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4도20470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등
1. 판결의 요지
피고인은 A택시협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의 설립 및 운영을 주도한 사람이고, 이 사건 직원들은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이거나 직원으로서 택시 운행 업무 또는 정비 업무를 수행한 사람들입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직원들에게 임금을 미지급하였다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인 택시운전기사들을 포함한 이 사건 직원들의 근로자성과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성(사업 경영 담당자)을 인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➀ 택시운전기사들이 이 사건 조합과 체결한 근로계약서 및 적용받은 취업규칙의 내용, 택시운전기사들이 받은 업무지시 및 근태관리, 납입 의무가 지워진 기준금의 액수, 보수의 산정 방식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협동조합이 아닌 택시운송사업자와 그 소속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일반적인 택시운수종사자 사이의 관계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 택시운전기사들은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와 아울러 근로자의 지위에도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되고, ➁ 피고인은 실질적으로 이 사건 조합을 사실상 경영하여 온 사업 경영 담당자로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나. 구 「협동조합 기본법」(2020.
3. 31. 법률 제17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의 판단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이와 같은 법리는 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의 조합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협동조합법에 따른 협동조합이란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ㆍ생산ㆍ판매ㆍ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으로(제2조 제1호), 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동의하고 그에 따른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조합원들로 구성된다(제20조).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협동조합법과 정관 등에 따라 의결권․선거권과 사업의 이용, 잉여금의 배당 등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조합원과 협동조합 사이의 조합관계에 관련된 것일 뿐이므로, 그러한 조합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관계의 존재 가능성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
오히려 협동조합은 사업 수행 과정에서 조합원과 사이에 조합관계 이외에도 다양한 법률관계를 맺을 수 있고, 여기에는 근로관계도 포함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조합원이 협동조합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조합원의 지위와 별도로 근로자로서의 지위도 인정될 수 있다. 이는 출자를 통해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나,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는 사유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되지는 않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7794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다)
택시운송사업자인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택시운수종사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앞서 본 근로자성 판단 요소들을 적용함에 있어 협동조합이 아닌 택시운송사업자 소속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일반적인 택시운수종사자와 비교할 때 업무 내용, 보수의 책정 및 지급 방식, 노무관리 등에 있어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봄과 아울러, 사업장 밖에서 근로함에 따라 업무수행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지휘․감독이 어려운 택시운전업무의 특성 등도 고려하여야 한다.
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서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확대한 취지 및 ‘사용자’의 한 유형인 ‘사업 경영 담당자’의 의미와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 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 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근로기준법이 그 법의 준수의무자인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 경영 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사업 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사람으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4도1309 판결 등 참조).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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