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분쟁 손해배상] 특허법 제128조 제4항의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피고 실시제품의 판매이익에 대하여 특허발명의 기여율이 4%라고 본 사례

특허법원 2019. 8. 29. 선고 2018나1893 판결

1. 판결의 요지

피고 실시제품이 특허발명의 구성요소와 동일하거나 균등한 구성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그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가 2010년경부터 2017년경까지 피고 실시제품을 생산․판매하여 왔다. 위 침해기간과 침해의 태양 및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분쟁의 경과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침해의 우려 또한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피고 실시제품을 생산, 사용, 양도, 대여, 수입하거나 그 실시제품의 양도나 대여를 위한 청약 또는 전시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피고의 본점, 지점, 사무소, 영업소, 공장, 창고에 있는 피고 실시제품의 완제품과 반제품 및 그 제품의 생산에만 사용되는 설비를 모두 폐기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2010년경부터 2017년경까지 피고 실시제품을 생산·판매함으로써 특허권을 고의 또는 과실로 침해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고 실시제품이 속한 전기용품 등의 생산․판매에 있어 경업관계에 있는 원고에게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특허권 침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특허법 제128조 제4항은 침해자가 그 침해행위로 얻은 이익액을 특허권자가 입은 손해액으로 추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특허발명은 피고 실시제품의 일부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피고 실시제품 전체와 관련된 것이어서 피고의 이익액 중 특허권 침해와 관계된 부분의 기여율은 100%라고 주장하고 있음에 반하여, 피고는 특허발명에는 특허권 침해행위와 무관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 피고의 이익액 중 특허권 침해와 관계된 부분의 기여율은 0.014 ~ 0.204%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허발명의 실시 부분이 제품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에 그치는 경우이거나 침해자가 침해한 특허기술 외에도 침해자의 자본, 영업능력, 상표, 기업신용, 제품의 품질, 디자인 등의 요소가 침해자의 판매이익의 발생 및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침해자가 그 물건을 생산·판매함으로써 얻은 이익 전체를 침해행위에 의한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고, 침해자가 그 물건을 제작·판매함으로써 얻은 전체 이익에 대한 당해 특허권의 침해행위에 관계된 부분의 기여율을 산정하여 그에 따라 침해행위에 의한 이익액을 산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한 기여율은 침해자가 얻은 전체 이익에 대한 특허권의 침해에 관계된 부분의 불가결성, 중요성, 가격비율, 양적비율 등을 참작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침해자가 얻은 전체 이익에 대한 특허권의 침해에 관계된 부분의 불가결성, 중요성, 가격비율, 양적비율, 기타요소를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피고 실시제품의 판매이익에 대한 특허발명의 기여율은 4%이다.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2. 사실관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소송수계 전 원고 A 주식회사는 2017. 12. 1. 가전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여 B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B 주식회사가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이하 소송수계 전후와 관계없이 ‘원고’라고 한다)는 전기용품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안전장치가 구비된 내솥 뚜껑 분리형 전기 압력 조리기’에 관한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권자이다.

2) 피고(소송수계 전 피고 주식회사 D은 2015. 8. 4. 인적분할을 통해 주식회사 E을 설립하였고, 주식회사 E이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이하 소송수계 전후와 관계 없이 ‘피고’라고 한다)는 전기기기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업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의 이 사건 특허발명의 주요 내용

1) 명칭: 안전장치가 구비된 내솥 뚜껑 분리형 전기 압력 조리기

2) 출원일/ 등록일/ 등록번호: 2007. 6. 13./ 2009. 1. 6./ 제878255호

3) 청구범위

【청구항 1】본체 뚜껑에 의해 상부가 개폐되는 본체; 상기 본체 내에 수용되는 내솥; 상기 본체 뚜껑에 분리 가능하게 결합되어 내솥을 개폐하는 내솥 뚜껑; 상기 본체 뚜껑의 내측에 회전 가능하게 설치되어 회전조작에 따라 내솥과 잠금결합되며, 일측에 로킹홈이 구비된 잠금테; 상기 잠금테와 연결되어 잠금테를 회전시키는 잠금손잡이; 및 상기 본체 뚜껑에 설치되어, 상기 내솥 뚜껑이 본체 뚜껑과 분리되었을 때 상기 로킹홈에 로킹되어 상기 잠금테의 회전을 저지하는 로킹수단을 포함하여 이루어진 안전장치가 구비된 내솥 뚜껑 분리형 전기 압력 조리기(이하 ‘이 사건 특허발명’이라고 한다).

3. 법원의 판단

가. 피고 실시제품의 생산․판매로 인한 피고의 이익

피고가 2010년경부터 2017년경까지 피고 실시제품을 판매하여 얻은 총 판매수익은 530,448,000,000원이고, 총 판매수익에서 피고 실시제품의 제조·판매를 위하여 추가로 투입된 비용을 공제한 한계이익은 89,000,000,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기여율의 산정

가) 이 사건 특허발명의 기술적 의의 및 기여율 고려의 필요성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허발명은 안전장치가 구비된 내솥 뚜껑 분리형 전기 압력 조리기에 관한 것으로 본체 뚜껑으로부터 내솥 뚜껑이 분리가 가능하여 세척이 용이하고, 내솥 뚜껑이 분리된 상태에서는 본체 뚜껑의 탄성부재가 잠금테의 회전을 방해하여 기기가 작동되는 것을 저해하는 안전장치를 구비하여 조리에서 발생한 고온고압의 증기가 불특정한 부위에서 배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고온 증기로 인한 화상 등의 안전사고 위험성을 줄이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2) 이 사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는 ‘본체 뚜껑에 의해 상부가 개폐되는 본체; 상기 본체 내에 수용되는 내솥; 상기 본체 뚜껑에 분리 가능하게 결합되어 내솥을 개폐하는 내솥 뚜껑; 상기 본체 뚜껑의 내측에 회전 가능하게 설치되어 회전조작에 따라 내솥과 잠금결합되며, 일측에 로킹홈이 구비된 잠금테; 상기 잠금테와 연결되어 잠금테를 회전시키는 잠금손잡이; 및 상기 본체 뚜껑에 설치되어, 상기 내솥 뚜껑이 본체 뚜껑과 분리되었을 때 상기 로킹홈에 로킹되어 상기 잠금테의 회전을 저지하는 로킹수단을 포함하여 이루어진 안전장치가 구비된 내솥 뚜껑 분리형 전기 압력 조리기‘로서 전기 압력 조리기의 일부 부품이 아닌 전기 압력 조리기 전체를 그 청구범위로 기재하고 있기는 하나, 피고 실시제품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전기 압력 조리기의 주된 기능인 취사와 보온, 그 밖의 부가기능 등에 필요한 피고의 특허 및 실용신안 기술들이 다수 적용된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특허발명 기술 외에 다른 기술적 특징들도 소비자가 피고 실시제품을 구매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의 이익액 중 이 사건 특허발명의 침해와 관계된 부분의 기여율이 100%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따라서 이하 피고가 얻은 전체 이익에 대한 이 사건 특허발명의 침해에 관계된 부분의 불가결성, 중요성, 가격비율, 양적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 사건 특허침해로 인한 기여율을 산정하기로 한다.

나) 불가결성

피고 실시제품은 전기압력밥솥으로서 그 본연의 목적이 취사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한편, 피고 실시제품에 적용된 이 사건 특허발명은 분리형 내솥 뚜껑(클린커버)과 관련된 안전장치로서 세척의 편의와 관련된 기능을 한다. 세척 편의 기능이 취사기능과 그 기능적 일체성이 있다고는 보기 어렵고, 구조적으로도 이 사건 특허발명의 실시와 관련된 부분이 없더라도 전기압력밥솥을 제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과 관계된 부분이 피고 실시제품의 판매로 인한 전체 이익에 불가결한 요소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중요성

(1)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특허발명은 전기 압력 조리기의 위생과 안전에 관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서 피고가 피고 실시제품을 생산·판매하기 시작한 2010년경에는 피고 실시제품에서 차지하는 기능적 중요성이 상당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가) 전기밥솥은 밥솥 밑에 설치된 전열선으로 된 열판에서 발생하는 열로 밥을 짓는 가전 기기로서 조리가 간편하고, 내솥 뚜껑을 분리해서 세척할 수 있어 위생적이라는 장점이 있었다. 한편, 압력밥솥은 밥솥 내부에 강한 압력을 가하여 밥을 짓는 형태로, 일반 전기밥솥에 비해 밥물의 끓는점을 높임으로써 더 높은 온도에서 밥을 짓는 것이 특징이다.

(나) 국내에서는 1995년 H가 전기밥솥과 압력밥솥의 장점을 결합한 전기압력밥솥을 개발하여 출시하였으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 등으로 내솥 뚜껑을 분리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내솥 뚜껑을 분리할 수 없는 구조 하에서는 취사 후 내솥 뚜껑에 조리 부산물과 찌꺼기가 남는 경우 청결하게 세척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어 분리형 내솥 뚜껑을 가진 전기압력밥솥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었다.

(다) 2004년 H에서 출시한 전기 압력 조리기는 두 달 사이 7건의 폭발사고가 발생하여 대규모 리콜을 진행하였는데, 이는 내솥의 돌출부가 규격보다 작게 제작되어 내솥과 본체 뚜껑의 체결이 정확히 맞물리지 않아 취사도중 높아지는 내압을 견디지 못한 것에 그 폭발의 원인이 있었다. 전기밥솥 관련 기업들은 H의 폭발문제의 원인이 본체 뚜껑과 내솥이 완전히 체결되지 않은데 있었으므로 쉽게 내솥의 뚜껑을 본체와 분리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었고,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안전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내솥 뚜껑을 분리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조리를 시작하기 전에 내솥 뚜껑이 완전히 체결되었음을 확인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게 되었다.

(라) 원고는 분리형 내솥 뚜껑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내솥 뚜껑을 본체 덮개에 제대로 장착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전기 압력 조리기를 작동할 경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였고 2007년경에 이 사건 특허발명을 완성하였다.

(마) 원고는 2008. 7.경 이 사건 특허발명을 실시한 전기압력밥솥 제품을 국내 최초로 출시하면서 ‘분리형 커버’로 세척이 편리하다는 점을 부각하여 광고를 하였다. 위 제품은 전기 압력 조리기의 위생과 안전에 관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여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원고가 2010년경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부 1,200명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분리형 커버’가 전기압력밥솥 구매이유와 관련된 1순위 기능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바) 한편, 피고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이 사건 특허발명을 침해하는 안전장치를 포함한 내솥 뚜껑 분리형 전기압력밥솥을 생산· 판매하였다.

(사) 원고와 피고는 전기압력밥솥의 제품 설명에 세척이 편리한 분리형 커버를 강조하였고, ‘내솥 뚜껑 분리형 전기 압력 조리기’인지 여부는 소비자들이 전기압력 조리기를 구매함에 있어 고려하여야 할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되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리형 커버는 전기밥솥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온 기술로서 이 사건 특허의 권리범위는 분리형 커버 자체가 아니라 내솥 뚜껑이 분리되었을 때 잠금링 회전이 안 되는 방식으로 탈착 여부를 확인하는 기계식 걸쇠 방식의 탈착 확인 장치에 불과함을 전제로, 위와 같은 탈착 확인 장치는 소비자들의 관심사도 아니고 원고와 피고가 소비자들에게 홍보한 적도 없으므로 그 중요성이 미미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분리형 커버 자체가 전기밥솥 분야에서 기존에 사용되어 온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전기압력밥솥에 분리형 커버를 채택한 제품은 2008. 7.경 출시된 원고의 제품이 국내 최초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전기압력밥솥 내부는 고온·고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본체와 뚜껑 간의 밀착이 밥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인데 내솥 뚜껑이 움직이면 압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고, 안전과 관련된 우려도 있어 국내에서 분리형 커버를 가진 전기압력밥솥이 출시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 사건 특허발명은 내솥 뚜껑이 본체 덮개에 제대로 장착되지 아니한 상태에서는 조리기가 작동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기계식 안전장치를 제공함으로써 국내에서 분리형 커버를 가진 전기압력밥솥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판단된다.

즉, 원고나 피고가 이 사건 특허의 탈착 확인 장치 자체를 광고한 사실이 없고, 소비자들이 탈착 확인 장치의 구조에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분리형 커버를 가진 전기압력밥솥의 안전성과 품질의 보장이 분리형 커버 전기압력밥솥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리형 커버 자체의 중요성과 소비자의 관심을 기초로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한 중요성을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한편, 2010년 이후 피고 실시제품에는 앞서 본 클린커버 기능 외에도, 3중 파워패킹 기능, 슬로우 오픈기능, 클린 캡 기능, 원터치 분리형 커버 기능, 2중 구조 클린커버, 오토 세이프 락 기능, 자주 행해지는 메뉴들의 즐겨찾기 메뉴 등록 기능, 애니메이션 디스플레이 기능, 죽 조리 기능 등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특허 및 실용신안 기술이 새롭게 적용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추가된 기능들이 소비자의 구매 동기에 새롭게 기여하는 만큼 과거에 적용되었던 클린커버 관련 기능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적으로 낮아지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라) 가격 비율 및 양적비율

(1) 가격 비율

(가) 이 사건 특허발명이 적용된 부품은 'FIX BUTTON, FIX SPRING, TAPPING SCREW‘의 3개 부품으로 이 부품의 총 단가합계는 98원이고, 피고 실시제품 제조원가가 119,471원~169,063원인 점을 참작하면 부품 가격을 기준으로 한 가격비율은 0.06~0.08%에 해당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나) 이 사건 특허발명이 적용된 부품은 'FIX BUTTON, FIX SPRING, TAPPING SCREW‘의 3개 부품으로 이 부품의 총 단가합계는 98원이고, 피고 실시제품 제조원가가 120,519원인 점을 참작하면 부품 가격을 기준으로 한 가격비율은 0.08%에 해당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2) 양적비율

(가) 이 사건 특허발명이 적용된 부품은 'FIX BUTTON, FIX SPRING, TAPPING SCREW‘의 3개 부품으로 피고 실시제품의 총 부품개수가 226~252개인 점을 참작하면 부품 개수를 기준으로 한 양적비율은 1.2~1.3%에 해당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나) 이 사건 특허발명이 적용된 기술은 'FIX BUTTON, FIX SPRING‘의 2개 기술인데, 피고 실시제품은 ① 기구, ② 전기전자 부품, ③ 전기전자 부품 제어 프로그램, ④ 조리법 구현 알고리즘으로 분류되고, 그 중 기구는 BODY SUB ASSY, TOP COVER ASSY 등 13개의 부품으로 분류되는데, 그 중 TOP COVER ASSY는 43개의 세부 부품으로 분류되는 점을 참작하면 기술 개수를 기준으로 한 양적비율은 0.09%(1/4×1/13×2/43)에 해당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3) 이 사건 특허발명에 해당하는 부품이 'FIX BUTTON, FIX SPRING, TAPPING SCREW‘ 뿐임을 전제로 위와 같이 가격 비율과 양적비율을 산정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허발명은 안전장치가 구비된 내솥 뚜껑 분리형 전기 압력 조리기 전체를 청구범위로 하고 있고, 청구범위에 기재된 본체, 내솥 뚜껑, 잠금테, 잠금손잡이, 로킹수단 등의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이 사건 특허발명이 목적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특허발명에 해당하는 부품이 'FIX BUTTON, FIX SPRING, TAPPING SCREW‘ 뿐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위 3개의 부품을 기준으로 가격 비율과 양적비율을 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달리 이 사건 특허발명의 가격 비율과 양적비율을 산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나타나 있지 않다.

마) 특허발명의 실시 외에 판매이익의 발생 및 증가에 기여한 기타 요소

(1)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홍보활동 및 피고 실시제품에 적용된 디자인 등의 요소도 피고의 판매이익의 발생 및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이와 같은 요소도 기여율 판단에 고려하여야 한다.

① 피고는 소비자의 호감도가 높은 연예인들을 활용하여 매년 약 5,000,000,000원 ~ 10,000,000,000원에 이르는 광고비를 지출하여 피고의 실시제품에 대한 광고를 진행하였는바, 구체적으로 아래 표와 같이 ㉠ 2010~2011년에는 I를 광고 모델로 삼아 “밥 한번 먹자”라는 광고 문안으로 ‘국내 최초의 명품철정 내솥’ 등을 제품의 주된 특징으로 하여, ㉡ 2012년에는 J을 광고 모델로 삼아 “누르지 말고 돌려라” 라는 광고 문안으로 ‘국내 최초의 스마트 다이얼(조그다이얼)’ 등을 제품의 주된 특징으로 하여, ㉢ 2014년 J을 광고 모델로 삼아 “보여주는 E”이라는 광고 문안으로 ‘스마트 컬러 LCD’ 등을 제품의 주된 특징으로 하여, ㉣ 2015년 J을 광고 모델로 삼아 “손끝으로 요리하는 스마트 E”이라는 광고 문안으로 ‘컨트롤 터치 LCD’ 등을 제품의 주된 특징으로 하여 신제품들을 활발히 광고하였다.

② 나아가, 피고의 실시제품에는 아래 표와 같이 다수의 피고 등록디자인이 전부 또는 일부 적용되어 있고, 그 중 일부 제품(WHA-BT1000iD, CJH-PA1000iC, CJH-PC1000iCT 제품 등)의 디자인은 산업디자인진흥법 제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우수디자인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 역시 피고가 기용한 연예인과 인지도 면에서 차이가 없는 인기 연예인을 활용하여 광고를 하였고, 피고 제품의 디자인이 원고 제품의 디자인보다 우수하다고 볼 근거도 없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소비자들이 피고 실시제품을 구매함에 있어 광고 및 디자인 등의 요소가 특별히 기여한 바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손해액 산정시 이와 같은 요소를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전기밥솥시장은 원고와 피고의 과점시장으로 대략적으로 원고가 65%, 피고가 35%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데(2013년 60:40, 2014년 60:40, 2015년 65:35, 2016년 65:35, 2017년 68:32), 원고는 이와 같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아래 표와 같이 K, L, M 등의 인기 연예인을 광고에 활용하여 전기밥솥제품을 홍보하였고, 소비자의 구매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우수한 디자인을 적용한 전기밥솥제품을 생산·판매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의 자본, 영업능력, 상표, 기업신용, 제품의 품질, 디자인 등의 요소가 원고의 영업능력, 디자인 등과 차별화된 요소로서 침해제품 판매이익의 발생 및 증가에 기여할 소지가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광고 활동이나 우수한 디자인의 적용 등의 요소가 원고의 광고 및 디자인 등 요소와 차별화된 요소로서 침해제품 판매이익의 발생 및 증가에 기여한 부분이 없다고까지 볼 수는 없는바, 손해액 산정에 있어서 피고의 광고 활동 및 디자인 등의 요소를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바) 종합적인 고려에 의한 기여율의 산정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실시제품의 판매이익에 대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기여율은 4% 정도로 봄이 옳다.

(1) 전기밥솥을 구성하는 주요 기술과 그에 대한 중요도 비중은 ① 기구(본체) 40%, ② 전기전자 부품 15%, ③ 전기 전자 부품 제어 프로그램 15%, ④ 조리법 구현 알고리즘 30%로 구분할 수 있다.

(2) 한편, 전기밥솥의 기구(본체) 부분은 ① 위 뚜껑, ② 내솥, ③ 본체, ④ 하부의 4가지로 분류할 수 있고, 그 중요도 비중은 ① 위 뚜껑 22%, ② 내솥 23%, ③ 본체 28%, ④ 하부 27%로 나눌 수 있다.

(3) 그런데 ‘위 뚜껑’은 내솥의 내·외부를 연결하는 통로로서 전기압력밥솥의 취사기능에 필수적인 밀봉 및 압력제어 기능을 담당하고, 높은 내압상태에서 뚜껑이 열릴 경우 폭발 등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가 장착된다. 이 사건 특허발명은 내솥 뚜껑을 분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압력의 저하 문제 및 안전사고를 해결하기 위한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허발명으로 인해 전기압력밥솥에서 안전 및 품질저하의 염려 없이 분리형 커버를 도입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전기압력밥솥의 청결한 세척을 희망하는 수요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과제를 해결한 것으로서, 전기압력밥솥에서의 분리형 커버 유무는 2010년 당시 전기압력밥솥의 위 뚜껑 부분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주요 부분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의 중요도가 낮아졌다고 볼 수는 있지만, 그러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수요자의 관심의 측면에서 보면 이 사건 특허발명은 위 뚜껑 부분에서 적어도 50%의 중요도 비중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4)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특허발명이 피고 실시제품에서 차지하는 기여율은 4.4%(=40%×22%×50%)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광고 활동이나, 피고 실시제품에 적용된 디자인 등의 요소 또한 피고 실시제품의 판매이익의 발생 및 증가에 다소나마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 실시제품의 판매이익에 대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기여율은 4% 정도로 봄이 옳다.

(5)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 실시제품의 클린커버 체결 확인 장치는 피고의 특허도 같이 적용된 것이므로, 피고 특허의 기여율에 해당하는 부분은 기여율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실시기술은 이 사건 특허발명의 핵심적인 기술적 사상인 내솥 뚜껑이 분리되었을 때 잠금해제위치에서 잠금위치로의 잠금링 회전을 저지하는 구성은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잠금링이 잠금위치에 있을 때 내솥 뚜껑이 분리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잠금해제위치로 잠금링 회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부가적 수단으로 잠금링돌기의 경사면과 잠금핀의 경사홈을 추가한 것인데, 내솥 뚜껑이 장착된 상태에서 본체 뚜껑이 닫혀져 있는 경우 내솥 뚜껑과 본체 뚜껑은 분리되기 어려우므로 피고 실시기술의 가정적 상황은 실제로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으로서 부가적 수단 또는 이와 관련된 기능이 전기압력밥솥에 클린커버를 적용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거나 달리 소비자의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가지로  기여율의 공제를 주장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6) 또한 피고는, 피고 실시제품을 실시할 당시 분리형 내솥 뚜껑의 탈착 여부를 감지하는 방법은 ① 이 사건 특허발명과 같은 기계식 걸쇠 방식 외에도 ② 제품 뚜껑 닫힘 방지 방식, ③ 전자식 감지 방식의 대체기술이 존재하고 있었으므로, 대체기술의 비율인 1/3을 고려하여 기여율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실시제품을 실시할 당시 대체기술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전기압력밥솥 시장은 원고와 피고의 과점 시장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특허발명을 실시하지 아니하였다면 피고 실시제품에 대한 수요는 모두 원고에게로 이전될 것으로 추정되고, 달리 대체기술 사용 제품으로 그 수요가 분산되리라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대체기술의 존재를 이유로 기여율 공제를 주장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7) 나아가 피고는, 국내 전기밥솥 시장에는 원고와 피고 제품 외에도 주식회사 대유위니아와 같은 경쟁자가 존재하였으므로, 피고의 특허침해행위가 없었을 경우 피고 실시제품을 모두 원고가 판매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이와 같은 점을 손해액 산정에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주식회사 대유위니아가 2015. 12.경 전기 압력 밥솥 시장에 진입하여 약 1년 만에 당해 시장의 10% 정도를 점유하였다는 취지의 기사가 제시되어 있기는 하나, 주식회사 대유위니아가 이 사건 특허발명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비침해 대체품을 판매하고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증거가 없어 침해행위가 없었을 경우 피고 실시제품의 판매와 관련된 수요 중 일부가 주식회사 대유위니아에 분산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특허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3,560,000,000원(= 89,000,000,000원×0.04)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