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1일 월요일

[형사재판] 보이스피싱 범행 전반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 등을 알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것임을 미필적으로 인식 또는 예견하였음 등을 이유로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한 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 6. 14. 선고 2019고단852 판결

1. 범죄사실

전화금융사기(일명 보이스피싱) 전체적인 범죄를 계획하고 지시하는총책’, 피해자를 기망, 공갈하는유인책’, 대포통장 또는 현금카드, 범행 계좌 등을 모집하고 전달하는모집 전달책’, 현금지급기에서 피해자들이 이체한 돈을 인출하거나 직접 전달받는인출책’, 인출책으로부터 현금을 교부받아 국내 혹은 국외의 총책에게 전달하는현금전달책’, 입금된 범죄수익금을 전달하는송금책 여러 단계의 점조직을 갖추어 지능적으로 이루어지는 조직적인 범행이다.

피고인은 2019. 1. 중순경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모집책으로부터해외 비트코인을 대신 구매해주는 구매대행 업체다. 고객을 만나 돈을 받아 지정하는 계좌로 무통장 입금을 하면 해당 금액의 1% 보수로 지급하겠다.’ 제의를 받고, 사실은 제안이 보이스피싱 범행을 하는 것일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도와주기로 승낙하였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유인책은 2019. 2. 21.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B에게 전화로국민은행 직원인데 정부정책 자금으로 3%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 먼저 기존 대출금을 지정하는 계좌로 상환해라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성명불상의 유인책은 국민은행 직원이 아니었고,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을 의사였을 피해자에게 대출을 정상적으로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의 유인책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9. 2. 25. 11:36 C 명의의 새마을금고 계좌로 1,800 원을 교부받았다.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모집책의 지시를 받고 2019. 2. 25. 12:50 서울 성북구에서 C 만나 ‘D 대리가 보내서 왔다라고 하면서 금원을 받아 무통장 입금시키려고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

2. 법원의 판단

. 판단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킨다. 그리고 방조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하나, 이와 같은 고의는 내심적 사실이므로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것이며, 또한 방조범에 있어서 정범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충분하다(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9500 판결 참조).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그로부터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피고인이 성명불상자 등에 의하여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보이스피싱 범행 전반에 대하여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 등을 모두 알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것임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는 인식 또는 예견하였음에도 이를 용인하면서 사건 범행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수 가담자들의 분업적 실행을 통해 범행을 저지르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비교적 오랜 기간 계속되어 왔고, 언론보도 등을 통하여도 대략적인 모습이나 폐해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단순히 타인으로부터 돈을 전달받아 지정된 계좌에 입금하는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 전달한 금액의 1% 해당하는 돈을 보수로 받는다는 것은 업무의 난이도 등에 비해 매우 이례적으로 높은 대가를 지급받는 것이어서, 대가만 보더라도 이는 합법적인 일에 대한 것이 아님을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돈을 주고받는 사람들끼리 직접 계좌이체를 하는 다른 간편하면서도 안전한 거래방법들이 있음에도 서로 신원을 없는 사람들을 통해 현금을 주고받고, 돈을 다시 신원을 모르는 다수의 입금자 명의로 나누어 입금하는 방법으로 돈을 주고 받는다는 것은 오늘날 정상적인 금융거래방법이라고는 도저히 없을 만큼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에게 현금 전달을 제안한 성명불상자(일명동실장’) 관하여 ### 내지 ##메신저를 통한 연락처 외에는 사실상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성명불상자가 재직한다고 주장한 ‘## 컨설팅 실재 여부, 이례적으로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납득할 만한 이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주고받는 이유 등에 대하여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성명불상자의 제안을 승낙하고 사건 범행으로 나아갔다.
피고인의 구체적인 범행내용이나 수법 등을 보더라도, i) 피고인은 성명불상자로부터 현금을 받은 다음 피고인이 받을 대가(수수료) 상당액을 나머지 금액만을 전달한 , ii) 피고인은 오직 '##메신저 통해 돈을 전달해 주는 사람의 용모나 복장 특징, 전달받을 금액, 금액을 입금할 계좌 입금명의인의 인적사항 등을 지시받아 지시에 따라 돈을 받아 입금하였고, 과정에서 수시로 현재 위치, 돈의 전달 입금 여부 등을 보고한 , iii) 피고인은 10일간 20 이상 위와 같은 행위를 반복하였는데, 그동안 매번 피고인에게 돈을 사람이 다르고, 그럼에도 전달자의 인적사항에 관하여도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전달자를 만나면 피고인 역시 아무런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은 나아가동실장으로부터 지시받은 대로## 대리가 보낸 사람이다’, ‘정## 팀장이 보낸 사람이다’, ‘## 대리가 보낸 사람이다‘, ‘## 대리가 보낸 사람이다’라는 그때그때 다른 허위의 내용을 말하기까지 , iv) 피고인은 전달받은 돈을 입금할 동실장으로부터 지시받은 대로 다수의 인적사항(성명 아니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까지 포함되어 있다) 참칭하여 여러 명의 사람들이 소액씩 입금하는 것처럼 분산 입금하는 방법을 취했고, 입금자들 명의 역시 계속하여 변동하였던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거래라고는 도저히 없는 사정들이 다수 존재한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이례적인 사정들에 대하여 단지비트코인(암호화폐) 거래의 관행이라고 생각했다 주장하는데, 피고인이 실제 비트코인의 거래방식이나 관행 등에 대하여는 동실장에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일이냐고 물어본 외에는 달리 알아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양형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행은 범행은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조직적, 계획적, 지능적으로 이루어지는 범죄로서 경제적ㆍ사회적 약자들을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아 궁박한 처지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더욱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한다. 피해 회복 또한 용이하지 않을 아니라, 일반 사회구성원의 국가기관, 금융기관 등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그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폐해가 매우 크다.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조직적·전문적으로 저지르는 자들의 현금수금책으로서의 역할을 분담하여 그들의 범행을 방조한 것으로서,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공범인 성명불상자가 편취한 돈을 궁극적으로 취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것이다.

다만, 피고인이 가담한 것으로 공소가 제기된 사기방조범행이 1회에 그쳤고, 범행으로 인한 피해금액은 결과적으로 피해자에게 반환된 것으로 보이는 ,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의 전화금융사기범죄를 확정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만한 증거는 없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사건 기록 공판과정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참작하여 징역1년의 실형을 정한다.

정회목 변호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