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도7193 판결
1.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피고인이 도주하는 방법으로 차량 블랙박스 확인을 위한 임의동행 요구를 거부하였더라도 이미 착수한 음주측정에 관한 직무를 계속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도주를 제지하는 것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에 관한 일련의 직무집행 과정에서 이루어진 행위로써 정당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음주측정을 위해 도주하는 피고인을 추격하여 도주를 제지한 것을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보아 공무집행방해죄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이 타당한지 여부(적극)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은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의 여부를 호흡조사에 의하여 측정할 수 있고, 이 경우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만취한 상태로 시동이 걸린 차량 운전석에 앉아있는 피고인을 발견하고 음주측정을 위해 하차를 요구함으로써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이 정한 음주측정에 관한 직무에 착수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이 차량을 운전하지 않았다고 다투자 경찰관이 지구대로 가서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하자고 한 것은 음주측정에 관한 직무 중 ‘운전’ 여부 확인을 위한 임의동행 요구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도주한 것을 임의동행 요구에 대한 거부로 보더라도, 경찰관이 음주측정에 관한 직무를 계속하기 위하여 피고인을 추격하여 도주를 제지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에 관한 일련의 직무집행 과정에서 이루어진 행위로써 정당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
3.
사실관계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에서, 경찰관 이○○이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한 것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근거한 적법한 직무집행이고, 정당한 이유 없이 위와 같은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면서 경찰관 이○○을 폭행하였다면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경찰관 이○○,
황○○은 음주운전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여 만취한 상태로 시동이 걸린 차량의 운전석에 앉아있는 피고인을 발견함.
② 경찰관들이 순찰차에서 내려 피고인의 차량에 다가가 피고인에게 음주운전을 했다는 신고가 있으니 음주측정을 위해 차량의 시동을 끄고 내리라고 요구했지만 피고인은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하차하지 않았고, 이에 경찰관이 신고자에게 연락하여 피고인이 운전하는 것을 목격하였는지 물어 차량이 10㎝ 정도 움직였다는 답변을 들었음. 당시 경찰관이 음주감지기 내지 음주측정기를 직접 소지하지는 않았지만 근처에 주차된 순찰차에 보관하고 있었음.
③ 경찰관이 하차를 계속 거부하는 피고인에게 지구대로 가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을 재생하여 보는 방법으로 운전 여부를 확인하자고 하자 피고인은 명시적인 거부 의사표시 없이 차량에서 내리더니 곧바로 도주하였음.
④ 경찰관 이○○이 피고인을 10m 정도 추격하여 피고인의 앞을 가로막는 방법으로 제지한 뒤 ‘그냥 가면 어떻게 하느냐’는 취지로 말하자 피고인이 위 경찰관의 뺨을 때렸고, 계속하여 도주하고 폭행하려고 하자 경찰관이 피고인을 공무집행방해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였음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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