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일 화요일

[특허분쟁 등록정정] 화학발명의 진보성 판단에서 결합의 곤란성과 효과의 현저성이 있다고 본 판결


대법원 2020. 5. 14. 20172543 판결

1.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액정조성물 분야에서 액정 분자의 응답속도를 개선하고자 하는 기술적 과제 하에 중합성 화합물을 첨가하여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기술발달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여 기존의 액정조성물(VA 모드의 액정조성물) 선행발명 4 중합성 화합물을 포함한 선행발명 5 결합하는 것이 쉽고, 다만, 사건 정정발명에서는 선행발명 4, 5 결합으로 예측되는 효과에 비하여 현저하게 우수한 효과가 있으므로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통상의 기술자에게 VA 모드의 액정조성물에 중합성 화합물을 추가한다는 착상 자체는 이미 공지된 기술사상이어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겠지만, 구체적으로 선행발명 4 개시된 1, 2 성분에 선행발명 5 개시된 3 성분을 결합할 경우 1, 2 성분의 특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3 성분의 효과가 발휘될 것인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결합이 쉽다고 단정할 없다고 판단하였고, 따라서 원심이 결합이 쉽다고 점은 잘못되었지만 결론은 타당하다고 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 법리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인용되는 기술을 조합 또는 결합하면 당해 특허발명에 이를 있다는 암시, 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에 제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당해 특허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기술분야에 통상의 지식을 가진 (이하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 쉽게 그와 같은 결합에 이를 있다고 인정할 있어야 당해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3284 판결 참조).

3. 사실관계

. 명칭을액정조성물 액정표시소자 하는 사건 특허발명(특허번호 생략) 청구범위(2016. 7. 8. 특허심판원 201673호로 정정심판 청구된 ) 1(이하 사건 1 정정발명이라고 한다) 액정표시장치(LCD ) 사용되는 액정조성물에 관한 것이다.

. 사건 1 정정발명은 (1)  화합물 군에서 선택된 적어도 1개의 화합물인 1 성분, (V-HH-3) 화합물인 2 성분 (3)  화합물 군에서 선택된 적어도 1개의 화합물인 3성분으로 구성된다. 나아가 1 성분은 기본적으로 (1) 표현되는 화합물의 군에서 선택된 적어도 1개의 화합물이면서도, 추가로 (3-HB(2F,3F)-O2) 화합물 (3-HH1OB(2F,3F)-O2) 화합물 적어도 하나 이상의 화합물과 (3-HBB (2F,3F)-O2) 화합물을 반드시 포함하여야 한다.

. 사건 1 정정발명의 기술분야인 액정표시장치에 사용되는 액정조성물에 관하여는, 액정 분자의 응답속도를 개선하고자 하는 기술적 과제 하에 다음과 같이 기술발달이 이루어져 왔다.
1) 음의 유전율 이방성을 갖는 액정조성물을 활용하는 VA(Vertical Alignment) 모드에서는 전압 비인가시에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던 액정 분자들이 전압이 인가되면 수평으로 기울어지며 빛이 투과되어 화면을 있게 된다.

2) VA 모드에서 액정 분자들이 수평으로 기울어지는 속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중합 가능한 성분(이하중합성 화합물이라고 한다) 첨가하여 액정 분자의 선경사각 (pre-tilt angle) 유지하는 PSA(Polymer Sustained Alignment) 모드가 제시되었다.

. 사건 1 정정발명의 1, 2 성분은 위의 VA 모드를 구현하는 성분으로 선행발명 4 개시되어 있고, 3 성분은 PSA 모드 구현을 위한 중합성 화합물로 선행발명 4에는 개시되어 있지 않으나(차이점), 선행발명 5 개시되어 있다.

. 선행발명 5 비롯한 선행문헌들( 5, 6호증)에는, VA 모드의 액정조성물에 중합성 화합물을 추가하여 선경사각을 형성할 있다는 공지의 기술을 전제하면서도 기존의 액정조성물의 효과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중합성 화합물이 의도하는 효과를 내는 조합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 개시되어 있다.

. 원고들이 제출한 비교실험결과( 12호증) 의하면, 선행발명 5 제시되어 있는 P4 화합물과 P4 화합물의 액정조성물 일부를 사건 1 정정발명의 1 내지 3 성분으로 치환한 조성물 A 관하여 동일한 실험 조건에서 응답 시간을 측정한 결과, P4 화합물의 응답 시간은 18.3ms, 조성물 A 응답 시간은 13.0ms 개선 정도가 28.96% 나타난다.

. 그렇다면 통상의 기술자에게 VA 모드의 액정조성물에 중합성 화합물을 추가한다는 착상 자체는 이미 공지된 기술사상이어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겠지만, 구체적으로 선행발명 4 개시된 1, 2 성분에 선행발명 5 개시된 3 성분을 결합할 경우 1, 2 성분의 특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3 성분의 효과가 발휘될 것인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결합이 쉽다고 단정할 없다.

4. 법원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사건 1 정정발명의 1, 2 성분은 선행발명 4 존재하고, 3 성분은 선행발명 5 존재하는데, 사건 1 정정발명과 선행발명 4 차이점은 선행발명 4 선행발명 5 결합함으로써 쉽게 극복할 있다. 다만 사건 1 정정발명에는 선행발명 4, 5 결합으로 예측되는 효과에 비하여 현저하게 우수한 효과가 있으므로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원심이 선행기술들의 결합에 의한 효과 예측이 어려운 화학발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양자의 기술분야, 해결과제 등이 공통된다는 점을 들어 선행발명 4 선행발명 5 결합하는 것이 쉽다고 것은 다소 부적절하지만, 결과적으로 선행발명 4, 5 결합하더라도 사건 1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것은 정당하다. 또한 원심의 판시에 비추어 선행발명 5 선행발명 4 결합함으로써 사건 1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의 주장 역시 배척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판단을 누락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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