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분쟁 등록무효] 등록상표는 선등록상표와 오인혼동 가능성이 있어 등록 무효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특허법원 2019. 1. 17. 선고 2018허6412 등록무효 판결

1. 판결의 개요

원고의 선등록상표 1은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출원일인 2010. 6. 9. 당시 그 대상 상품과 관련하여 수요자들에게 원고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현저하게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었고, 원고의 선전, 광고 및 지속적인 사용을 통하여 영업상 신용이나 고객흡인력 등의 무형적 가치가 축적된 주지․저명한 상표에 해당한다

선등록상표 1()은 ‘정관장 홍삼’으로 호칭될 것이고,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홍삼시대’로 호칭될 것이다.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등록상표 1의 구성이나 관념 등을 비교할 때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이를 보는 수요자들로 하여금 선등록상표 1을 용이하게 연상시키는 서비스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법원의 판단

가. 판단 기준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은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 중의 하나로서, 제10호에서 ‘수요자 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를 들고 있다. 여기서 수요자 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은 저명상표 등을 말하고, 저명상표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상품이나 영업에 사용되는 상표 또는 상호 등의 사용기간, 사용량, 사용방법, 상품의 거래량 또는 영업의 범위 및 상표나 상호에 관한 광고 선전의 실태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거래실정과 사회통념상 그 상품의 출처 또는 영업주체에 관한 인식이 객관적으로 널리 퍼져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후352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서비스표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며, 그 판단의 기준 시점은 등록상표의 등록출원시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후628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 따른 부등록사유란, 타인의 선사용상표 또는 서비스표의 저명 정도, 당해 상표와 타인의 선사용상표 또는 서비스표의 각 구성, 상품 혹은 영업의 유사 내지 밀접성 정도, 선사용상표 또는 서비스표 권리자의 사업다각화 정도, 이들 수요자 층의 중복 정도 등을 비교·종합한 결과, 당해 상표의 수요자가 그 상표로부터 타인의 저명한 상표 또는 서비스표나 그 상품 또는 영업 등을 쉽게 연상하여 출처에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후2510 판결 등 참조).

나. 선등록상표 1의 주지․저명성

갑 제24 내지 44, 5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1899년 대한제국 궁내부에 설치된 ‘삼정과’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 ‘대한민국 재무부 전매국’으로 전환되었고, 1952년 ‘전매청’으로 승격되었다. 그 후 1989년 전매청이 담당하던 담배 및 홍삼의 전매업무가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이관되었고, 1996년 홍삼에 대한 전매제도가 폐지되면서, 1999년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홍삼 사업이 분리되어 원고가 설립되었다. 원고는 2003년 계열사인 주식회사 KGC판매를 설립하여 2004년 원고가 제조·판매하는 정관장 홍삼제품(이하 ‘정관장’ 제품이라 한다)의 유통 부문관리 업무를 이관하였다. 해외 사업의 경우 1994년 한국담배인삼공사 홍콩법인이 설립된 이후 2006년 일본사무소, 2007년 중국지사, 2009년 대만, 중국, 미국법인이 각 설립되었고, 원고는 전 세계 60여 개국에 홍삼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 ‘정관장(正官庄)’은 ‘정부가 관할하는 공장에서 제조, 포장된 제품’이라는 의미로서, 1940년대 초부터 위 명칭이 사용되어 왔다. 정관장 상표는 1995년 출원된 이후 현재까지 선등록상표 1을 비롯한 표장들이 정관장 제품에 사용되어 왔다.

(3) 홍삼 제품은 진세노사이드의 함유량에 따라 ‘단순 홍삼 제품’과 ‘홍삼 건강기능식품’으로 나뉘는데, 홍삼 건강기능식품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연속 판매액 1위를 차지해 왔고, 특히 2008년 이후 전체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4) 원고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건강기능식품 생산 실적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하였다. 구체적으로는, 홍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원고의 시장점유율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63% 내지 67%,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약 74%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0년 홍삼 건강기능식품의 전체 매출액 5,817억 원 중 원고의 매출액이 4,290억 원으로서, 전체 매출액의 73.9%를 차지하였다. 2007년까지 원고의 전체 매출액이 홍삼 제품에 의한 것이었고, 2008년 이후 2010년까지 원고의 전체 매출액 중 홍삼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에 이르렀다.

(5) 원고가 판매하는 제품은 선등록상표 1 등을 사용하는 ‘정관장’, 2010년 출시된 ‘굿베이스’, 2008년 출시된 ‘예본’이 있는데, 원고의 전체 매출 중 굿베이스와 예본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채 5%를 넘지 않고 나머지 95% 이상은 모두 정관장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원고의 총매출액 중 대부분은 홍삼제품의 매출액이고, 그 중 대부분은 정관장 제품의 매출액으로서,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정관장 제품의 누적 매출은 약 4조 4,990억 원에 이른다.

(6) 원고는 1999년부터 2012년 2월까지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케이블 등 광고 매체를 통해 약 1,527억 원 이상의 광고비를 지출하였는데, 그 중 선등록상표 1 등이 사용된 정관장 제품은 ‘정관장 홍삼 선물세트’를 포함하여 총 19종에 이르고, 정관장 제품에 소요된 광고비는 1,489억 원에 달하여 전체 광고비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또한, 원고는 프로농구단(남자), 프로배구단(여자), 탁구단, 배트민턴단 운영을 통해 정관장 제품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7) 원고는 2010. 12. 31.을 기준으로 전국 773개의 가맹점 및 직영점(가맹점 668개, 직영점 105개)과 전국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정관장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원고는 2011년을 기준으로 가맹점과 직영점을 통해 약 3,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전체 매출액의 34%에 해당하고,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을 통해 약 3,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전체 매출 의 30%에 해당하며, 홈쇼핑 등을 통해서도 961억 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또한, 원고는 해외 60여 개국에 정관장 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여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정관장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2011년을 기준으로 중국에 12개, 대만에 25개, 미국에 34개, 일본에 2개의 직영점이 있다.

(8) 원고는 정관장 제품과 관련하여 2006년경부터 국내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9) www.kinds.or.kr 검색사이트에서 ‘정관장’ 관련 신문기사를 검색한 결과, 9,751건, 구글(google)에서 약 3,150,000건, 네이버에서 1,779,414건이 각 검색되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확인된 원고와 정관장에 관한 신문기사 중 대표적인 것은 [별지] 기재와 같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선등록상표 1은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출원일인 2010. 6. 9. 당시 그 대상 상품과 관련하여 수요자들에게 원고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현저하게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었고, 원고의 선전, 광고 및 지속적인 사용을 통하여 영업상 신용이나 고객흡인력 등의 무형적 가치가 축적된 주지․저명한 상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그러므로 이와 달리 선등록상표 1의 주지․저명성이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등록상표 1의 오인․혼동 가능성

(1) 상표와 서비스표의 대비

(가) 먼저 호칭에 있어서, 선등록상표 1은 ‘정관장 홍삼’으로 호칭될 것이고,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홍삼시대’로 호칭될 것이다.

다음으로 관념에 있어서, 선등록상표 1의 문자 부분은 ‘정부가 관할하는 공장에서 제조, 포장된 제품’을 의미하는 ‘정관장’, 제품의 원료인 ‘홍삼’, 6년근을 의미하는 숫자 ‘6’, 한국 홍삼을 의미하는 ‘KOREA RED GINSENG’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국에서 재배된 6년근 홍삼을 원료로 정부가 관할하는 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연상시킨다.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문자 부분은 제품의 원료인 ‘홍삼’과 일정한 기간 또는 시기를 의미하는 ‘시대’를 결합한 조어로서 ‘홍삼이 인기를 얻고 있는 시기’라는 의미를 갖는 ‘홍삼시대’, 한국 홍삼을 의미하는 ‘KOREA RED GINSENG’, 원료 또는 상품이 진품임을 의미하는 한자 ‘眞’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한국에서 재배된 진품 홍삼 또는 이를 원료로 한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시기’를 연상시킨다.

살피건대, 선등록상표 1과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호칭과 관념을 대비하면, 양자는 호칭에 있어서 ‘홍삼’이라는 단어를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고, 선등록상표 1은 ‘홍삼 제품’을,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홍삼 또는 홍삼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시기’를 각각 연상시키므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등록상표 1은 관념에 있어서 공통된 부분을 갖는다.

(나) 또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등록상표 1은 ① 서로 마주보는 2개의 인삼 뿌리와 위로 뻗은 두 개의 인삼 줄기가 외곽을 형성하고, 하단은 둥근 반원 형상으로 되어 있는 점, ② 외곽의 좌․우측변에 인삼 잎을 형상화한 별 또는 인삼 잎 형상을 여러 개 배치한 점, ③ 좌․우측변에 대칭되게 배치된 각 인삼뿌리는 외곽선이 노란색, 내부가 흰색으로 되어 있고, 인삼 뿌리의 중앙 부분이 안쪽으로 꺾여 있으며, 의인화의 정도에 차이가 있으나 사람이 앉아 있는 이미지를 형상화한 점, ④ 상단 가운데에 태극 문양을 배치한 점, ⑤ 서로 마주보는 2개의 인삼 뿌리를 연결하는 하단 부분에 ‘KOREA RED GINSENG’이라고 표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선등록상표 1과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그 외관을 형성하는 모티브가 공통되고, 이를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가 공통된다고 할 것이다.

(다) 위와 같은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등록상표 1의 호칭, 관념, 외관의 공통점에, 홍삼 제품의 주된 수요자 층이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장년·노년층인 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등도 홍삼 제품을 구매하는 수요자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등록상표 1의 구성이나 관념 등을 비교할 때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이를 보는 수요자들로 하여금 선등록상표 1을 용이하게 연상시키는 서비스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등록상표 1에서 좌우대칭으로 배치된 인삼 도형은 지정상품의 원재료를 형상화한 것이므로 식별력이 강하지 않고, 그러한 표장이 포함된 상표가 다수 등록되어 있거나 거래 업계에서 상당수 존재하고 있으므로 독자적인 식별력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선등록상표 1은 “정관장”이라는 부분이 홍삼 관련 제품의 수요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고,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선등록상표 1과 그 표장이 현저히 상이하여 출처의 혼동을 명백히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선등록상표 1은 전체적으로 일반 수요자에게 원고의 상품을 표시하는 표장으로 현저하게 인식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주지․저명한 상표에 해당하고,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등록상표 1이 그 자체로서는 서로 유사한 상표라고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양자의 구성이나 관념 등을 비교할 때 이 사건 등록 서비스표는 이를 보는 수요자들로 하여금 선등록상표 1을 용이하게 연상시키는 서비스표에 해당하는바, 을 제1 내지 3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의하면 좌우대칭으로 배치된 인삼 도형이 포함된 상표가 다수 등록되어 있거나 거래 업계에서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좌우대칭으로 배치된 인삼 도형이 홍삼 제품 관련 분야에서 독자적인 식별력을 갖지 않는다거나 식별력이 강하지 않아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와 선등록상표 1 사이에 출처의 혼동을 명백히 피할 수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결국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결론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수요자들에게 원고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선등록상표 1 또는 원고의 상품을 쉽게 연상하게 하거나 선등록상표 1 또는 원고의 상품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이어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가 그 지정서비스업에 사용될 경우 수요자들이 출처에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선등록상표 1과의 관계에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 해당하므로 그 등록이 무효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심결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