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3일 일요일

[형사재판 횡령] 대표이사가 회사에 가수금 명목으로 입금한 리베이트의 소유권 귀속 여부와 횡령죄


대법원 2019. 1. 10. 선고 201816460 판결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회사 공장부지 매각과정에서 받은 리베이트를 회사에 가수금으로 입금한 이를 인출하여 추징금 납부에 사용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가수금을 회사에 확정적으로 귀속시켰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가수금채무의 이행행위로 돈을 인출하여 사용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1. 사실관계

. 피고인은 공소외 주식회사(이하회사라고만 한다) 대표이사로서 회사 소유의 공장부지를 ○○그룹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그룹으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합계 15 원을 받은 일로 2008. 12. 24. 배임수재로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다.

. 그러자 피고인은 배임수재 형사재판에서 선처를 받기 위해 합계 15 원을 회사 명의 계좌로 입금하여 회사에 반환한 반환내역을 유리한 양형자료로 제출하여 2009. 4. 23.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 집행유예 2, 추징 15 등을 선고받았고, 판결은 2009. 5. 1. 그대로 확정되었다.

. 피고인은 15 원을 회사에 반환하면서 이를 명목상 가수금 계정으로 입금한 것을 기화로 이를 인출하여 추징금 납부에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2009. 7. 31.경부터 회사 계좌에 입금된 15 원을 회사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인출하여 추징금 납부에 사용함으로써 합계 15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15 원을 회사에 확정적으로 반환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비록 돈이 가수금 명목으로 입금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유권은 확정적으로 회사에 귀속하였다고 보아 피고인이 15 원을 인출하여 사용한 행위는 업무상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피고인이 ○○그룹으로부터 15 원을 받은 것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15 원이 공장부지 매매대금과는 별도로 피고인이 리베이트 명목으로 수수한 돈인지 아니면 매매대금에 포함될 돈을 피고인이 횡령한 것이어서 회사에 귀속되어야 돈인지에 대한 법률적인 쟁점이 문제되었다.

(2) 이에 따라 피고인은 변호사로부터 법률자문을 받은 자문 결과에 따라 15 원이 배임수재 죄책에 따라 추징되어야 하는 돈인지 횡령 죄책에 따라 회사에 반환되어야 하는 돈인지 확정될 때까지 돈을 회사에 입금하여 놓기로 하여 2008. 12. 16.부터 2009. 4. 10.까지 4회에 걸쳐 합계 15 원을 회사에 입금하였다. 그리고 피고인과 회사는 입금 즉시 이를 회사의 피고인에 대한 일시적인 부채인 가수금으로 회계처리 하였다.

(3) 피고인이 회사에 입금한 15 원의 성격이나 소유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회계처리 내역대로 가수금으로 파악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회계처리 내역과 달리 가수금이 아니라 회사에 확정적으로 귀속된 돈으로 보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회계처리가 허위로 이루어졌다는 등에 관하여 수긍할만한 반증이 있어야 한다.

(4) 원심은 피고인이 배임수재 재판 과정에서 15 원을 회사에 입금한 내역을 양형에 유리한 자료로 제출한 점을 회계처리 내역과 달리 보아야 유력한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15 원의 입금 근거로 배임수재 재판부에 제출한 4장의 지출 (입금)결의서에는 입금된 돈의 내역이가수금으로 명백히 기재되어 있어 피고인이 돈을 확정적으로 회사에 귀속시킨 것과 같은 외관을 작출하였거나 그러한 의사를 배임 수재 재판부에게 표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5) 원고가 입금한 15 원은 피고인이 리베이트 명목으로 불법적으로 지급받은 것으로서 결국 추징으로 환수되어야 하는 범죄수익일 정당한 매매대금과는 별개의 돈이므로 돈이 회사에 반환되어야 돈이라거나 피고인이 돈을 회사에 반환하여야 의무가 있다고 수도 없다.

(6) 회사에 대하여 개인적인 채권을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는 회사 소유 금전으로 자신의 채권변제에 충당하는 행위는 대표이사의 권한 내에서 회사 채무의 이행행위로서 유효하므로 불법영득 의사를 인정할 없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2296 판결 참조).

(7) 그런데 피고인은 2009. 5. 1. 배임수재 형사판결이 확정되자 2009. 7. 31.부터 13회에 걸쳐 15 원을 회사 계좌에서 인출하여 추징금으로 납부하였고, 인출 즉시 이를 회사의 피고인에 대한 가수금 채무의 이행을 의미하는가수금반환등으로 회계처리를 하였다.

. 이와 같은 사정 관련법리에 의하면, 비록 피고인이 배임수재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하여 15 원을 회사에 입금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회계처리 내역과 달리 돈을 회사에 확정적으로 귀속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이 배임수재 재판 확정 적법한 회계처리를 거쳐 회사의 자신에 대한 가수금채무의 이행행위로 15 원을 인출하여 사용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결국 피고인이 회계처리 내역과 달리 회사에 대하여 아무런 채권이 없음에도 자신이 보관 중인 회사 소유 금원을 인출하여 이를 자신의 채권에 변제하는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들어 임의로 사용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없다.

. 그럼에도 원심은 15 원이 명목만 가수금일 소유권은 회사에 확정적으로 귀속되었다는 점을 전제로 피고인에 대한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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