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판결은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의 의료기관 1인 1개설
및 운영 원칙에 위반한 행위의 의미 및 판단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판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의료법 제4조 제2항은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은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의 금지규정을 ‘1인 1개설․운영 원칙‘이라 한다).
이러한 의료법의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1인 1개설․운영 원칙에 반하는 행위 중, 의료기관의 중복 개설이란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등의 명의로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자신의 주관 아래 무자격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경우’를, 그와 구분되는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이란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에 대하여 그 존폐․이전, 의료행위 시행 여부, 자금 조달, 인력․시설․장비의 충원과 관리, 운영성과의 귀속․배분 등의 경영사항에 관하여 의사 결정 권한을 보유하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도록 하는 경우’를 뜻한다.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에 해당하면 중복 개설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1인 1개설․운영 원칙에 위반한 것이 된다.
나아가 구체적인 사안에서 1인 1개설․운영 원칙에 어긋나는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위와 같은 운영자로서의 지위 유무, 즉 둘 이상의 의료기관 개설 과정, 개설명의자의 역할과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목된 다른 의료인과의 관계, 자금 조달 방식,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구조, 실무자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 주체, 운영성과의 분배 형태, 다른 의료인이 운영하는 경영지원 업체가 있을 경우 그 경영지원 업체에 지출되는 비용 규모 및 거래 내용 등의 제반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둘 이상의 의료기관이 의사 결정과 운영성과 귀속 등의 측면에서 특정 의료인에게 좌우되지 않고 각자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아니면 특정 의료인이 단순히 협력관계를 맺거나 경영지원 혹은 투자를 하는 정도를 넘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위 사안은 자기 명의로 치과의원을 개원하여 운영하고 있는 피고인이 다른 치과의사들의 명의를 빌려 각 치과의원을 개원하여 운영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명의를 빌린 치과의원들의 시설과 인력의 관리,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였다는 이유로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의 의료기관 중복개설 및 운영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유죄 판단을 수긍한 사례입니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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