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9도14623 판결
1.
판결의 요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해 피해자가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던 중 피고인이 강제경매 절차에서 자신의 아들 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후 임의로 이 사건 부동산에 들어가고 잠금장치를 변경함에 따라 건조물침입 및 권리행사방해의 단독정범의 경합범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는 강제경매에서 매각허가결정을 받은 명의인인 피고인의 아들이므로 공소사실 기재 자체만으로도 ‘자기의 물건에 대한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사실 전체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다만, 경합범 관계인 건조물 침입죄에 대해서는 유죄를 그대로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적용 법리 -
강제경매절차에서 타인의 명의로 매수한 부동산이 형법 제323조에 규정된 ‘자기의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4578 판결 등 참조).
부동산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명의신탁약정 아래 그 사람의 명의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자신의 부담으로 매수대금을 완납한 때에는 경매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수대금의 부담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명의인이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73102 판결 등 참조), 타인의 명의로 강제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매수한 피고인이 당해 부동산에 대한 피해자(유치권자)의 점유를 침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물건에 대한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3.
법원의 판단
가. 원심은, 피고인은 2017. 7. 12. 강제경매를 통하여 아들인 공소외 1의 명의로 이 사건 건물 501호를 매수한 사람으로, 2017. 9. 5. 06:00경 위 건물 501호에서 열쇠수리공을 불러 잠금장치를 변경하여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위 건물 501호에 대한 점유를 침탈함으로써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유치권 행사를 방해하였다는 요지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아들인 공소외 1 명의로 강제 경매를 통하여 이 사건 건물 501호를 매수하였다는 것인데, 부동산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명의신탁약정 아래 그 사람의 명의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자신의 부담으로 매수대금을 완납한 때에는 경매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수대금의 부담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명의인이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73102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위 건물 501호에 대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점유를 침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물건에 대한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위 건물 501호에 대한 점유를 침탈한 행위가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자기의 물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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