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4두60701 제재부가금 부과 처분 등 취소
1. 판결의 요지
고용노동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인 피고(지방고용노동청장)가 원고에게 보조금법 제31조의2 제2항 제1호, 제33조의2 제1항 제2호에 따라 5년간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고 54,906,900원의 제재부가금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자, 원고가 ‘이 사건 처분권한은 중앙관서의 장인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있고, 피고는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처분권한을 위임받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처분권한이 없는 자가 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이 사건 관리규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47조 제1항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속하는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의 권한을 피고에게 ‘내부 위임’하고 있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권한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있고 피고가 고용노동부장관을 적법하게 대리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보아, 피고가 자기의 이름으로 한 이 사건 처분은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가. 행정권한의 위임이 허용되는 경우 및 행정권한이 위임된 경우와 내부 위임된 경우에 있어서의 각 권한행사 방법 - 관련 법리
행정권한의 위임은 행정관청이 법률에 따라 특정한 권한을 다른 행정관청에 이전하여 수임관청의 권한으로 행사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권한의 법적인 귀속을 변경하는 것이므로, 법률이 위임을 허용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 이에 반하여, 행정권한의 내부 위임은 법률이 위임을 허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행정관청의 내부적인 사무처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그의 보조기관 또는 하급행정관청으로 하여금 그의 권한을 사실상 행사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한 위임의 경우에는 수임관청이 자기의 이름으로 그 권한행사를 할 수 있지만, 내부 위임의 경우 수임관청은 위임관청의 이름으로만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뿐 자기의 이름으로는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1986. 12. 9. 선고 86누569 판결, 대법원 1995. 11. 28. 선고 94누6475 판결 참조).
나. 2024. 11. 5. 대통령령 제34979호로 개정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시행되기 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보조금법’) 제31조의2 제2항 제1호에 따른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과 제33조의2 제1항 제2호에 따른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권한의 위임을 허용하는 법률이 존재하는지 여부(소극) 및 고용노동부훈령인 고용노동분야 국고보조사업 관리규정 제44조 제1항 제2호, 제47조 제1항이 고용노동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인 지방고용노동청장 또는 그 지청장을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는 것의 의미(=행정권한의 내부 위임)
1)
보조금법 제31조의2 제2항 제1호, 제33조의2 제1항 본문 제2호에 의하면, 고용노동부 소관 보조사업 또는 간접보조사업에 관한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권한은 ‘중앙관서의 장’인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있다.
2)
피고가 권한 위임의 근거라고 주장하는 다음 각 법령의 규정들은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권한을 지방고용노동청장 또는 그 지청장에게 위임할 수 있는 법령상 근거가 될 수 없고, 달리 고용노동부장관이 지방고용노동청장 또는 그 지청장에게 그러한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령상 근거를 발견할 수 없다.
가) 보조금법 제38조, 구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4.
11. 5. 대통령령 제349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보조금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7조 각 호는 ‘보조금법 제31조의2에 따른 보조금의 지급 제한’, ‘보조금법 제33조의2에 따른 제재부가금의 부과’를 중앙관서의 장이 소속 관서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는 사무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구 보조금법 시행령 제17조 제6호가 ‘보조금법 제31조에 따른 보조금의 반환에 관한 처분’을 중앙관서의 장이 소속 관서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는 사무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보조금 반환처분과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은 근거조항이 서로 다르고 각 처분의 실질도 다른 점, 이 사건 처분 이후 구 보조금법 시행령이 2024. 11. 5. 대통령령 제34979호로 개정되면서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에 대한 명시적인 권한 위임 근거가 규정된 것은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사무의 하급행정기관의 장 등에 대한 위임 근거가 없다는 반성적 고려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위와 같이 개정된 시행령 제17조 제7호, 제9호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구 보조금법 시행령 제17조 제6호의 ‘보조금의 반환에 관한 처분’ 사무에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에 관한 사무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정부조직법 제6조 제1항과 이에 기한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이하 ‘행정위임위탁규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은 행정권한의 위임에 관한 일반적인 근거 규정이 된다(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누5287 판결,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3두3842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행정기관의 장이 위 각 규정에 따라 하급행정기관의 장 등에게 위임할 수 있는 권한은 행정위임위탁규정 제3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허가ㆍ인가ㆍ등록 등 민원에 관한 사무, 정책의 구체화에 따른 집행사무 및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사무로서 그가 직접 시행하여야 할 사무를 제외한 일부 권한’에 한정된다.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은 상대방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침익적 처분으로서 지급 제한기간이나 제재부가금액 등 처분의 내용에 관한 재량권이 행정청에게 부여되어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처분권한을 가진 행정청이 공ㆍ사익을 형량하여 재량판단을 하여야 할 재량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각 처분에 관한 사무권한이 행정위임위탁규정 제3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허가ㆍ인가ㆍ등록 등 민원에 관한 사무, 정책의 구체화에 따른 집행사무, 일상적 반복사무에 관한 권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정부조직법 제3조 제1항, 「고용노동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2조 제1항, 「고용노동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제14조 등은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설치 근거 또는 고용노동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인 지방고용노동청의 내부적인 사무분장을 정한 규정에 불과하다.
3)
따라서 고용노동부훈령인 「고용노동분야 국고보조사업 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관리규정’이라 한다) 제44조 제1항 제2호, 제47조 제1항이 고용노동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인 지방고용노동청장 또는 그 지청장을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가 ‘행정권한의 위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행정권한의 내부 위임’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이 내부 위임된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을 자기의 이름으로 행사하는 것이 위법한지 여부(적극)
1)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따르면, 행정권한의 위임 없이 내부 위임만 이루어진 위임관청의 권한을 수임관청이 자기의 이름으로 행사하는 행위는 처분권한의 귀속 주체를 정하고 있는 처분의 근거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2)
한편 ‘특별지방행정기관’은 특정한 중앙행정기관에 소속되어, 당해 관할구역 내에서 시행되는 소속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에 속하는 행정사무를 관장하는 국가의 지방행정기관으로서(정부조직법 제3조 제1항,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 제2조 제2호), 중앙행정기관을 대신하여 당해 관할구역 내의 행정사무를 수행한다는 특수성을 지닌다.
3)
그러나 특별지방행정기관이 내부 위임된 것에 불과한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을 자기의 이름으로 행사하는 행위가 처분권한의 귀속 주체를 정하고 있는 처분의 근거 법률을 위반한 것임은 다른 행정관청의 경우와 마찬가지이고, 위와 같은 특수성만으로 내부 위임된 권한의 위법한 직접 행사가 정당화된다고 할 수 없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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