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다213579(본소), 2025다213580(반소) 전기요금 청구의 소(본소), 부당이득금(반소)
1. 판결의 요지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는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전기사업법에서 정한 전기판매사업자이고,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는 도축장인 A공판장, B공판장, C공판장, D공판장(이하 ‘이 사건 각 공판장’)을 운영하는 법인임. 원고는 2014. 12. 내지 2015. 1.경 기본공급약관 시행세칙에 ‘도축장 전기요금 할인 특례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 조항’)을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축산물 위생관리법」 제22조 제1항·제2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에 따라 도축허가를 받은 사업장에 대하여 전기요금의 20%를 할인하고, 위 할인은 2015. 1. 1.부터 2024. 12. 31.까지 적용한다’는 것이었음. 피고는 2015. 1.경부터 이 사건 특례 조항 신설에 따라 도축수수료를 인하하였고, 원고는 2015년경부터 이 사건 각 공판장에 관하여 ‘부분육 공정 시설 부분’을 포함한 전기요금에 대하여 이 사건 특례 조항을 적용해 20%를 할인한 전기요금을 청구하였음. 2018년 초경 도축장 외 포장 등 도축 과정 이외의 설비가 혼재되어 있음에도 내선분리 없이 이 사건 특례 조항에 따라 전기요금을 할인받은 사례가 내부적으로 문제되자, 원고는 도축장에 대한 현장 조사를 거쳐 피고에게 ‘부분육 공정 시설은 이 사건 특례 조항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부분육 공정 시설의 전기설비를 분리할 것’을 요청함. A공판장, B공판장, C공판장은 부분육 공정 시설의 전기설비를 분리하였으나, D공판장은 부분육 공정 시설의 전기설비를 분리하지 않았음.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D공판장의 전기요금 기할인분 중 부분육 공정 시설의 전기용량에 해당하는 부분을 추가로 납부할 것을 구하는 본소를 제기하자, 피고가 이 사건 특례 조항의 적용 등을 주장하며 이 사건 각 공판장의 전기요금 중 일부의 반환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한 사안임
☞ 원심은,
이 사건 특례 조항은 도축 공정 시설에만 적용될 뿐 부분육 공정 시설에까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고가 피고와의 전기공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특례 조항을 잘못 적용하여 종전에 과소 징수한 부분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일부 지연손해금 부분을 제외한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를 인용하는 한편, 피고의 반소청구 중 이 사건 특례 조항이 부분육 공정 시설에 적용됨을 전제로 하는 부분은 이유 없으나 D공판장의 도축 공정 관련 전기요금에 대하여는 이 사건 특례 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아 피고의 반소청구를 일부 인용하였음
☞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이 도축 공정 시설과 구별되고 별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육 공정 시설에 대해서는 이 사건 특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원고가 상당한 시간 경과 후 부분육 공정 시설을 이 사건 특례 조항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특례 조항의 해석을 달리하여야 한다거나 선행행위와 모순되는 행위로서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2. 적용법리
가. 약관의 해석상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및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해석한 결과 약관 조항이 일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이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해당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별 계약 당사자가 의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하지 않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ㆍ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리고 특정 약관 조항을 그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약관 조항의 문언이 갖는 의미뿐만 아니라 그 약관 조항이 전체적인 논리적 맥락 속에서 갖는 의미도 고려해야 한다.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해당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반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해석한 결과 약관 조항이 일의적으로 해석된다면 약관 조항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4다232784 판결, 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3다283913 판결 등 참조).
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됨을 이유로 당사자의 주장을 배척하거나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한 요건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음에도,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는 주장을 하거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른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를 이유로 그 일방의 주장을 배척하거나 권리행사를 부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0다13856 판결, 대법원 2024. 3. 28. 선고 2019다253700 판결 등 참조).
정회목 변호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