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분쟁 소프트웨어] 저유소 관리프로그램에 대한 프로그램저작권 실시보상금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7. 2. 6. 선고 2004나89440 판결

1. 사실관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내지 4호증, 갑 6 내지 10호증, 갑 12, 13호증, 을 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및 관계

원고는 1992. 3. 20.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주로 전산 및 자동화 분야의 연구원으로 근무하여 왔고, 피고는 장거리 송유관을 건설･운영할 목적으로 1990년 정부와 5대 정유회사 및 2대 항공회사 등의 투자로 설립된 회사이다.

나. 피고의 아이디어 공모와 원고의 응모

(1) 피고는 1997. 5. 19. 직원들을 상대로 ‘벤처 비즈니스(Venture Business) 아이디어 공모’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하여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이 가능하고 기존 사업의 고부가가치화 등이 가능한 아이디어를 공모하면서, 응모한 아이디어가 채택되었을 때에 ① 아이디어 제안자의 직접적인 경영참여, ② 아이디어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의 일부 배당, ③ 기존 급여외 일정액의 상여금 지급 등의 방안을 검토 중임을 알렸다.

(2) 이에 원고는 그 동안 용역업체들이 구축하여 운영한 시스템 중 송유관을 자동으로 제어하기 위한 SCADA시스템(원격제어시스템) 및 유류의 출하를 관리하기 위한 TLS시스템(Truck Loading System, 트럭출하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이를 피고가 직접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판매 또는 용역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내용의 ‘시스템통합 소프트웨어 개발’ 아이디어로 응모하였다.

(3) 피고는 1997. 7. 2. 원고의 위 아이디어를 포함한 3개의 아이디어를 채택하였고, 원고는 그 무렵부터 연구 2팀의 팀장으로서 팀원인 김, 전 등과 함께 원고가 제안한 위 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다. 피고의 프로그램 개발 필요성과 원고의 사이트아이(SiteEye) 프로그램 개발완료

(1) 피고는 1997년경 한국송유관 주식회사를 합병할 예정으로 있었는데, 그 무렵 한국송유관 주식회사 소유의 천안저유소의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xx 주식회사가 1998년 3월경부터는 더 이상위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겠다는 통보를 한국송유관 주식회사에게 보내옴에 다라 피고로서는 위 천안저유소의 유지･보수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

(2) 이에 따라 원고는 위 아이디어를 실현할 연구사업의 하나로 천안저유소 유지･보수 시스템구축 프로젝트 중 소프트웨어 부분을 맡아 개발업무를 진행하여 1999. 11. 30.경 사이트아이(SiteEye)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 한다)의 개발을 완료하였다.

라. 이 사건 프로그램의 등록

피고는 1999. 12. 23. 원고와 공동명의로 이 사건 프로그램을 프로그램등록번호 99-01-12-6130호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등록하였다.

마. 피고의 직무발명관련 제안제도 정비

한편, 피고의 연구개발단은 피고 임직원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제안, 창안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기존의 계약규정과 제안규정의 개정에 착수하여 1998. 5. 18. ①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이 지속적인 성능향상을 통한 가치증대를 위해 발명자의 계속적인 창의적 노력이 필요한 경우 직무발명일지라도 지적재산권을 회사와 발명자의 공동명의로 등록하도록 하는 규정과 ② 회사와 발명자 공동 명의로 등록된 지적재산권을 회사가 실시하여 수익이 발생할 경우 발명 실시이익의 30% 해당금액을 발명자에게 배분하도록 하는 규정을 피고 제안규정에 신설하도록 하는 방안을 기안하였고, 위 방안은 피고 사규심사위원회를 거쳐 피고 대표이사의 결제를 받은 뒤 1998. 12. 11.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제안규정에 반영되었다.

바. 개정된 제안규정의 내용

제2조(용어의 정의)

“직무발명”이라 함은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발명한 것이 성질상회사의 업무범위에 속하고 그 발명을 하게된 행위가 임직원의 현재 또는 과거의 직무에 속하는 것을 말하고, “지적재산권”이라 함은 특허, 실용신안, 의장, 상표 및 컴퓨터프로그램 등에 관한 권리를 말한다.

제24조(실적보상금 지급)

① 창안의 실시결과 현저한 예산절감 또는 수입증대의 효과를 가져온 경우에는 시행일로부터 매1년간의 시행결과에 따른 예산절감 또는 수입증대액을 평가하여 별표 2.의 기준에 의한 실적보상금을 매년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지급기한은 제안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른다.

제29조(회사의 권리승계)

① 회사는 직무발명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지적재산권을 승계한다. 다만, 회사가 승계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것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발명자가 한 직무발명이 제3자와 공동으로 한 것인 경우에는 회사는 그 발명자가 가진 권리의 지분만 승계한다.

③ 직무발명의 시행과 발명품이 성능향상을 통한 가치증대를 위해 발명자의 직접적이고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 등과 같은 발명은 회사와 발명자가 공동명의로 지적재산권을 등록한다.

제33조(보상) 발명자에 대한 보상은 틍록보상, 실시보상, 처분보상으로 구분한다.

제34조(등록보상)

① 회사는 직무발명에 의한 지적재산권 출원이 등록되었을 때에는 제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권리 1건당 500만 원 이내에서 등록보상금을 발명자에게 지급한다.

제35조(실시보상)

① 회사는 직무발명에 의한 지적재산권의 직접 실시로 인하여 회사에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는 것에 대하여는 제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당해 발명으로 인한 예산절감 또는 수입증대액에 대하여 적정한 실시보상금을 지급한다.

② 제24조의 규정은 제1항의 실시보상금 지급에 관하여 이를 준용한다.

③ 회사와 발명자 공동명의로 등록된 지적재산권을 회사가 실시하여 수익금이 발생한 경우 제2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매년 순이익금의 30%를 발명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

제36조(처분보상)

회사의 명의로 등록된 지적재산권을 제3자에게 양도 또는 실시를 허여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처분한 경우에는 제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그 처분금액의 50% 이내에 해당하는 금액을 발명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

별표 2.

연간 예산절감 또는 수입증대액           지급률           비고

10억 원 이상                         10% 이내       5억 원을 초과할 수 없음

10억 원 미만 1억 원 이상                 20% 이내       1억 원을 초과할 수 없음

1억 원 미만                                    30% 이내       2천만 원을 초과할 수 없음

사. 피고의 등록보상 및 실시보상금의 지급

피고는 2000. 8. 16. 제안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프로그램에 대한 등록보상금 및 실시보상금에 관하여 심의한 결과 원고를 비롯하여 이 사건 프로그램을 개발한 연구 2팀 4인에게 등록보상금 및 실시보상금 명목으로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였고, 그 무렵 원고를 포함한 4인에게 위 금원을 지급하였다.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을 직접 실시함으로 인하여 천안저유소 SCADA시스템 및 TLS시스템 재구축으로 인하여 1,887,956,000원, 인천가압소 SCADA시스템 재구축으로 인하여 4억 7,000만 원, 고양저유소 SCADA시스템 재구축으로 인하여 666,527,000원 등 합계 3,024,483,000원의 경비를 절감하였으므로 제안규정 제35조 제3항에 따라 원고에게 실시보상금으로 907,344,900원(=3,024,483,000원×30%) 또는 최소한 604,896,600원(=3,024,483,000원×20%)을 지급하여야 하는바, 위 실시보상금 중 일부인 2억 원 및 피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을 제3자에게 판매함으로 인하여 주한미군과 사이에 체결한 TKP/SNP 연결시스템 구축계약의 공사대금 중 2,235,539,358원, 한국수자원공사와 사이에 체결한 굴포천 B/V SCADA시스템 구축계약의 공사대금 중 15,211,315원, 현대오일뱅크 주식회사와 사이에 체결한 통신망재구축사업계약의 공사대금 중 14,500,000원 등 합계 2,265,250,673원의 수익을 얻었으므로 이 사건 프로그램의 공동등록자인 원고에게 실시료 분배금으로 1,132,625,336원(=2,265,250,373원×50%)을 지급하여야 하는 바, 위 실시료 분배금 중 일부인 3억 원 등 합계 5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공동저작권자인지 여부, 원고가 피고의 제안규정에 따라 실시보상금과 처분보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저작권 귀속

먼저, 원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공동저작권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핀다.

(1)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하 ‘법’이라 한다)의 관련규정

제2조(정의)

1.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라 함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안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창작물을 말한다.

2. “프로그램저작자”라 함은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말한다.

제4조(프로그램저작자의 추정)

① 원프로그램이나 그 복제물에 또는 프로그램을 공표함에 있어서 프로그램저작자의 성명 또는 널리 알려진 아호･약호 등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표시된 자는 프로그램 저작자로 추정한다.

제5조(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의 저작자) 국가･법인･단체 그 밖의 사용자의 기획하에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은 계약이나 근무규칙 등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그 법인 등을 당해 프로그램의 저작자로 한다.

(2)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

원칙적으로 컴퓨터프로그램의 저작자는 그 창작행위를 한 자연인이라 할 것이나(법 제2조 제2호), 법인 등의 기획하에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은 계약이나 근무규칙 등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법인 등을 당해 프로그램의 저작자로 하는(법 제5조) 예외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이 사건 프로그램이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이 사건 프로그램의 개발은 피고의 벤처 비즈니스 아이디어 공모를 통하여 채택된 아이디어로서 삼성SDS 주식회사가 천안저유소의 유지･보수업무를 더 이상 수행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여 옴에 따라 피고의 천안저유소 유지･보수 시스템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행된 것인 사실, 원고는 피고의 연구 2팀 팀장으로서 3명의 팀원과 이 사건 프로그램의 개발업무에 종사하여 오다 1999. 11. 30.경 이 사건 프로그램을 개발완료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를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저작자로 정하고 있는 계약이나 취업규칙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프로그램은 피고의 기획하에 원고가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에 해당하여 법인인 피고에게 그 저작권이 귀속된다고 할 것이다.

(3)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프로그램이 원고와 피고의 공동명의로 등록되어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공동저작권자이거나 공동저작권자로 추정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은 프로그램이 업무상 저작물로서 법인에게 저작권이 있음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으로 저작권법과 달리 법인 등 명의로 공표되어야 함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으므로(2006. 12. 28. 법률 제8010호로 전부 개정되어 2007. 6. 29.부터 시행되는 개정 저작권법 제9조는 일반 저작물에 대하여도 근로자 명의 저작물에 대한 예외 규정인 현행 저작권법 제9조 단서를 삭제하여 법인 등의 기획하에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은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한 기명저작물이라 하더라도 법인을 저작자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공표 또는 등록 명의에 관계없이 법인 등의 기획하에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이라면 업무상 저작물에 해당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저작물이 업무상 저작물임이 밝혀진 이상 공동 등록명의인인 원고가 공동저작권자라는 추정도 이미 깨어졌다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프로그램 개발은 원고 이외에 피고 직원 3명이 공동으로 관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적극적인 물적 지원하에 이루어져 전형적인 업무상 저작물에 해당하는 점, 피고의 제안규정 제29조 ①항과 ②항에 의하면 피고는 직무발명에 대한 발명자의 지적재산권(지적재산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 포함)을 피고가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가 아닌 한 모두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피고는 피고 임직원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제안, 창안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안규정 제29조 ③항을 추가한 점, 위 제29조 ③항은 발명자의 직접적이고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 등과 같은 발명에 대하여 회사와 발명자가 공동명의로 지적재산권을 등록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발명자에 대한 지적재산권의 일부 양도 또는 지분 인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속 개선잡업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취지에서 공동 등록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는 점, 제안규정 제33조는 발명자에 대한 보상을 등록보상, 실시보상, 처분보상으로 구분하고 있으나 등록보상, 실시보상, 처분보상에 대한 규정 모두 적정한 금원의 지급에 대하여만 언급하고 있을 뿐 발명자에 대한 지적재산권의 양도를 통한 보상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점, 제안규정 제35조와 제36조는 지적재산권이 회사와 발명자 공동명의로 등록된 경우 발명자에게 일정한 실시보상과 처분보상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여 그 공동등록자에 대한 배려규정을 따로 두고 있는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를 이 사건 프로그램의 공동저작권자로 등록한 것은 프로그램에 대한 공동저작권자로서의 권리를 인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한 원고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향후 프로그램의 개선에 지속적 노력을 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한 것이라 할 것이어서, 원고가 대외적인 관계에서 공동저작권자로 추정되거나 지분 명의수탁자로서 권리행사를 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대내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공동저작권자임을 주장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나. 제안규정에 따른 실시보상금 및 처분보상금의 청구

(1) 제안규정 중 실시보상금 및 처분보상금 규정의 해석

원고가 피고에게 제안규정 제35조와 제36조를 근거로 하여 이미 피고로부터 등록 및 실시보상금으로 지급받은 300만 원 이외에 별도로 이 사건 프로그램에 관한 실시보상금과 처분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먼저, 제안규정에 따른 실시보상금 청구에 관하여 보면, 제안규정 제35조 제1항은 지적재산권의 직접 실시로 인하여 회사에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당해 발명으로 인한 예산절감 또는 수입증대액에 대하여 적정한 실시보상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 조 제2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24조에 의하면 별표 2.의 기준에 의한 보상금을 매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안규정 제35조 제3항은 회사와 발명자 공동명의로 등록된 지적재산권을 회사가 실시하여 수익금이 발생한 경우 제2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매년 순이익금의 30%를 발명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규정의 문언 및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피고에게 기여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적정한 실시보상금을 지급하되, 실시보상금에 관한 일응의 지급기준으로 별표 2.를 마련하여 놓고 그 기준의 적용 여부를 피고의 제량에 맡기고 있고, 공동명의로 등록된 지적재산권의 경우에도 매년 순이익금의 30%의 지급 여부를 피고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에게 실시보상금 지급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반드시 별표 2.의 기준에 따라야 한다거나 반드시 매년 순이익금의 30%를 실시보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다음으로, 제안규정에 따른 처분보상금 청구에 관하여 보면, 제안규정 제36조는 회사의 명의로 등록된 지적재산권을 제3자에게 양도 또는 실시를 허여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처분한 경우에는 제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그 처분금액의 50% 이내에 해당하는 금액을 발명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규정의 문언 및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 역시 처분금액의 50% 이내 금액의 지급 여부를 피고의 재량에 맡기고 있을 뿐임이 인정되므로, 위 규정을 근거로 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프로그램 제3자 양도 또는 실시 허락으로 인한 처분금액의 50%에 상당하는 처분보상금을 반드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원고는, 제안규정 제35조 제3항이 도입된 것은 연구개발단이 기안한 “연구개발 촉진 및 개발기술의 사업화 성공을 위한 지원제도 제정안”에 의한 것인데, 위 제정안에는 “실시이익금의 30%를 발명자에게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었고, 위 제정안을 심의한 사규심의위원회에서 이를 수정함이 없이 그대로 의결하였으므로, 위 제35조 제3항이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오기(誤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연구개발단이 1998. 5. 18. 기안한 위 제정안에는 ‘회사와 발명자 공동 명의로 등록된 지적재산권을 회사가 실시하여 수익금이 발생한 경우 실시이익금 30%를 발명자에게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 회사의 사규심의위원회는 1998. 11. 27. 위 제정안을 기초로 하여 제안규정 제35조 제3항을 확정･공포하여 결제를 요청한 사실은 인정되나, 실제 확정･공포된 제35조 제3항의 “지급할 수 있다”의 문구가 “지급한다”의 문구의 오기라거나 착오 기재라는 점에 대하여 제1심 증인 심oo의 증언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소결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에 대한 공동저작권자임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피고의 제안규정에 따른다 하더라도 피고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등록 및 실시보상금 이외에 따로 실시보상금과 처분보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