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5도12357 결혼중개업의관리에관한법률위반
1. 판결의 요지
국제결혼중개업의 등록을 하고 결혼중개업을 영위하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 팀장, 직원인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소개하려는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얼굴, 키, 몸무게 등을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전송하는 등 전기통신을 통하여 일반인에게 알리거나 제시함으로써 국가ㆍ인종ㆍ성별ㆍ연령ㆍ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 등의 광고를 하였다는 결혼중개업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①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결혼중개업자는 이 사건 회사임이 분명한데,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 1에 대하여 형법 제33조를 직권으로 추가하여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 1의 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하고, ②
이 사건 회사의 팀장, 직원인 피고인 2, 3은 이 사건 회사와 공동정범 관계에서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위반행위를 하였다고 전제하면서, 피고인 2, 3에 대하여 이 사건 벌칙 규정 및 형법 제33조, 제30조를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결혼중개업자는 이 사건 회사로서, 그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나, ②
피고인
2, 3은 이 사건 회사의 해당 업무를 실제로 집행한 자로서 그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위반행위를 한 실제 행위자에 해당한다면, 결혼중개업법 제27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비로소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을 뿐이지, 결혼중개업자가 아닌 피고인 2, 3에 대하여 법인 사업주인 이 사건 회사와 공소사실 기재 행위에 관한 공동정범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형법 제33조, 제30조를 적용하여 이 사건 벌칙 규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으며, ③
원심으로서는 검사에게 석명권을 행사하여 결혼중개업자가 아닌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결혼중개업자에게 적용되는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직접 적용을 전제로 한 것’인지, 아니면 피고인들이 비록 결혼중개업자는 아니더라도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위반행위를 공모하여 저지른 실제 행위자들에 해당하여 행위자 처벌규정으로 기능하는 결혼중개업법 제27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인지 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고, 만약 양벌규정의 적용을 전제한 것이라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위반행위를 공모하여 저지른 실제 행위자들에 해당하는지 등에 관하여 심리․판단한 다음 피고인들의 죄책을 가렸어야 함에도, 원심은, 양벌규정에서 법인 사업주와 행위자의 관계에 대하여 형법 총칙의 공범 관계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벌칙 규정으로만 공소제기한 것이고 행위자 처벌규정으로 기능하는 양벌규정으로는 공소제기하지 않았다고 단정하여 필요한 석명과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들이 실제 행위자들로서 공모하여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은 무죄로, 이 사건 회사의 팀장, 직원인 피고인 2, 3에 대한 공소사실은 법인 사업주와의 공범으로 보아 유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가.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결혼중개업법’) 제26조 제2항 제6호, 제12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결혼중개업자’의 의미와 범위
1) 가)
결혼중개업법은 결혼중개업을 건전하게 지도ㆍ관리하고 결혼중개업 이용자의 피해를 예방하여 그 이용자를 보호함으로써 건전한 결혼문화 형성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결혼중개업’이란 수수료ㆍ회비, 그 밖의 금품을 받고 결혼중개를 업으로 행하는 것을 말하고(같은 법 제2조 제2호), ‘결혼중개업자’란 ‘결혼중개업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국내결혼중개업의 신고를 하거나 같은 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국제결혼중개업의 등록을 한 자’를 말한다(같은 법 제2조 제5호). 이와 같이 결혼중개업법은 결혼중개업의 건전한 지도ㆍ관리 등을 위하여 ‘국내결혼중개업을 하고자 하는 자’에게 일정한 기준을 갖추어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도록 하고(제3조 제1항), ‘국제결혼중개업을 하고자 하는 자’에게 일정한 기준을 갖추어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하도록 한 다음(제4조 제1항), 이러한 신고 또는 등록을 마친 ‘결혼중개업자’에게만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제8조, 제9조, 제10조, 제10조의4, 제12조, 제14조 등). 이 외에도 결혼중개업법은 ‘국제결혼중개업자’(제10조의3, 제10조의5, 제11조, 제12조의2, 제15조 제2항, 제24조의3 제2항 등) 또는 ‘결혼중개업에 종사하거나 종사하였던 자’(제13조)에게만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을 두는 등 각 금지ㆍ의무규정의 구체적인 취지에 따라 개별 규정마다 그 적용 대상자를 달리 정하고 있고, 그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또한 시정 명령, 등록 취소, 영업소 폐쇄, 영업 정지, 형사처벌, 과태료 등으로 달리 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결혼중개업법 제12조 제1항은 “결혼중개업자는 거짓ㆍ과장되거나 국가ㆍ인종ㆍ성별ㆍ연령ㆍ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 또는 인신매매나 인권 침해의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여 그 적용 대상자를 ‘결혼중개업자’로 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6조 제2항 제6호는 같은 법 제12조 제1항을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결혼중개업법의 입법 목적과 규정 체계, 금지규정인 결혼중개업법 제12조 제1항 및 벌칙규정인 같은 법 제26조 제2항 제6호의 문언과 형식, 결혼중개업법 제12조 제1항이 그 적용 대상자를 결혼중개업자로 한정하여 거짓ㆍ과장된 표시ㆍ광고의 금지 등의 의무를 부과한 취지 및 그 의무의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결혼중개업자’란 결혼중개업법 제3조 제1항, 제4조 제1항에 따라 국내결혼중개업의 신고를 하거나 국제결혼중개업의 등록을 하고, 수수료ㆍ회비, 그 밖의 금품을 받고 결혼중개를 업으로 함으로써 그 영업으로 인한 이익귀속주체가 되는 ‘사업주’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결혼중개업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국제결혼중개업의 등록을 한 자가 ‘법인’이라면 그 법인 사업주가 결혼중개업자가 되고, 그 법인의 대표자나 대리인, 사용인, 종업원 등은 결혼중개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나. 결혼중개업법 제27조 양벌규정의 취지 및 위 양벌규정이 결혼중개업자인 법인 사업주에 대한 처벌의 근거 규정이 되는지 여부(적극) / 양벌규정에서의 법인 사업주와 행위자의 관계에 대하여 형법 총칙의 공범 관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나)
결혼중개업법 제27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6조 제2항 제6호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이 사건 벌칙 규정이 적용되는 결혼중개업자가 아니면서 해당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가 있을 때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적용 대상자를 해당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에게까지 확장함으로써, 그러한 자가 해당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이 사건 벌칙 규정의 위반행위를 한 경우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행위자의 처벌규정임과 동시에 그 위반행위의 이익귀속주체인 결혼중개업자에 대한 처벌규정이다(대법원 1999. 7. 15. 선고 95도287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156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결혼중개업자가 법인 사업주인 경우에 양벌규정 등 법률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실제 위반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위반행위의 이익귀속주체가 되는 법인 사업주에 대하여도 처벌을 할 수 있다.
다만 이때의 ‘행위자가 아닌 법인’은 국가형벌권 행사의 대상으로서 구성요건에서 정한 위반행위의 방지를 위한 주의와 감독의 해태 등을 근거로 별도의 형벌규정에 따라 법인의 직접책임 또는 자기책임에 기초하여 처벌되는 것이므로, 양벌규정에서의 법인 사업주와 행위자의 관계는 2인 이상이 가공하여 공동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공범관계에 있는 자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대법원 2025. 5. 1. 선고 2024도15290 판결 참조). 따라서 그러한 ‘법인 사업주’와 ‘행위자’의 관계에 대하여 형법 총칙의 공범 관계에 관한 규정의 적용은 배제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 하나의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적용법조’가 상이한 구성요건이나 법률적 평가를 전제로 하는 등 조화롭지 않거나 부정합성을 드러내어 유ㆍ무죄 등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에 이른 경우, 법원으로서는 검사에게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의 문제점이나 오류 등에 관한 석명을 요구하여 공소장을 올바르게 보완하도록 한 다음 이에 따라 충실하게 심리ㆍ판단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적극)
2) 불고불리의 원칙상 검사의 공소제기가 없으면 법원이 심판할 수 없는 것이고, 법원은 검사가 공소제기한 사건에 한하여 심판을 하여야 하므로, 검사는 공소장의 공소사실과 적용법조 등을 명백히 함으로써 공소제기의 취지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리고 검사가 어떠한 행위를 기소한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공소장의 기재 자체를 기준으로 하되, 심리의 경과 및 검사의 주장 내용 등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공소제기의 취지가 명료할 경우 법원이 이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할 필요는 없으나, 공소제기의 취지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라면 법원은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의하여 검사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를 명확하게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0468 판결,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4도2727 판결, 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7도3448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은 제254조 제3항에서 공소제기 시 공소장에 죄명, 공소사실뿐만 아니라, 적용법조를 기재하여 공소의 범위를 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298조에서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고(제1항), 법원은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또는 변경을 요구하여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여, 소송 계속 중 공소제기한 범죄사실에 대한 법률적 구성이나 적용법률이 달라질 경우의 조치에 관하여 정해두고 있다. 공소장에 이와 같이 적용법조를 필수적으로 기재하도록 하는 이유는 공소사실의 법률적 평가를 명확히 하여 공소의 범위를 확정하는 데 보조기능을 하게 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고자 함에 있다. 따라서 동적․발전적인 성격의 형사소송절차 진행 과정에서 하나의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적용법조’가 상이한 구성요건이나 법률적 평가를 전제로 하는 등 조화롭지 않거나 부정합성을 드러내어 유․무죄 등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법원으로서는 검사에게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의 문제점이나 오류 등에 관한 석명을 요구하여 공소장을 올바르게 보완하도록 한 다음 이에 따라 충실하게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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