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2다209079 부당이득금
1. 판결의 요지
상표권 매각명령(‘이 사건 매각명령’)에 따른 매각절차에서 이 사건 상표권을 매수한 주위적 원고가, 매각절차가 종료된 후 이 사건 상표권에 대한 상표등록 무효심결이 확정됨에 따라 그 상표권을 소급적으로 상실하자, 이 사건 매각명령의 무효를 주장하며 배당채권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피고들이 배당절차에서 받은 배당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상표등록 무효심결이 확정됨에 따라 이 사건 상표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되므로 이 사건 매각명령은 존재하지 않는 이 사건 상표권을 매각목적물로 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 피고들이 주위적 원고에게 위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상표권에 대한 집행절차에서 매수인 등이 상표권을 취득하고 그 집행절차가 종료되었는데 그 후 상표등록 무효심결이 확정됨에 따라 상표권을 소급적으로 상실하게 되더라도 상표권에 대한 집행절차의 효력이 무효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는 법리를 설시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매각명령이 무효라는 전제에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인정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민사집행법에 따른 상표권에 대한 집행절차가 종료된 후 상표등록 무효심결이 확정된 경우 그 집행절차가 무효로 되는지 여부(소극)
다음과 같은 상표권의 발생 근거와 그 효력의 특수성, 상표권에 대한 집행절차의 내용과 성격, 집행절차의 안정적인 운영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상표권에 대한 집행절차에서 매수인 등이 상표권을 취득하고 그 집행절차가 종료되었는데 그 후 상표등록 무효심결이 확정됨에 따라 상표권을 소급적으로 상실하게 되더라도 상표권에 대한 집행절차의 효력이 무효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
1)
상표등록을 받으려는 자가 특허청장에게 상표등록출원을 하면, 특허청 심사관의 방식심사와 실체심사를 거쳐 상표등록출원에 대한 거절이유가 없는 경우 상표등록결정을 받게 되고, 그 후 상표등록료를 납부하면 특허청장의 상표권 설정등록에 의하여 상표권이 발생한다(상표법 제36조, 제68조, 제82조). 상표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표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상표등록결정과 상표권 설정등록에 따라 발생한 상표권은 대세적으로 유효한 권리로 취급된다. 상표권은 이해관계인 또는 특허청 심사관이 특허심판원에 상표권자를 상대로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하여 상표법 제117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의 규정에 따른 상표등록 무효심결이 확정된 경우에야 비로소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게 된다(상표법 제117조 제1항, 제3항 본문).
2)
상표권에 대한 집행절차에서 상표권 압류의 효력은 등록원부에 압류등록이 된 때에 발생하고(민사집행규칙 제175조 제1항, 제3항), 압류등록 당시 상표권이 집행채무자의 책임재산에 속하였고 독립된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었던 이상 상표권에 대한 압류명령은 유효하다. 다만, 상표권이 소멸하는 등으로 권리를 이전할 수 없는 사정이 명백하게 된 때에는 경매절차의 취소사유에 해당하는데(민사집행규칙 제175조 제5항, 민사집행법 제96조 제1항), 경매절차의 취소사유는 매각대금을 다 내기 전에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
3)
상표권은 사후적으로 이해관계인 등의 심판청구에 따른 특허심판원의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통해 그 상표권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당사자 대립 구조를 가지는 상표등록 무효심판의 특성상 심판청구의 상대방인 상표권자의 적절한 대응 여하에 따라 무효심판의 결과가 좌우될 수도 있다. 따라서 상표권에 대한 집행절차에서 상표권을 취득하였는데 집행절차가 종료된 후 상표등록 무효심결의 확정에 따라 그 상표권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간주되더라도, 집행절차를 무효로 하면서까지 상표권 매수인이나 양수인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정회목 변호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