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요일

[형사재판 교통사고] 백색실선 침범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1호의 처벌특례 배제사유인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대법원 2024. 6. 20. 선고 202212175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1. 판결의 요지

 

피고인은 백색실선을 침범하여 1차로에서 2차로로 진로를 변경한 업무상 과실로, 2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개인택시가 추돌을 피하기 위해 갑자기 정지하였고, 이로 인하여 택시 승객인 피해자가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는 교통사고처리법 위반(치상)죄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도로면의 백색실선이 단서 1호에서 정한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이 운전한 승용차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으므로 사건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사건 공소를 기각한 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백색실선은 단서 1호에서 정하고 있는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해당한다고 없다고 판단하고, 이와 다른 입장에 있던 2004. 4. 28. 선고 20041196 판결 등을 변경하면서 사건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단을 수긍하여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적용법리

 

도로상에 안전표지로 표시한 노면표시 진로변경제한선 표시인 백색실선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3 2 단서 1호에서 정하고 있는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해당하여 이를 침범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대하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3 2 본문의 반의사불벌죄 규정 4 1항의 종합보험 가입특례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는지 여부(소극)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안전표지인 백색실선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하교통사고처리법이라 한다) 3 2 단서 1(이하 단서 각호의 규정을처벌특례 배제사유 하고 그중 1호를단서 1 한다)에서 정하고 있는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침범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대하여는 처벌특례가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단서 1호는안전표지위반의 경우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를 위반하는 경우로 적용 범위를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8 2 [별표 6] II. 개별기준 5 일련번호 506(진로변경제한선 표시) 따르면 백색실선은 교차로 또는 횡단보도 차의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도로구간에 설치하여 통행하고 있는 차의 진로변경을 제한하는 것을 표시하는 안전표지이다.

 

도로교통법 6조는 ·도경찰청장이나 경찰서장은 요건에 따라 보행자, 차마 또는 노면전차의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있고, 경우에는 도로관리청에 사실을 알리고 도로관리자와 협의하며, 통행금지·제한 사실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10 1 [별표 8] 비롯하여 같은 규칙 10조는 공고의 구체적인 방법을 규정하고 있으며, 차마의 통행이 금지되는 경우에 관한 안전표지를 만드는 방식, 규격, 설치기준 장소, 통행금지구간·기간 이유를 명시한 보조표지에 대하여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8 2 [별표 6]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별표 II. 개별기준 2 나목 일련번호 201 내지 207, 210 ). 그런데 진로변경금지의 경우 금지 사실을 도로관리청에 알리거나 공고하도록 하는 등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안전표지인 백색실선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8 2 [별표 6] 안전표지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통행금지 안전표지와 달리 규제표지가 아닌 노면표시 항목( 별표 II. 개별기준 5 일련번호 506)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금지구간·기간 이유를 명시한 보조표지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며, ‘도로표지의 종류’, ‘표시하는 ’, ‘설치기준 장소진로변경을 제한 또는 금지한다 취지의 기재가 있을 통행을 금지한다 취지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일반적인 통행금지 안전표지와는 달리 취급되고 있다.

 

. 도로교통법 6 1항은도로에서의 위험을 방지하고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한 에는구간을 정하여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 있도록 규정하는 한편, 통행금지 또는 제한을 위반한 행위를 같은 156 2호에 따라 처벌하고 있다. 반면 도로교통법 14 5 본문은안전표지가 설치되어 특별히 진로변경이 금지된 곳에서는 차마의 진로를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 규정하는 한편, 진로변경금지나 제한을 위반한 행위를 같은 156 1호에 따라 처벌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156조가 1호와 2호의 위반 행위에 대하여 동일한 형을 정하고 있기는 하나, 도로교통법은 통행금지와 진로변경금지를 구분하여 규율하면서 처벌 체계를 달리하고 있으므로, 통행금지와 진로변경금지에 관하여 서로 다른 금지규범을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진로변경금지 위반을 통행금지 위반으로 보아 단서 1호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해석을 하는 것이다.

 

. 단서 1호가 규율하는 것은 크게 신호위반,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지시위반,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지시위반의 가지이다. 신호위반이나 일시정지 지시위반의 경우에는 도로교통법규의 문언만으로도 비교적 명확하게 해당 여부를 있다. 통행금지의 경우에도, 도로교통법(15 3) 직접 정해진 차종 이외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 전용차로 구분선이나,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8 2 [별표 6] II. 개별기준 2 나목 일련번호 201 내지 207, 210, 211 등과 같이 별표의 도로표지 도안이나표시하는 ’, ‘설치기준 장소등에통행금지또는진입금지라는 문언이 사용된 경우에는 단서 1호에 포함된다고 있다. 반면 사건에서 문제가 진로변경제한선과 같이 해당 표지에 위반하여 진로를 변경하는 자체는 금지되어 있으나, 진로를 변경한 이후 해당 방향으로의 계속 진행이 가능한 경우 위반행위를통행방법제한 위반한 것으로 수는 있어도, 법문언에서 말하는통행금지위반으로 수는 없다.

 

. 교통사고처리법 제정 당시부터 현재까지 단서 1호의 문언은 거의 변동이 없다. 그런데 교통사고처리법 제정 당시 시행되고 있던 도로교통법 시행규칙(1982. 6. 21. 내무부령 376호로 개정되기 전의 ) 노면표시의 하나로 진로변경제한선을 규정하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입법자는 교통사고처리법을 제정하면서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백색실선을 단서 1호의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안전표지인 백색실선이 설치된 교량이나 터널에서 백색실선을 넘어 앞지르기를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처벌특례 배제사유가 규정되어 있으므로(교통사고처리법 3 2 단서 4), 백색실선을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보지 않는다고 하여 중대 교통사고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 청색실선으로 전용차로가 구분되어 있는 경우, 전용차로 표시에 관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8 2 [별표 6] II. 개별기준 5 일련번호 504 따르면, 전용차로제가 시행되지 않는 시간대에는 전용차로와 일반차로를 구분하는 청색실선을 5 일련번호 503 차선표시로 보게 되므로 시간대에는 백색실선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백색실선을 단서 1호에서 규정하는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경우, 전용차로제가 시행되는 시간대는 물론 전용차로제가 시행되지 않는 시간대에도 일반 차량의 운전자가 청색실선을 넘어 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처벌특례의 적용을 받을 없는 문제가 있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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