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직무발명보상금] 직무발명보상금 청구소송에서 사용자가 피흡수합병 후에 회생절차 후 파산에 있는 경우에 대한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1. 23. 선고 2016가합514607 직무발명보상금 판결

 

1. 사실관계

 

원고들은 현대산업전자 주식회사(이후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로 상호를 변경한바, 이하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하이닉스’라 한다)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별지2 목록 기재 각 발명의 연구에 참여하였는바, 각 발명 별로 참여한 원고들은 같은 목록 ‘발명자’란 각 기재와 같다(이하 위 각 발명들을 일괄하여 ‘이 사건 직무발명’이라 한다). 하이닉스는 발명자인 원고들로부터 이 사건 직무발명에 관한 특허를 받을 권리를 승계하였다.

 

하이닉스는 2001. 1. 12. 주식회사 현대큐리텔(이후 주식회사 팬택앤큐리텔로 상호를 변경한바, 이하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팬택앤큐리텔’이라 한다)과 사이에 하이닉스의 무선통신단말기사업 및 뮤선회선단말기사업 부문에 관한 자산, 채무, 영업비밀, 계약상 지위 등을 팬택앤큐리텔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이닉스는 위 양도계약에 따라 이 사건 직무발명에 관한 국내외 특허권(이미 하이닉스 명의로 등록받은 특허발명들) 및 특허를 받을 권리(하이닉스 명의로 출원이 이루어졌거나, 아직 출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발명들)를 팬택앤큐리텔에게 양도하였다.

 

사용자인 팬택앤큐리텔은 2009. 12. 30 주식회사 팬택자산관리에 흡수합병되었다.  팬택자산관리는 2014. 8. 12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고, 이로써 열린 회생절차에서 위 법원은 2015. 10. 16. 팬택자산관리의 회생계획을 인가하였다.

 

이 사건 회생계획에 따라 2015. 10. 22. 팬택자산관리의 분할신설회사로서 피고가 설립되었고, 팬택자산관리의 자산 중 김포공장, 김포공장 관련자산의 일부, 일부 A/S센터 임차 관련 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자산 및 공익채무 전부가 피고에게 이전되었다. 다만, 피고는 분할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위 회생계획에 의하여 팬택자산관리로부터 이전되지 아니한 다른 채무에 대해서는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지지 않게 되었다

 

팬택자산관리의 관리인은 2016. 1. 26 수원지방법원에 회생채권자인 원고들이 이 사건 회생절차에 따른 회생채무의 수령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피공탁자로 하여 각 2,150,140원을 공탁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6. 3. 16. 팬택자산관리에 대한 회생절차를 종결하고 다음날 팬택자산관리에 대하여 파산을 선고하였다.

 

2. 공익채권 여부에 대한 판단

 

(1)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의 제2호, 제5호 및 제6호는 모두 공익채권의 해당요건으로 ‘당해 청구권이 회생절차개시 후의 사유로 발생할 것’을 정하고 있고, 같은 항의 제8호 및 제12호는 모두 공익채권의 해당요건으로 ‘당해 청구권이 희생절차개시신청 후의 사유로 발생할 것’을 정하고 있다. 그런데 하이닉스가 늦어도 2001. 4. 12. 이전에 원고들로부터 이 사건 직무발명에 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모두 승계한 사실, 한편 팬택자산관리는 2014. 8. 12.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은 팬택자산관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신청 이전의 사유로서 발생한 것이므로, 위에서 열거한 각 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구권으로서 공익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이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5호에 해당하는 청구권으로서 공익채권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위 규정에서 정하는 ‘채무자를 위하여 지출하여야 하는 부득이한 비용’이란 회생절차 중에 채무자의 이사가 채무자를 위한 인격적 활동을 하고 관리인이 이를 인정한 경우 이사가 지출한 비용(예컨대 채무자를 위한 소송비용, 주주총회 소집비용 등)이나, 같은 항 제 2호의 ‘업무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비용’에 는 해당되지 않지만 업무와 관련하여 2차적으로 파생하는 비용 등과 같이 같은 항 제1호 내지 제14호에서 정한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예외적으로 공익채권으로 인정될 필요성이 있는 관리인 등의 지출비용을 의미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이 위와 같거나 그에 준하는 지출비용에 해당한다고 본 아무런 근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5호에 해당하는 청구권으로서 공익채권이라고도 할 수 없다.

 

(3) 원고들은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이 팬택자산관리 또는 피고가 엠펙 LA로부터 이 사건 직무발명에 관한 실시료를 수령할 때 비로소 구체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적어도 팬택자산관리 또는 피고가 엠펙 LA로부터 2015년 4분기부터 2018년 1분기까지 수령한 실시료에 관한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은 회생절차개시신청 내지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은 그 전체가 ‘회생철차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청구권’으로서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1호의 회생채권에 해당한다고 봄이 옳다.

 

가)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이 이 사건 직무발명의 유상 실시허락에 따른 보상금으로서 실시료 수입이 발생할 때 비로소 원고들에게 지급할 수 있게 되는 것임은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이는 원고들이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이행기)에 관한 사정일 뿐이므로 이를 청구권의 발생시기와 동일시할 수 는 없다. 오히려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이 구 특허법 제40조 제1항이 규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발생하는 법정채권임을 감안할 때,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은 원고들이 이 사건 직무발명에 관한 특허를 받을 권리를 사용자인 하이닉스에 게 승계한 시점에 이미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옳다.

 

나) 한편,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1호의 회생채권은 의사표시 등 채권 발생의 원인이 회생절차개시 전의 원인에 기해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을 말하는 깃으로서, 채권 발생의 원인이 회생절차개시 전의 원인에 기한 것인 한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아니하였거나 변제기가 희생절차개시 후에 도래하더라도 상관없고(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114851 판결 등 참조), 청구권의 주요한 발생원인이 회생절차개시 전에 갖추어져 있으면 족하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4다220484 판결 참조).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의 주요한 발생원인이 ‘원고들이 이 사건 직무발명에 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사용자인 하이닉스에게 승계한 것’ 이고, 그 승계시점이 팬택자산관리에 대한 회생절차의 개시결정 및 개시신청 이전인 이상, 그 중 일부의 지급시기가 회생절차개시 이후에 도래한다고 하더라도 위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은 회생채권에 해당한다고 붙 수밖에 없다.

 

4) 이처럼 이 사건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이 공익채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나아가 이에 대응되는 위 직무발명보상금의 지급의무가 공익채무로서 이 사건 회생계획에 의하여 팬택자산관리로부터 피고에게 이전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팬택자산관리의 관리인 또한 이와 갈은 전제에서 2016. 1. 26 원고들에게 직무발명보상금의 (일부)변제공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팬택자산관리로부터 원고들에 대한 직무발명보상금 지급의무를 이전받았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