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0. 7.
9. 선고 2017다217847 판결
1.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2020. 7. 9. 유명 명품가방인 에르메스 버킨(birkin) 백과 켈리(Kelly) 백과 동일한 가방 형태의 제품이 피고들이 창작한 눈알 모양의 도안을 부착하여 판매하는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성과물 도용에 의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2.
사실관계
가.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피고들을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금지 등을 주장하며 침해금지와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나. 소송의 경과
제1심은 피고들의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 (다)목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같은 호 (차)목의 성과물도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였으나, 원심은 피고들의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 (다), (차)목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결
가. 쟁점
피고들의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 (다), (차)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나. 관련 규정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부정경쟁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ㆍ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ㆍ반포 또는 수입ㆍ수출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
차.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다. 판단
파기환송[구 부정경쟁방지법 제1호 (차)목 - 현재는 (카)목으로 변경됨 -에 해당함]
라. 판단 근거
피고들 제품이 이 사건 상품표지를 동일한 출처로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성립을 부정한 원심을 수긍하였고, 이 사건 상품표지가 주지성을 넘어 현저하게 알려져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같은 호 (다)목을 부정한 원심을 수긍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들이 이 사건 상품표지(켈리 백, 버킨 백)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원고들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보아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성과물 도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합니다.
(1)
원고들의 이 사건 상품표지(켈리 백, 버킨 백)는 국내에서 계속적․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되어 옴으로써 전면부와 측면부의 모양, 손잡이와 핸드백 몸체 덮개의 형태, 벨트 모양의 가죽 끈과 링 모양의 고정구 등이 함께 어우러진 차별적 특징으로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특정의 상품 출처로서의 식별력을 갖추게 되었음.
(2)
피고들이 원고들과 동일한 종류의 상품인 피고들 제품을 국내에서 계속 생산․판매하게 되면 원고들 제품에 대한 일부 수요를 대체하거나 원고들 제품의 희소성 및 가치 저하로 잠재적 수요자들이 원고들 제품에 대한 구매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원고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고, 공정한 경쟁질서에 부합하는 행위로 볼 수 없음.
(3)
핸드백을 비롯한 패션잡화 분야에서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품표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계약 등을 통해 제휴나 협업을 하는 것이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음.
4.
판결의 의의
명품 가방 형태를 그대로 이용한 후 창작적 도안을 부가한 행위가 성과물 도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명품 가방 형태를 그대로 활용하는 행위가 패션잡화 분야의 공정한 상거래 관행과 공정한 경쟁질서에 부합되지않는다고 보아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현 (카)목]을 인정하여 향후 핸드백, 패션업계에 개발 실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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