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3일 화요일

[손해배상 항공기지연] 비행기가 출발예정시간보다 8시간 늦게 출발한 것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인정한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7. 3. 선고 201829933 판결

1. 판결의 요지

비행기가 당초 예정된 출발시각보다 8시간 넘게 지연 출발한 사안에서, 항공사가 고객에게 발생할 있는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고객들에게 각각 30 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입니다.

2. 사실관계

. 피고는 ‘C’라는 상호로 항공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피고 소속의 Z2 037 항공기(이하 편명의 구분 없이 항공기를 사건 항공기라고 한다) 2017. 12. 29. 06:55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여 같은 10:15(필리핀 현지시각임) 필리핀 칼리보국제공항에 도착하기로 하는 내용의 국제항공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사건 계약이라 한다. 원고 D, E만이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칼리보국제공항에 도착하는 편도 일정으로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나머지 원고들은 모두 인천을 출발하여 칼리보국제공항을 중간 착륙지로 하여 다시 인천에 도착하는 왕복 일정으로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 사건 항공기는 당초 예정된 출발시각인 2017. 12. 29. 06:55경으로부터 8시간 18분이 경과한 같은 15:13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였고, 당초 예정된 도착시각인 같은 10:15경으로부터 8시간 30분이 경과한 같은 18:45 필리핀 칼리보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 원고들은 사건 항공기의 출발이 지연되는 것을 모르고 예정된 출발시각에 맞추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으나 출발의 지연으로 인하여 공항에서 8시간 이상 대기하였다.
. 몬트리올 협약의 규정
국제항공운송계약과 관련된 『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 규칙 통일에 관한 협약』(이하몬트리올 협약이라 한다)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17 승객의 사망 부상 - 수하물에 대한 손해
운송인은 승객의 사망 또는 신체의 부상의 경우에 입은 손해에 대하여 사망 또는 부상을 야기한 사고가 항공기상에서 발생하였거나 또는 탑승과 하강의 과정에서 발생하였을 때에 한하여 책임을 진다.
운송인은 위탁수하물의 파괴분실 또는 손상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파괴분실 또는 손상을 야기한 사고가 항공기 상에서 발생하였거나 또는 위탁수하물이 운송인의 관리 하에 있는 기간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책임을 진다. (이하 생략)
19 지연
운송인은 승객수화물 또는 화물의 항공 운송 지연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송인은 본인그의 고용인 또는 대리인이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하였거나 또는 그러한 조치를 취할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 경우에는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3. 법원의 판단 손해배상 여부

) 2, 3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있다.
(1) 사건 항공기는 원래당초일정 기재와 같이 운행될 예정이었으나지연사유 기재와 같은 사유로 순차적으로 지연되어 도착시각이도착기준 지연시간 기재와 같이 지연되었다.
(2) 필리핀 칼리보국제공항은 2018. 1. 5.부터 2018 3. 6.까지 활주로 아스팔트 공사작업으로 인하여 , , 금요일의 경우는 필리핀 현지시각 03:00부터 09:00까지, , , , 일요일의 경우에는 필리핀 현지시각 05:00부터 09:00까지 활주로의 이용이 통제되었다.
(3) 사건 항공기는 2018. 1. 29. 02:41 칼리보국제공항에서 고도조절시스템 정비를 완료하였으나 같은 03:00(한국 현지시각으로는 같은 04:00)부터 (2) 기재와 같이 활주로의 이용이 통제되어 이륙하지 못하였다.
(4) 피고는 한국 시각 2018. 1. 29. 05:14 원고들에게 항공기 출발시각이 14:45 변경되었음을 이메일로 통지하였다.

) 인정사실에 비추어 다음의 사정들 ,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정한 사건 항공기의 일정은 항공기가 도착한 정비 승객 탑승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시간이 경과한 곧바로 출발하도록 계획되어 있어 이전 항공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 순차적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던 , 사건 항공기는 필리핀 현지시각 2018. 1. 28. 14시경부터 일정이 순차적으로 지연되기 시작하여 같은 21시경에는 일정이 2시간 지연되기에 이르렀는바 피고는 무렵 원고들의 인천국제공항에서의 출발시각이 2시간 이상 지연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있었음에도 원고들에게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않았던 , 칼리보국제공항의 활주로가 필리핀 현지시각 03:00부터 사용이 통제되므로 2018. 1. 29. 00:20 칼리보국제공항에서 출발예정인 항공일정이 2시간 40분가량( 사건 항공기는 02:41 정비를 마쳤음에도 활주로 통제로 이륙하지 못한 점에 비추어 보면 실제 항공기 이륙이 가능한 마지막 시각은 03:00 보다 이전일 것으로 보여 실제로 항공일정의 활주로 통제시점까지의 여유시간은 2시간 40분보다 짧을 것으로 보인다) 지체되는 경우에는 활주로 통제로 원고들의 항공일정이 6시간 이상 추가로 지체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있었는데 피고는 2018. 1. 28. 23:53 사건 항공기가 칼리보국제공항에 2시간 43 지연 도착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명백히 예상할 있었음에도 원고들에게 지연 출발에 대한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던 , 피고는 사건 항공기의 당초 예정된 출발시각인 06:55경으로부터 불과 1시간 30 이전인 05:14경에야 원고들에게 사건 항공기의 지연을 통지하는 이메일을 발송하였을 뿐이고 원고들이 신속히 확인할 있도록 유선전화나 SMS 등을 보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하였거나 그러한 조치를 취할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피고의 면책 주장은 이유 없다.
4. 손해배상의 범위

. 원고들은 민법 751조에 따라 피고가 사건 항공기의 지연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는 몬트리올 협약 19조는 경제적인 손해의 배상만을 인정하고 정신적 손해의 배상까지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 원고들은 경제적인 손해에 대해 아무런 입증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결국 피고는 어떠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 살피건대, 항공기 상에서 발생한 승객의 사망 또는 신체적 부상에 따른  손해책임에 관해 규정한 몬트리올 협약 17조와 달리 몬트리올 협약 19조는 항공운송 지연에 따른 승객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면서도 손해의 구체적인 유형, 신체적 손상에 대한 배상 여부나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 여부 등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몬트리올 협약 19조가 다루고 있지 아니한 사항에 대해서는 준거법인 대한민국 민법이 적용된다고 것이다.

. 사건에 관하여 보면, 사건 항공기의 지연으로 인하여 승객인 원고들이 8시간 이상 공항에서 대기하게 되고 여행일정의 변경이 불가피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충분히 인정할 있고 이러한 정신적 고통은 단순히 항공일정의 변경이나 항공비용의 환불 등으로 회복된다고 없으므로 피고는 민법 751조에 따라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아가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면, 원고들이 8시간 이상 인천공항에서 대기하였던 , 피고는 원고들이 사건 항공기의 탑승권을 발권하는 2018. 1. 29. 05:00 사건 항공기가 칼리보국제공항에서 출발하지도 않았고 활주로 통제가 해제되는 09:00경에야 출발할 있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사건 항공기가 9시간 이상 지연 출발할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원고들에게 지연시간을 구체적으로 고지하지 아니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다른 항공편을 이용할 기회마저 박탈하고 공항에서 장시간 대기하도록 하고 여행일정 전반에 지장을 초래한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배상하여야 위자료는 원고별로 30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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