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9. 27. 선고
2013가합27850
판결
1.
사실관계
가. 원고의 자전거 보관대 디자인
원고회사는 자전거 보관대에 관한 일련의 디자인을 하였습니다. ‘디자인1’은 2006. 2.경 완성하여 홈페이지에 게시하였고, 디자인2를 적용한 제품은 2007년도 제품 카탈로그에 수록하였고, 디자인3을 2010.경 완성한 후 적용 제품을 2011년도 제품 카탈로그에 인쇄하였습니다. 디자인 등록이나 저작권 등록은 하지 않았습니다.
나. 디자인 모방제품에 관한 법적분쟁 및 쟁점
피고가 2011. 7.경 아파트 신축현장에 피고 제품1인 자전거 보관대를 50개를, 2012. 7.경 다른 아파트 현장에 피고 제품2와 3을 설치하였습니다. 피고제품의 디자인이 원고 제품과 같거나 유사하였습니다. 디자인 등록이 없었기 때문에 디자인권 침해는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원고는 자신의 디자인을 저작물로 보고 저작권 침해주장 및 상품형태 모방으로 인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가. 저작권 성립 및 침해여부
법원은 원고의 디자인1만을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독자성을 인정할 수 없어 저작물성을 부인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원고의 디자인1에 대해서는 피고제품의 실질적 유사성과 의거성을 인정하여 저작권 침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부정경쟁방지법상 상품형태 모방여부
원고의 디자인3만이 상품형태가 갖추어진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해당하므로 상품형태로써 보호받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피고 제품이 원고의 디자인3에 완전 동일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동일한 상품형태로서 모방으로 인정하였습니다.
3.
손해액의 산정
가. 저작권 침해 부분
원고는 피고가 디자인1을 침해하여 10개 들이 제품 40개, 7개 들이 제품 11개를 설치하였고, 10개 들이 제품의 경우 견적단가 3,780,000원, 제작단가 2,750,000원, 이익 1,030,000원이고, 7개 들이 제품의 경우는 견적단가 3,400,000원, 제작단가 2,420,000원, 이익 980,000원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합계 51,980,000원(= 1,030,000x40개 + 980,000원x11개)의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126조에는 “법원은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제125조의 규정이 따른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때는 변론의 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피고의 침해태양, 피고의 침해 대수, 원고의 손해액 주장 등을 고려하여 원고의 디자인1의 제품에 대한 기여도를 10%로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주장한 위 손해액의 10%만을 인정하여 5,000,000원을 원고의 손해로 판단하였습니다.
여기서 법원은 권리자가 주장하는 이익액의 10%만을 인정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실무상으로는 손해배상 소송을 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입니다. 재판부에 어떤 논리로 높은 비율을 적용하도록 설득할 것인지가 손해액수의 규모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나. 부정경쟁방지법의 상품형태 모방 부분
원고는 디자인3의 경우 견적단가 6,000,000원, 제작단가 4,100,000원, 이익 1,900,000원이므로 74,100,000원(=1,900,000원 x 39개)의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5항에 따라 재량으로 다음과 같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하였습니다. 피고의 침해태양, 피고 제품의 개수, 원고의 손해 주장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디자인3의 제품에 대한 기여도를 50% 정도로 보아 원고 주장의 50% 상당에 해당하는 39,000,000원을 손해액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저작권 부분과 동일하게 법원은 50%로 인정한 근거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3.
시사점
손해배상액 산정을 법원의 재량으로 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재판부 마음대로 정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재판부의 자유심증으로 손해액수를 결정하지만 합리적, 논리적 근거가 있다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습니다. 결국 당사자로서는 직접적 증거나 사실뿐만 아니라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는 간접사실 등을 빠짐없이 충실하게 제출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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