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2두67357 양도소득세경정거부처분취소
1. 판결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을 포함한 상속재산에 대하여 상속세 과세표준 및 세액을 각 ‘0원’으로 신고하였다가(과세관청은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이 사건 각 부동산의 가액을 평가하고 ‘과세미달’로 결정함), 나중에 상속재산 양도 후 양도소득세를 신고할 때에는 해당 상속재산의 취득가액을 소급감정가액으로 하여 양도소득세 감액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습니다. 이에 피고는 2020. 2. 11. 자로 개정된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에 따라 양도소득세 취득가액을 세무서장이 과거 상속세과세표준결정에서 정한 상속재산가액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경정청구를 거부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상증세법 제77조에 따라 세무서장 등이 같은 법 제76조에 따라 결정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상속인 등에게 통지하였어야 하는데 이러한 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인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처분, 즉 양도소득세 경정청구 거부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이 사건 소송에서 상속세과세표준에 관한 결정의 적법ㆍ타당 여부를 다투거나 위 결정에서 정한 가액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상속개시일 당시의 시가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 세무서장 등이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라 결정ㆍ경정한 가액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취득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의제된다는 피고 주장을 배척한 다음, 제1심 감정인의 감정평가액이 상속개시일 현재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시가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에 해당하고, 나아가 위 감정평가액이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 본문 및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취득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의제된다고 보아, 이를 기초로 산정하였을 때 피고가 원고에게 환급하여야 할 양도소득세액이 원고가 경정청구를 구한 세액을 초과하게 된다는 이유로 양도소득세 경정청구 거부처분 전부를 취소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이 사건 규정의 법문은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라 세무서장 등이 결정ㆍ경정한 가액이 있는 경우 그 결정ㆍ경정한 가액으로 한다’고만 되어 있을 뿐 상증세법 제77조에 따른 결정ㆍ경정의 통지를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심이 위 제77조에 따른 결정ㆍ경정의 통지가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이라고 본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지만, 세무서장이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라 상속세과세표준에 관한 결정을 하면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하여 정한 가액(216,048,000원)은 제1심 감정인의 감정평가액(729,709,000원)과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금액으로서 상속개시일 현재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시가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본 것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상속받은 재산의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때,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해당 자산의 상속 당시 시가가 증명된 경우 그 시가를 기준으로 정당한 양도차익과 세액을 산출하여야 한다는 법리가, 과세관청이 과거 해당 상속재산의 가액을 결정ㆍ경정한 바가 있음을 이유로 구 소득세법 시행령(2021. 2. 17. 대통령령 제314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음) 제163조 제9항 본문 두 번째 괄호 부분을 적용하여 과세처분을 한 경우에도 그 결정ㆍ경정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로 인정되지 않는 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가.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 본문에 의하면, 자산 취득에 든 실지거래가액에 관한 소득세법 제97조 제1항 제1호 (가)목 본문의 규정을 상속받은 자산에 대하여 적용함에 있어서는 ‘상속개시일 현재 상증세법 제60조부터 제6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가한 가액’을 취득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그 두 번째 괄호 부분에서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라 세무서장 등이 결정ㆍ경정한 가액이 있는 경우 그 결정ㆍ경정한 가액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이하 위 괄호 부분을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나.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20.
12. 22. 법률 제176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60조 제1항, 제2항은 상속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에 따르되, 그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고, 수용가격ㆍ공매가격 및 감정가액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시가로 인정되는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3항은 ”제1항을 적용할 때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재산의 종류, 규모, 거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에 규정된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라고 규정하여,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이른바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여 상속재산의 가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규정에서 들고 있는 구 상증세법 제76조는 “세무서장 등은 제67조나 제68조에 따른 신고에 의하여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한다. 다만,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거나 그 신고한 과세표준이나 세액에 탈루 또는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그 과세표준과 세액을 조사하여 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 상속받은 재산의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때, 과세관청이 비록 해당 자산의 상속 당시 시가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당 자산의 취득가액을 개별공시지가로 평가하여 과세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과세처분 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해당 자산의 상속 당시 시가가 증명된 때에는, 그 시가를 기준으로 정당한 양도차익과 세액을 산출한 다음 과세처분의 세액이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시가’란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의미하지만, 이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격도 ‘시가’로 볼 수 있고, 그 가액이 소급감정에 의한 것이라 하여도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두875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과세관청이 과거에 구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라 해당 상속재산의 가액에 대해 결정한 바가 있음을 이유로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여 과세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로 인정되지 않는 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상속인이 상속으로 인해 받은 재산 자체는 존재하지만 상속공제의 적용 등으로 인하여 납부할 상속세액이 ’0원‘인 경우, 당장은 상속인에게 조세부담이 생기지 아니하고, 상속재산의 양도 여부 및 그 시기를 비롯하여 양도소득세 부담이 얼마가 될 것인지는 장래의 불확실한 사정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상속인으로서는 양도소득세 단계에 이르러 실제 세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해당 과세처분을 다투면 된다고 생각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현실에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만일 이 사건 규정을 ‘상증세법 제76조에 따른 세무서장 등의 상속재산가액의 결정ㆍ경정이 시간적으로 선행하기만 하면, 양도소득세 과세단계에 이르러 위 결정 등에서 정하여진 가액이 무조건적으로 해당 자산의 취득가액으로 의제된다’고 해석하게 되면, 납부할 상속세액이 ’0원‘인 경우 상속세과세표준결정에서 정하여진 상속재산의 가액에 대하여 납세의무자가 사법적으로 불복할 수 있는 기회가 상속세와 양도소득세 과세단계 모두에서 사실상 박탈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그러므로 납세의무자인 국민의 헌법상 재산권 및 재판을 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기 위해서는, 세무서장 등이 상속재산에 대하여 결정ㆍ경정한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충족한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이 사건 규정의 적용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로써 납세의무자는 적어도 양도소득세 과세단계에 이르러는 양도차익에서 공제되는 해당 상속재산의 ‘취득 당시의 시가’에 관하여 다툴 수 있는 기회를 실질적으로 부여받아 양도소득세 부담이 과다하게 지워지는 불이익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러한 결과는 소득세법상 응능부담의 원칙이나 헌법상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2)
이 사건 규정은, 상속세 과세단계에서의 상속재산가액의 산정기준과 양도소득세 단계에서의 취득가액 산정기준이 서로 불일치하는 현상을 양도소득세 단계에서 바로잡기 위해 도입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입법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상속세과세표준결정 당시 세무서장 등에 의하여 결정된 상속재산의 가액을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취득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으로 보게 되는 것은, 해당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이 충족될 것을 전제로 한다고 새기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넘어서서 종전 상속세과세표준결정에 존재하는 잘못을 양도소득세 과세단계에 이르러 납세의무자가 다투는 것을 무조건 차단하기 위한 목적 및 취지하에 이 사건 규정이 도입되었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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