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1다310873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
1. 사실관계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1)
원고는
2013. 7.경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기존 구동장치와는 사양과 성능, 내․외관의 구조가 다른 이 사건 구동장치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였다
(2)
피고는
2014년부터
2016. 4.경까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구동장치를 구입한 다음 이를 이용해 리프터 완제품 등을 제작하여 여러 업체에 판매하였다. 이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이 사건 구동장치를 이용해 제작한 리프터 완제품의 안전인증 서면심사를 받을 때 제출할 수 있도록 피고에게 이 사건 구동장치 도면 파일을 전자메일로 전송해 주었다.
(3)
피고는 안전인증 서면심사용으로 제공받은 이 사건 구동장치 도면 파일을 중국 업체에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중국 업체를 통해 이 사건 구동장치와 사양과 성능, 내․외관의 구조 등이 동일하거나 거의 유사한 구동장치를 제작하게 한 후 이를 수입하여 리프터 완제품을 제작․판매하였다.
(4)
피고는 중국 업체로부터 이 사건 구동장치를 대체할 구동장치를 수입할 무렵부터 더 이상 원고로부터 이 사건 구동장치를 구입하지 않음으로써 원고를 공급처에서 배제하였다. 이를 통해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구동장치를 구입하는 것과 비교하여 구입비용을 절감하는 이익을 얻었고, 원고는 피고와 거래가 중단됨으로써 거래가 계속되었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잃는 손해를 입었다.
(5)
이 사건 구동장치 도면 파일은 원고가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얻게 된 성과에 해당하고, 피고가 이 사건 구동장치 도면 파일을 그 제공 목적을 넘어 이 사건 구동장치를 대체할 구동장치를 제작할 목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원고를 공급처에서 배제한 것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어긋난다.
2. 적용법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은 그 보호대상인 ‘성과 등’의 유형을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유형물뿐만 아니라 무형물도 이에 포함되고, 종래 지식재산권법에 따라 보호받기 어려웠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다. ‘성과 등’을 판단할 때에는 위와 같은 결과물이 갖게 된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결과물에 화체된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결과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성과 등이 속한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침해된 경제적 이익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public domain)에 속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위 (카)목이 정하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권리자와 침해자가 경쟁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지, 권리자가 주장하는 성과 등이 포함된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의 내용과 그 내용이 공정한지, 위와 같은 성과 등이 침해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시장에서 대체될 수 있는지,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성과 등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지, 수요자나 거래자의 혼동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 대법원 2020. 3. 26. 자 2019마6525 결정 참조).
3. 법원의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손해배상액 산정
(1)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2항은 부정경쟁행위로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한 자가 침해행위로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액을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의 손해액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침해자가 받은 이익’이란 침해자가 침해행위로 얻게 된 것으로 그 내용에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특허법에 관한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다1831 판결 참조) 부정경쟁행위의 모습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산정될 수 있고, 반드시 침해품의 판매를 통해 얻은 이익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타인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완제품을 제조함으로써 타인의 성과 등을 적법하게 사용한 경우에 비해 완제품 제조비용을 절감한 경우에는 비용 절감으로 인한 이익을 침해자의 이익으로 볼 수도 있다. 한편 원고가 실제로 입은 손해가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2항에 따른 추정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추정의 전부 또는 일부가 뒤집어질 수 있으나, 추정을 뒤집기 위한 사유와 그 범위에 관해서는 피고가 주장․증명을 해야 한다(상표법에 관한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5다75002 판결 참조).
(2)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부정경쟁행위로 구동장치 1대당 1,142,000원의 구입비용을 절감하는 영업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합계 341,458,000원(= 1,142,000원 × 299대)의 이익을 얻었고, 이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에 따라 원고의 손해액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2항에 따른 손해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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