는 어렵고, 결국 당해 특허발명은 원고의 단독 발명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공동발명자 중 원고의 기여율은 100%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정당한 직무발명보상금은 17,436,355원(=사용자의 이익 58,121,184원 × 종업원(발명자) 공헌도 30% × 발명자들 사이에서의 원고 기여율 100%, 원 미만 버림)이 된다. 결국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직무발명보상금으로 17,436,35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원고는 2010. 7. 말경 피고 회사의 실질적 경영자인 B과 만나 20,000,000원을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피고 회사에서 재직하면서 개발한 당해 특허발명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모두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한 사실이 있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10. 7. 22. 5,000,000원, 같은 해 7. 30. 10,000,000원, 같은 해 8. 20. 5,000,000원 등 합계 20,000,000원을 B으로부터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근거하면,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당해 특허발명에 관한 직무발명보상금청구권은 당해 포기약정에 의하여 모두 소멸하였다.

 

그리고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예비적 청구인 부당이득반환청구는, 피고 회사가 법률상 원인 없이 당해 특허발명을 무단으로 사용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피고 회사가 원고와의 묵시적 승계약정에 의하여 당해 특허발명에 관한 권리를 승계받아 특허를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피고 회사가 법률상 원인 없이 당해 특허발명을 실시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A이 원고의 동의 없이 피고 회사를 출원인으로 하여 당해 특허발명에 관한 특허를 출원·등록하고, 원고를 불법적으로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것이 불법해고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 A이 상법 제401조 또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를 하였다거나 피고 회사에게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 또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도 이유 없다.

 

결국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다.

 

2. 사실관계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 주식회사 B(2008. 9. 5. 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E, 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은 하수도 준설, 하수도 청소, 하수도 CCTV 촬영 및 하수도 개보수 등을 영업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 D은 1996. 1. 25.부터 2008. 9. 25.까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던 자이다.

2) 원고는 2003.경 피고 회사의 일용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2005. 2. 1.부터 정규직 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7. 10. 31. 퇴사하였다.

 

나. 이 사건 특허발명

1) 피고 회사는 2005. 3. 16. 원고 및 피고 D을 공동발명자로 하고 피고 회사를 특허권자로 하여 ‘관로의 비굴착 보수부재’에 관한 발명을 출원하였다(이하 ‘이 사건 특허발명’이라고 한다).

 

2) 이 사건 특허발명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가) 발명의 명칭: 관로의 비굴착 보수부재

나) 출원일/ 등록일/ 등록번호: 2005. 3. 16./ 2005. 8. 25./ 제0512024호

다) 특허권자: 피고 회사

라) 청구범위

【청구항 1】(삭제)

【청구항 2】원통형태로 감겨 수축된 상태로 관로 내부에 삽입된 후 팽창되어 파손 및 균열된 관로 내부 벽면에 밀착 설치되는 관로의 비굴착 보수부재에 있어서, 원통형태로 감겨질 때 원상태로 풀어지려는 소정의 탄성력을 갖는 슬리브와, 상기 슬리브의 타단부가 교차하여 겹쳐지는 슬리브의 외측면 일단에 원주방향으로 설치되어 상기 슬리브의 타단부가 슬리브의 외측면 일단부를 따라 슬라이딩되도록 안내하는 가이드벨트를 포함하여 구성되되, 상기 슬리브의 타단부에는 상기 가이드벨트가 관통하는 소정의 절개부가 형성되고, 상기 가이드벨트는 양 끝단만 상기 슬리브의 외측면에 접합되어, 그 접합된 양 끝단 사이에 상기 슬리브의 타단부가 안내받아 슬라이딩되는 슬라이딩 구간이 형성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관로의 비굴착 보수부재. 

3) 피고 회사는 2007. 5. 7. 이 사건 특허발명을 이용한 하수관거 비굴착 부분보수 공법(STRS1) 공법) 기술에 관하여 환경부장관으로부터 신기술인증을 받았다.

4) 한편, 이 사건 특허발명은 2010. 8. 26. 등록료 불납을 이유로 특허가 소멸되었다.

 

3. 보상금청구원의 포기 여부에 대한 판단

 

가) 당심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원본의 존재 및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2010. 7. 30.자 각서 사본(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 등에 의하면, 원고는 2010. 7. 말경 피고 회사의 실질적 경영자인 G과 만나 20,000,000원을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피고 회사에서 재직하면서 개발한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모두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한 사실(이하, ‘이 사건 포기약정’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0. 7. 22. 5,000,000원, 같은 해 7. 30. 10,000,000원, 같은 해 8. 20. 5,000,000원 등 합계 20,000,000원을 G으로부터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특허발명에 관한 직무발명보상금청구권은 이 사건 포기약정에 의하여 모두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나) 이에 대한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증거항변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 추가·변경 사항 외에는 제1심 판결서 이유 중 해당 부분(제1심판결서 제6쪽 제2행부터 제8쪽 제8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 판결서 제7쪽 제4행의 ‘을가 제1호증의 기재와’를 ‘갑 제16호증, 을가 제1,5호증의 각 기재 및 당심 증인 G의 증언에’로 변경.

○ 제1심 판결서 제8쪽 제5행의 ‘수락할 사항이 아니라고 보인다)’와 ‘에 비추어 보면’의 사이에 ‘, ⑤ 당심 증인 G은 이 사건 각서의 작성 경위에 관하여, 원고가 특허에 대한 보상을 해달라고 반복적으로 요구하였고 돈을 주지 않으면 피고 회사의 부실시공 문제에 관하여 감사원에 신고한다고 이야기를 하여 차라리 돈을 주고 합의를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G은 원고가 향후 이 사건 특허발명과 관련하여 더 이상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자 제2단서조항을 기재하였다고 증언하였는데, 이 사건 각서의 작성 경위에 관한 당심 증인 G의 증언은 구체적이고 합리성이 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각서의 전체적인 기재 내용 및 을가 제5호증의 기재와도 부합하여 신빙성이 있는 점, ⑥ 임창석의 사실확인서에도 원고가 특허 실시 보상금의 일부로 20,000,000원을 피고 회사로부터 받았다는 취지의 기재(갑 제16호증의 4쪽)가 있는 바, 이 사건 각서 작성 이후에 원고가 G으로부터 지급받은 20,000,000원은 원고 주장과 같이 단순히 부실시공에 대한 입막음의 대가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특허발명의 실시와 관련된 보상금의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점 등’을 추가.

 

(2) 이 사건 포기약정의 정지조건 불성취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 변경 사항 외에는 제1심 판결서 이유 중 해당 부분(제1심판결서 제8쪽 제10행부터 제9쪽 제1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 판결서 제8쪽 제17행의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와’를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당심 증인 G의 증언에’로 변경.

 

(3) 이 사건 포기약정이 하자 있는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직무발명보상에 관한 규정은 발명자인 종업원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각서와 관련하여 원고가 지급받은 금원이 정당한 직무발명 보상액수에 미치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각서를 직무발명보상금의 포기약정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위 포기약정은 강행규정위반으로 무효 또는 취소될 수 있는 하자 있는 법률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지급받은 20,000,000원을 넘는 부분에까지 청구권 포기의 효력이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직무발명보상금은 17,436,355원인데, 이 사건 각서에 의하여 원고가 지급받은 금원은 20,000,000원에 달하므로, 원고가 지급받은 위 20,000,000원에 부실공사 묵인에 대한 합의금 명목의 금원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포기약정이 강행규정위반으로 인한 무효 또는 취소 사유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직무발명보상금 청구는 이유 없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